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할인·인프라 확대…현대차그룹, 전기차 캐즘 극복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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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할인·인프라 확대…현대차그룹, 전기차 캐즘 극복 안간힘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5.02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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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신차·인프라 확충 등 캐즘 극복 총력
전기차 가격 인하, 캐즘 극복 기회될 것
EV3 전기차 캐즘 극복 선봉장 역할 기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 속에 현대차그룹은 캐즘 타개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는 해법 모색에 분주하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신차 출시와 할인폭 및 인프라 확대로 전기차 '캐즘(대중화에 따른 일시적 수요 둔화)'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 싸게' 할인 카드 꺼낸 현대차그룹

현대차는 지난 1일 친환경 선도 업체 'K-EV100' 가입 기업이 친환경차를 구입하면 가격을 100만원 할인해 준다고 밝혔다. 'K-EV100' 가입 기업은 2030년까지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차로 전환할 것을 선언하고 환경부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민간기업이다. 지난달 기준 370개사에 이른다. 

현대차는 "온실가스 저감 및 친환경차 전환을 위한 정부 정책에 맞춰 진행하는 프로모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현대차의 지난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4만564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했다. 올 2분기에도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이 줄었다. 올해 1분기 판매량은 6279대로 전년 동기(1만3938대)보다 54.9% 줄었다. 레이 EV, EV9 등 더 많은 라인업을 구성했음에도 판매량은 부진했다. 

현대차가 친환경차에 이런 할인을 적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K-EV100' 가입 기업이더라도 넥쏘 차량에 한해서만 100만원을 할인해줬다. 하지만 이날부터 오는 7월까지 넥쏘 뿐만 아니라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5, 아이오닉6, GV60, GV70 및 G80 전동화 모델 등 친환경 7개 차종을 구매하면 100만원을 깎아 준다. 정부 보조금과 일반 고객 대상 할인 조건에 더해지는 추가 할인이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월 전기차 구매 고객의 부담을 덜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구매 혜택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아는 EV6 최대 300만원, EV9 350만원, 니로 EV 100만원을 할인했고,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6에 120만원을 할인한다. 이와 별도로 기아는 봉고 EV를 구매하는 소상공인 및 농·축·수협 및 산림조합 정조합원에게는 30만원 혹은 충전기 설치 비용 70만 원 할인을 제공한다.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 할인에 나서는 이유는 정부가 올해부터 제조사에서 할인하는 전기차에 대해 최대 100만원의 보조금(인센티브)를 추가 지급하기 때문이다. 이번 할인으로 늘어나는 보조금은 EV6 54만원, 아이오닉 5·6 40만원, 코나 일렉트릭 16만원, 니로 EV 15만원 등이다.

오는 6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기아의 보급형 소형 전기 SUV EV3의 컨셉트카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기아 '3000만원대' EV3 6월 출시

전기차 캐즘 돌파의 선봉장으로 기아가 나선다. 기아는 오는 6월 EV3로 대표되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 기아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는 6월 개봉하는 영화 '인사이드아웃2'와 연계해 EV3 실루엣을 담은 디저 광고를 선보였다. 이후 고객 추첨 행사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EV3는 EV6, EV9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기아의 세 번째 모델이자 최초의 소형 전기 SUV다. 기아는 가격을 대폭 낮췄다. 기아가 제시한 볼륨형 모델의 가격은 3만5000~5만달러다. 체금이 가장 EV3의 출시 가격은 3만5000달러선으로 보조금이 적용되면 300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다. 이외에도 기아는 올해 EV6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등 볼륨 모델을 계획대로 국내외서 출시해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앞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시장에서 인센티브, 재고 관리를 최적화해 현재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며 "전기차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상황에 맞춰 동시에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도 전기차 판매 둔화를 타개하기 위한 보급형 모델을 출시한다. 올 하반기 경형 SUV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캐스퍼EV)가 시장에 공개된다. 캐스퍼EV는 캐스퍼와 마찬가지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위탁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올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을 필두로 순수전기차 라인업도 보강한다. 아이오닉9은 애초 아이오닉7으로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EV9과 동급 모델인 점을 감안해 개명했다. 동시에 미국 하이브리드 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조지아주 소재 공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판매실적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캐즘 극복의 일환으로 충전 인프라 확대에 나선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인프라 확대 분주

현대차그룹은 충전시설 확대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모두 500기의 초고속 충전 서비스 '이피트(E-pit)' 충전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이피트는 286기가 운영 중이며 지난 2021년 대비 약 600% 늘어난 목표치다. 이피트는 최대출력 350kW 사양의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400V와 800V의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을 갖춘 아이오닉5의 경우 배터리 충전량 10%부터 80%까지 약 18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이피트 외에도 전기차 고객 충전 접근성 개선을 위해 2025년까지 계열사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를 통해 국내 초고속 충전기 3000기를, 현대엔지니어링을 통해 완속 충전기 2만대를 각각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충전기당 전기차 수(차충비)는 세계 최고 수준인 약 1.85에 달한다”며 “국내 충전 인프라가 전기차 보급 대수 증가에 따라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접근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캐즘' 위기서 기회로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글로벌 전기차 업체의 가격 인하 릴레이가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극복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비싼 가격이므로 전기차 가격을 낮춰 주류 시장이 받아들일 만한 적정 가격까지 떨어진다면 캐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에선 전기차 캐즘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상황이지만 올해도 세계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잠시 지체됐을 뿐 장기적 관점에선 여전히 성장하는 산업이라는 설명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울산공장 내 전기차 신공장 부지에서 열린 울산EV 전용공장 기공식 자리에서 "큰 틀에서 어차피 전기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기에 운용의 묘를 살려서 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장재훈 현대차 사장 또한 "전기차 자체는 인프라 부분 충전 불편함 등이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대세는 대세"라면서 "수요는 지속해서 창출될 것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즘이란

캐즘(Chasm)이란 기대를 모으는 새로운 제품 또는 서비스가 겪는 일시적인 침체기를 말한다. 초기 시장에서는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던 제품이나 서비스가 주류 시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수요가 정체 또는 후퇴하는 현상이다.

캐즘을 극복하고 범용화된 제품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전자책(e-book)이 있다. 본격적으로 전자책 전문 업체가 등장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중반부터다. 특히 2000년대 초반에는 전자책 단말기를 선보이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체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호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종이책에 비해 가독성이 떨어지는 데다 편의성도 좋지 않고, 가격이 비싸면서 콘텐츠도 적어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캐즘에 빠져버렸던 전자책이 전 세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시점은 2007년 1월로 아마존이 전자책 단말기 ‘킨들(Kindle)’을 선보인 시기부터다. 

하지만 모든 서비스나 제품이 캐즘을 극복한 건 아니다. 캐즘이 길어질 경우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할 가능성도 높다. 대표적인 사례가 2륜 전동차 '세그웨이(Segway)'다. 2001년 출시 당시 세그웨이는 친환경적인 미래형 개인 교통수단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과 2010년 이후 등장한 저가 전기 자전거 등 경쟁 제품에 밀려나며 판매 부진 끝에 2020년 단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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