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시장 키울 로드맵 빨리 나와야...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 인터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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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시장 키울 로드맵 빨리 나와야...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 인터뷰 ②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5.03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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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시장 현장을 가다] ⑥-2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

법인 가상자산 투자 금지때문에 답답
미래 대비해 디지털자산 지수 개발 완료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준호 기자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준호 기자
세상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혁명을 타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필두로 증권, 부동산은 물론 미술품, 음원 등 모든 자산이 토큰화하여 국경을 초월해 거래되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블록체인 기업들은 새롭게 떠오르는 디지털자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에 돌입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태동하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본지는 현장에서 뛰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가들을 만나 그들의 애로 사항을 듣는 동시에, 사업 전략 등 청사진을 들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기획으로 제도, 시장 등 다각적 측면에서 한국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디지털시장 선도국이 되기 위해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1편에서 계속

-한국은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금지하는 등 규제때문에 디지털자산시장 자체가 없다. 디지털자산 운용을 준비하는 금융사로서 답답하지 않나
당국이 글로벌 시장 상황과 본질을 파악해서 규제나 법을 만들어 주면 그 안에서 놀 수 있는 게 사업자들 아니겠나. 가상자산업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옆으로 치워놓고 안 볼게 아니라면 규제 체계는 빠르게 만드는 게 투자자들에게 좋고 피해자 양산을 방지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블록체인이나 비트코인은 하나하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개척하듯 탄생했다. 새로운 생태계나 국가를 만들어서 우리가 '이런 이념으로 비즈니스를 해보겠다'고 선언하고 사업을 만들어온 상황이다.

물론 생태계가 새로 형성될 때는 필연적으로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그 시장 자체를 없애지는 않는다. 주가조작하는 사람 때문에 주식시장을 없애지 않는 것처럼. 이때 규제와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고 정보 비대칭을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이 나온다.

그래야 사업자나 투자자들이 ICO(가상자산공개)를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세금은 이렇게 내야 하는구나, 코인은 이런 위험이 있구나, 커스터디는 어떻게 해야 하는구나, 운용으로 돈 벌려면 이런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구나, 글로벌 시장 어떻게 돌아가는구나 등등을 알 수 있다.

그 시장에서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고 상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스타트업이든 대형 금융사든 누군가는 해야 시장이 형성되니까 우리가 도전하고 있는 거다.

-블록체인 혁명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되는데, 규제때문에 시장 자체가 없다는게 안타깝다. 그럼에도 미래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비해 돌핀(Dolfin)이라는 서비스를 개발한 것으로 안다. 설명해달라.
법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가상자산 관리 올인원 플랫폼이다. 주요 서비스는 ▲거래소별 잔고, 거래내역, 입출고, 손익계산 ▲가상자산 수탁·보관 ▲거래소별 매매비중 관리, 주문 사후관리 데이터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제공 ▲가상자산 세무·회계, 손익 리포팅이다.

쉽게 얘기해서 법인들이 가상자산을 교환·보관하고 자신의 자산이 어느 정도 규모로 평가되는지, 시장에 어떤 글로벌 이슈가 있기에 이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토탈 솔루션이다. 이런 게 가능해지면 분명 세무회계도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그 기능도 집어넣었다. 

돌핀 서비스는 준비됐지만 아직 규제 때문에 정식 운영을 못 하고 있다. 미래 수요에 대비한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이 시장은 커스터디와 논커스터디로 구분된다. 법인이 소유한 자산을 단순히 마이데이터처럼 잔고만 모아서 보여주는 솔루션을 런칭할 수도 있고 VASP(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센스를 받아서 수탁·이체·관리해줄 수도 있다.

한국은 개인들만 사고파는 가상자산 거래소만 있을 뿐이다. 규제때문에 돌핀 서비스는 작동할 수 없다. 미래를 위해  돌핀은 그 확장성에 집중해서 만든 플랫폼이다. 가상자산을 보관·평가·위험관리·거래까지 해줄 수 있는.

해외는 거래소에 국한되지 않고 시장이 열려있다. 한국도 향후 자산운용사, 보험사, 재보험사, 위험평가업체, 인덱스 개발사 등으로 업태가 다양해질 것으로 본다. 법인 투자가 허용돼야 돌핀 서비스가 돌아간다.  우리의 제 1 아젠다는 법인투자 허용이다. 

-비트코인·이더리움과 ETF를 결합한 HAAM 인덱스(지수)도 개발했는데 이건 뭔가
통계적 방법으로 가상자산 시황을 분석하고 코인과 전통자산(CSHI)의 비율을 조정해서 산출하는 지수다. 시장 상황에 따라 코인 시장의 상승 동력이 보인다 싶으면 코인 비중을 높이고 반대의 경우 채권 규모를 늘리는 식이다. Hybrid Asset Allocation Momentum Index의 약자인데 빈터라고 하는 스웨덴 지수사업자랑 같이 만들었다.

우리는 아예 웨이브릿지 인덱스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한 각종 지수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1주일, 한 달, 3개월, 1년 등을 기준으로 특정 코인이 많이 올랐다, 디파이(탈중앙화금융)가 별로 안 좋았다, 김치프리미엄은 어느 정도였다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지수가 공신력이 있으려면 상품 운영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아직 그런 상품을 못 만들고 있다.

-이런 지수들로 어떻게 수익을 내나
보통 금융투자 상품은, 예를 들어 코스피100 인덱스를 추종하는 상품들이 있지 않나. 마찬가지로 가상자산에 투자할 때 추종할 수 있는 인덱스가 필요하다. 아무렇게나 투자해서 수익 준다고 하면 상품이 될 수 없다.

기본적으로 리스크를 측정할 수 있는 게 인덱스다보니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한다고 하면 우리가 만든 지수를 추종하는 ETF나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이때 우리는 지수 사용료를 받는다.

-그럼 지금 수익은 어디서 나오나
디지털자산 부문에서 나오는게 아니고, 기존 자본시장에서 애널리틱 솔버(Analytic SOLVR)라는 리스크 관리 솔루션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 공급하고 있다. 은행이 들고 있는 수많은 파생상품들을 우리가 직접 평가해주는 프라이싱 엔진이다. 이런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서 나름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프라이싱 엔진이 뭔가
은행들은 각종 금융공학 상품들에 투자를 많이 한다. 만약 100억원을 투자한 상태라면 현재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 95억원이냐 105억원이냐 등의 평가를 해야 한다. 이를 프라이싱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만기, 이자율 등의 파라미터(매개변수)들이 많다. 금융공학 엔진, 즉 퀀트들이 말하는 프라이싱 엔진이 돌아가면서 ‘이것의 공정가치는 100억3000만원이다’ 식의 결과를 산출한다. 은행 보유 자산을 평가해서 위험 스코어링을 하는 거다.

고객이 얼마를 넣어놨고 은행에 자기자본이 얼마 있고 등을 따져서 얼마나 투자할 수 있는지 리스크를 평가하는 모델이다. 이런 평가 엔진을 만들어서 은행에 제공하고 있다.

향후 이 솔루션이 은행·증권사 고객들의 비트코인·이더리움 상품 운용 서비스로 연결될 거라고 본다. 그렇게 되면 이런 평가 엔진이 필요해진다.

결국 지금은 은행의 주식·채권·파생상품에 그치는 리스크 관리 솔루션이 추후 가상자산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2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네오스의 ETF 상장을 기념하는 '클로징 벨' 행사가 진행됐다. 오종욱 대표(윗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와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웨이브릿지

-해외에서는 NEOS(네오스)가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안다. 네오스를 소개해달라.
네오스는 우리가 미국에 설립한 합작법인 자산운용사다. 그리스어로 NEOS는 새롭다는 의미다. 새로운 차세대 자산운용을 만들어보고 싶어 세웠다.

이태용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을 공동 설립자로 모셔 왔다. 내가 대리 때 본부 상무님이셨던 분이다. 미국 비즈니스도 여러 번 경험하셨다. 2018~2019년쯤 퀀트 기술과 가상자산으로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연락드렸더니 흔쾌히 수락하셨다.

여기에 미국 현지 파트너 두 명과 손 잡고 네오스의 ETF(상장지수펀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라이센스를 취득해 현지에서 자산운용업을 하고 있다.

-디지털자산을 기반으로 한 ETF인가?
아니다. 전통 제도권의 주식·채권·파생 ETF다. SPYI, BNDI, CSHI라는 월배당 ETF들이다. (SPYI는 CBOE에 상장된 ETF로 S&P500 지수를 추종하면서 옵션 전략으로 월 약 1%의 배당을 추가 제공한다. BNDI는 NYSE에 상장해 평균 6년만기 채권 가격을 추종하면서 옵션 전략으로 월 약 0.5%의 배당을 추가 제공한다. CSHI도 NYSE에 상장, 미국 1~3개월 국채에 투자하면서 옵션 전략으로 월 약 0.2%의 배당을 추가 제공한다.)

월배당 ETF는 올라갈 때 덜 벌지만 빠질 때도 수익이 꾸준히 날 수 있어서 인기가 굉장히 많다. 이 세 ETF가 미국에서 성과가 좋다. 지난 2022년 8월 세 ETF에 각각 100만 달러, 한화로 약 13억원씩 설정해서 운용을 시작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8억2300만달러, 1조원 정도가 모였다. 오늘(26일) 기준으로는 이 두배인 17억5000만달러(2조3000억원) 규모로 운용 중이다.

미래에셋의 미국 법인인 글로벌 엑스도 우리와 비슷한 상품인 XYLD를 팔고 있다. JP모건의 JEPI도 유사한 상품이다. JEPI는 운용 규모가 40조원이다. 우리는 이들보다 성과가 좋고 배당을 훨씬 잘 해줬다. 아무래도 신생 운용사다보니 더 열심히 하고 적극적으로 세일즈를 했다. 지난해 2월 14일에는 ETF 상장을 기념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초대를 받아 뉴욕 한복판에 태극기를 걸고 클로징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우리는 진짜 실력이 있고 SEC 규제 체계를 지키면서 자산운용업을 하고 있다’는 걸 입증한 행사였다. 블룸버그TV에서도 우리 CSHI의 운용법을 소개한 적이 있다. 향후에는 가상자산을 활용한 운용을 하고 싶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성장했나
미국 쪽 파트너들이 굉장히 잘하기도 했고 자산운용업의 핵심을 잘 지키기도 했다. 사실 스스로도 이런 J커브가 그려진 게 좀 신기하긴 하다.

자산운용의 핵심은 딱 둘이다. 트랙레코드를 잘 만드느냐, 그러니까 투자자들이 몰려들 만한 안정적인 상품을 만들어서 성과를 매달 잘 내느냐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Distribution(분배·배포), 얼마나 잘 팔 수 있느냐다. 한국에서는 상품을 증권사나 PB(프라이빗뱅커), 은행 창구에서 주로 팔지만 미국은 조금 다르다. RIA(전문투자자문사)들이나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들이 팔아준다. 우리는 두 핵심 전략을 잘 짰다.

한국 사람들이 IT도 그렇고 금융도 그렇고 진짜 성실하다. 수학적인 부분에서도 모델링을 굉장히 잘한다. 우리 같은 가상자산 운용, 트레이딩 분야에는 퀀트 역량이 참 중요하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웨이브릿지 같은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 없다. 정말 몸을 갈아 넣어야 하고 투자금도 많이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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