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이철규와 박찬대, 여야 모두 ‘답정’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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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이철규와 박찬대, 여야 모두 ‘답정’ 원내대표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4.04.29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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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5월 3일이면 집권 여당과 국회 제 1당의 원내 대표가 결정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를 수습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새 원내 대표 앞에 놓여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새 원내 대표가 유권자들의 총선 민의를 수렴해 정국을 주도해 나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중대 과제가 주어져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원내 대표 선거 양상을 보면 이미 답이 정해진 ‘답정’ 원내 대표 흐름으로 가고 있다.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일까.

먼저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 대표로 유력하게 떠오른 인물은 이철규 의원이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이철규 의원은 29일 “힘든 상황이지만 국민만 바라보며 꿋꿋이 나아가면 민심의 힘이 균형추가 되어 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주말 지역구에서 당선 축하 행사등에 다녀온 사진을 게시하고 “많은 분께서 극심한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과 우리 당의 모습에 우려하는 말씀들을 해주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당내 중진 의원들의 반응은 이 원내 대표 ‘답정’설에 반발하는 기류다.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 참패의 근본 원인은 정부와 여당의 실패 때문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했던 정부 국정 기조의 실패, 그리고 당정관계의 실패 때문”이라며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정 핵심관계자들의 성찰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설에 대해 “총선 패배의 책임이라는 면에 있어서 보면 벌을 받아야 할 분이지 상 받을 분은 아니다”라며 “지금은 자숙할 때가 맞다”고 직격했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원내 대표 선출 사정은 어떨까. 국민의힘보다 더 일찌감치 민주당은 박찬대 ‘답정’ 원내 대표 흐름으로 가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 구도가 '명심'을 업은 박찬대 의원의 단독 입후보로 결정됐다. 박 의원 1인 후보에 따라 민주당은 향후 의원들의 찬반투표를 실시해 최종 결과를 공지할 예정이다. 당내에선 친명(친이재명)계를 뛰어 넘어 ‘찐명(친명계 의원 중 핵심)’ 박 의원이 사실상 추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원내대표 선거에 친명계를 비롯한 다수 의원들이 출마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하지만 후보군으로 거론된 박주민·김민석·서영교·김성환 의원이 출마를 모두 포기하면서 사실상 박찬대 의원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물론 반발이 없는 건 아니다. 고향 지역구에서 무려 92.35% 득표율로 당선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금 원내대표 (후보로) 나온 사람이 코가 앞에 붙었는지 뒤에 붙었는지 모르고 경선을 한다는 건 무리 아닌가"라며 "이렇게 당이 흘러가도 아무 소리 못 하는, 아무 소리 안 하는 이런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집권을 위해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원외에서 다양한 지적과 조언을 하고 있는 최재성 전 문재인 정부의 정무수석은 "DJ(김대중 전 대통령) 총재도 못 했던 일이 지금 이 대표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 아니냐"며 다양한 목소리가 실종되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왼쪽), 박찬대 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 와중에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던 김도읍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국회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문의가 많아 알려드린다. 저는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 대표 경선도 단일 후보에 대한 반발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전개되고 있다.

집권 여당의 이철규 의원이 원내 대표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실상 차기 원내 대표로 추대되는 양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다름 아닌 진영 간 대결 구도로 이해된다.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집권 여당은 윤석열 중심으로 다시 뭉치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으로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완성된 결과다.

국민의힘은 총선 이후 민심을 수렴해서 당과 대통령실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결과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 국정 운영을 위해선 결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로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 공천 과정을 통해 파란을 겪었지만 이 대표의 영향력과 존재감은 총선 이후 더욱 커지고 있다. 왜 집권당 원내대표가 이철규 의원인지, 왜 민주당 원내대표가 박찬대 의원인지 궁금했지만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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