[상속세 개정 갑론을박]③ 韓, OECD 최고상속세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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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개정 갑론을박]③ 韓, OECD 최고상속세율일까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5.07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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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명목세율은 50%로 2위
하지만 실효세율은 28.6%로 낮아
국가별 다른 공제제도…명목세율만으로 판단 어려워
상속세율을 두고 공방이 거세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상속세 개편을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상속세 폐지'를 주장하는 쪽이든 '더 높은 세율 적용으로 부의 재분배'를 주장하는 쪽이든 물러설 기미가 없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오는 7월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 상속세 개편안을 반영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어 논란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계와 재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지난 20여년 넘게 큰 틀에서 변하지 않은 상속세 개편안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여당의 참패로 다시금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조짐이다. 상속세 개편을 둘러싼 논쟁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상속세를 두고 공방이 거세다. 재계는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인들이 가업 승계를 포기한다"고 주장한다. 명목 상속세율이 최고 50%에 이르는데다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에는 할증까지 더해져 상속세 부담이 크다는 주장이다. 반면 시민단체 등은 이런 재계의 주장이 과장된 것이라고 반복한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상속세 부담이 크지 않으며 명목상 최고세율과 실제 세금 부담 사이에 괴리가 크다고 말한다. 

주요국 상속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최고세율을 살펴보면 일본이 55%로 가장 높고, 프랑스가 45%, 미국과 영국이 40%로 한국의 50%에 비해 낮다. 그 다음으로 스페인이 34%, 아일랜드가 33%, 벨기에와 독일이 30%로 뒤를 잇는다.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를 포함한 13개 국가에선 상속세를 면제한다. OECD 37개국 중 상속세를 부과하는 국가는 23개국이며 없는 국가는 14개국이다. 

부과 방식도 차이가 있다. 주요국은 보편적으로 유산을 받는 사람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유산취득세를 채택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일본,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16개국이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상속세를 부과한다. 한국은 유산을 주는 사람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유산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주요국의 사례를 보면 영국의 경우 40%의 세율을 매기긴 하지만 한국과 달리 지배주식 할증평가제도가 없으며 사후관리 요건도 없다. 또 기업 운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비상장기업 주식은 100%, 상장기업 지배주주 주식은 50%의 사업 공제를 허용하고 있다.

독일은 차등 과세체계를 운영한다. 배우자 및 자녀 등 가장 가까운 직계 가족의 경우 7~30%, 형제 자매와 같은 경우는 12~40%의 세율로 차이를 뒀다. 기업의 경우 규모와 상관없이 가업승계 공제 혜택을 주며 상속 후 5년 이상 기업을 유지하면 상속재산 85%를 공제하고 7년 이상 유지하면 100% 공제한다.

미국은 2018년 상속세 공제한도를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1인당 5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약 130억원)로 두 배 올렸다.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은 일본은 중소기업 가업 승계를 장려하기 위해 2018년 가업승계 특례에 고용 유지 조건을 없앴다. 

상속세에 있어 명목세율과 실질세율 간 괴리를 파악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진제공=연합뉴스

韓 상속세율 OECD 1위?

상속세율 조정을 주장하는 측에선 한국의 상속세율이 OECD에서 두 번째로 높다고 강조한다. 

상속세는 과세표준 1억원 이하에는 10%, 1억∼5억원에는 1000만원+1억원 초과금액의 20%, 5억∼10억원에는 9000만원+5억원 초과금액의 30%, 10억∼30억원에는 2억4000만원+10억원 초과금액의 40%, 30억원 초과에는 10억4000만원+30억원 초과금액의 50%를 각각 적용해 계산한 금액이다. OECD 회원국과 비교 대상이 된 최고세율은 30억원 초과시 매겨지는 50%다.

하지만 실제 세부담은 상속금액과 실제 납부세액을 비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각 국가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실효세율 측면에서 각종 공제제도나 기존 소득세와 관계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른 나라와 단순하게 비교하는 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가 2019년 5월 발표한 이슈리포트 '상속세에 대한 잘못된 편견들'을 보면 국세통계연보를 토대로 분석한 상속세 과세표준 대비 결정세액(실효세율)은 2017년 기준 평균 28.6%였다. 상속세 과세가액 대비 결정세액은 16.7%에 그쳤다.

참여연대는 "상속세의 실효세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상속세의 공제가 과다하기 때문"이라며 "상속세 과세가액 중 상속공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41.7%에 달하는 등 상속세 납부 대상이 되는 자산의 상당수가 각종 공제로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과세표준이 커질수록 실제 세율 차이는 커진다. 과세표준이 100억원일 때 한국에서 적용되는 상속세는 45.4%로 프랑스(41.83%), 미국(39.35%)보다 높다.

소득세와 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의 상속세는 과거 소득세가 촘촘하지 못했던 시기 축적된 부에 대해 상속 시점에서 정산한다는 일종의 '사후과세' 개념에 기반한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 상속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반면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에선 소득세 비중이 크다. 한국의 최고 소득세율은 42%로 프랑스, 영국, 독일(이상 45%)보다 낮고, 미국(37%)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소득세의 과세 공백이 거의 사라진 요즘, 상속세를 강하게 적용하는 건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캐내다와 호주, 스웨덴 등은 상속세를 폐지한 뒤 상속 재산을 다시 처분할 때 그 차익에 세금을 매기는 자본이득 과세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중과세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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