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로 반도체 봄 앞당기는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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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로 반도체 봄 앞당기는 삼성전자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4.24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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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량·고성능, '초격차' 재확인
경계현 "2~3년 내 글로벌 1위 탈환"
AI발 수퍼사이클 기대감도 커져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열린 'CES 2024'에서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를 선언하며 혁신을 만드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br>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열린 'CES 2024'에서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를 선언하며 혁신을 만드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주주총회 현장에서 2027년까지 반도체 세계 1위 복귀를 선언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업계 최고'라는 신무기를 장착한 '초격차' 행보를 걷고 있다. 특히 DS 부문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낸드 플래시와 범용 D램을 비롯해 그동안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비해 밀린다는 평가를 받던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도 한계 도전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3일 세계 최초 9세대 V낸드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삼성전자

AI 시대 이끈다…세계 최초 '9세대 V낸드' 양산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9세대 V낸드' 양산에 돌입했다. 현재 주력인 236단 8세대 V낸드를 잇는 9세대 낸드는 290단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3일 '더블 스택' 구조로 구현 가능한 최고 단수인 9세대 V낸드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V낸드는 2013년 삼성전자가 도입한 기술로 초고층 건물을 쌓는 것처럼 수직으로 쌓아올린 제품이다. 더블 스택이란 290층 건물을 145층씩 두 번 나눠 쌓았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공정 수를 최소화했으며 시간과 비용을 줄여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 또 수율(양품 대비 불량품 비율)도 끌어 올렸다. 

9세대 V낸드는 1테라비트(Tb) 용량의 ‘트리플레벨셀’(TLC) 기반이다. 하나의 셀(정보를 저장하는 단위)에 3비트(bit)의 정보를 담는 기술로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정보를 담을수록 용량을 키울 수 있다. 또한 데이터 입출력 속도는 8세대 V낸드 대비 33% 향상됐고, 소비 전력은 이전 세대 제품에 비해 약 10% 개선됐다. 성능, 용량, 전력 소비 측면에서 모두 진일보했다. 하반기에는 ‘쿼드레벨셀’(QLC) 9세대 낸드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낸드 플래시시장에서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6.6%로 1위를 차지했다. 9세대 V낸드로 올해도 시장점유율 1위를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허성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9세대 V낸드로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는 초고속, 초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온디바이스 주도권 쥔다…최고 속도 D램 개발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속도의 D램도 개발했다. 1초 만에 20편의 풀HD급 영화(4GB)를 전송할 수 있는 10.7Gbps(초당 기가바이트) 속도를 자랑하는 LPDDR5X(Low Power Double Data Rate 5X) D램이 주인공이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D램이라고 자신했다. 기존 대비 25% 이상 향상된 성능을 바탕으로 로봇,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으로 확장될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클라우드의 도움 없이 기기 내에서 AI를 구현하는 온디바이스AI가 각광을 받으면서 저전력·고성능 D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온디바이스 AI가 모바일뿐만 아니라 향후 로봇, 웨어러블 디바이스, 자율주행차 등으로 확대되며 저전력 D램의 용처도 이에 맞춰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부사장)은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LPDDR D램의 응용처가 기존 모바일에서 서버 등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다가오는 온디바이스 AI시대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며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LPDDR5X D램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모바일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제품 검증 후 하반기 양산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2025년 '꿈의 메모리'로 불리는 3차원(3D) D램을 공개한다. 반도체 업계 최초다. 3D D램은 데이터 저장 공간인 셀을 지금처럼 수평으로 배치하는 게 아니라 수직으로 쌓아 단위 면적당 용량을 세 배 키운 제품이다.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인공지능(AI) 시대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회복을 자신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경계현 "HBM 리더십 우리에게 오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고전을 면치 못했던 배경 중 AI 반도체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폼메모리(HBM) 주도권을 놓친 게 뼈아팠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한 승부수로 '12단 HBM'(HBM3E)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기존 통용되는 8단 제품보다 성능을 끌어올린 이 제품으로 업계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차세대 HBM 16단 적층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윤재윤 삼성전자 D램 개발실 상무는 18일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인터뷰에서 “고온 열 특성에 최적화된 비전도성 필름(NCF) 조립 기술과 최첨단 공정 기술을 통해 차세대 HBM4에 16H(16단 적층) 기술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HBM은 여러 겹을 쌓을수록 용량과 데이터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경 사장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미국 출장에 대한 소회를 전하며 "HBM 리더십이 우리에게로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애플리케이션에서 고용량 HBM은 경쟁력”이라며 “HBM3와 HBM3E 12H(12단)를 고객이 더 찾는 이유”라고 적었다. 이어 “여전히 메모리와 컴퓨트 사이의 트래픽이 병목”이라며 “많은 고객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커스텀 HBM4를 개발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고객들은 우리와 함께 그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발 수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AI발 수퍼사이클 온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반도체와 2차전지 제조시설 증가 등에 따라 'AI발 수퍼사이클'(초장기호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시작되면서 향후 전력 공급에 있어 병목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소형 원전, 핵융합, 화석연료 의존도를 높여야하는데 2050년 세계주요 국가의 탄소중립(넷제로) 이행과 기술 상용화 정도를 감안할 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2026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2배 증가, 전력 공급 병목이 심화될 것"이라며 "전 세계 8000여개 데이터센터 중 3분의 1을 보유한 미국에서는 이미 올해부터 전력 고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인 전력 공급 부족 현상은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반도체, 2차전지 제조, 전기차, 전기히트펌프(HAVC) 등이 전기에 구동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력기기(변압기, 전선, 구리) 업체들은 현재 고객사들과 2027~2030년 주문을 논의하고 있으며, 전력기기 슈퍼 사이클이 과거와 달리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2030년 세계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인도 전체 전력 사용량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년 만에 진입한 전력기기 슈퍼 사이클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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