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깬 조합의 고분양가 산정…내홍의 광주 신가동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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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깬 조합의 고분양가 산정…내홍의 광주 신가동 재개발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4.04.24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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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착공 매듭, 분담금 놓고 마찰
조합 관리처분계획 변경 강행
일부 투자자형 조합 '고분양가' 주장도
전문가 "사업 표류 가능성도 커져"
1조8000억원 규모의 광주광역시 신가동 재개발 사업이 조합원 간 갈등 속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광주 신가동 재개발 사업단지 전경.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현재 상황은 투자 조합원의 욕심이 빚은 촌극이다." 

한 도시정비사업 전문가는 최근 내홍에 휩싸인 광주광역시 광산구 신가동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투자 조합원의 탐욕'을 지적했다. 

신가동 재개발 사업은 광주 광산구 신가번영로 일원에 지상 29층 규모의 공동주택 51개동 4718가구를 비롯한 근린생활시설을 공급하는 재개발 사업이다.

지난 2018년 사업인가를 비롯해 2002년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각종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이주와 철거도 완료됐지만 조합원 간 갈등으로 난항을 빚고 있다.

이 사업은 2015년 10월 DL이앤씨를 비롯해 GS건설과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한양 등 컨소시엄(이하 빛고을드림사업단)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사업 규모는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재개발 사업이다. 신가동 재개발 사업은 역대 광주에서 진행한 재개발 중 가장 큰 규모의 사업으로 지방 재개발·재건축을 통틀어 사업성이 가장 우수한 곳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신가동 재개발 조합은 이 단지에 광주지역 최초로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를 적용해 단지 고급화를 이뤘고, 조합과 시공단은 지난해 11월 3.3㎡ 공사비 706만원에 합의했다. 

갈등의 시작

순탄하게 진행될 거 같았던 신가동 재개발 사업은 지난해 12월 조합의 준비 미흡으로 착공 불가 판정이 나오면서 격랑에 휩싸였다. 갈등의 도화선은 '아크로'라는 고급화 전략이었다. 단지 고급화로 공사비 규모가 커지고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면서 조합은 '사업단과 합의한 공사비를 수용할 수 없다'며 지난 2월17일 시공자 해지를 위한 총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총회 당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사고 이유로 안건은 철회됐다. 

이후 시공단은 시장조사를 토대로 일반 분양가를 3.3㎡ 당 2186만원으로 산출했다. 조합은 이 마저도 거부하고 지난 2일 조합대의원회의를 통해 사업단과 협의 없이 관리 처분 변경 안건(일반 분양가 3.3㎡ 당 2450만원)과 공사비 안건을 가결했다. 

조합 관계자는 "부담금이 늘어날 경우 조합원을 대상으로 높은 사업성을 어필할 수 밖에 없다"며 "재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인근 지역(중앙근린공원) 일반 분양가 2346만원을 감안할 때 신가동 역시 일반 분양가 2450만원은 시도해 볼 만한 가격"이라고 주장했다. 

고분양가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가동 재개발 사업에 파열음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해당 사업장의 조합원 분양가와 일반분양가의 현격한 차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고분양가 주장도 분양시 본인의 물건을 팔아 투자수익을 챙기려는 '투자자 조합원'의 탐욕이 배경이 아니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사업의 안정성을 위해 조합원 분양가 비율이 일반 분양가에 약 80% 수준인 반면 신가동 재개발 사업은 조합원 분양가 비율이 일반 분양가의 36% 선이다. 조합원들의 예상 수익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어 투자자들의 유입이 활발히 이루어졌고, 이렇게 유입된 투자자 집단이 조합의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조합원은 일반 분양가 3.3㎡ 당 2450만원에 중도금 이자에 더해 발코니 확장 공사비 등을 포함하면 34평형 기준 9억원을 초과하는 가격이 나오는데 최근 침체된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분양이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한다. 일반 조합원 관계자는 "조합에서 스스로 만든 위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모든 책임을 조합원에게 전가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광주 신가 재개발 '아크로 트라몬트' 투시도.

조합 지도부 '오판'…'부담금 폭탄' 가능성도

조합은 상승한 공사비를 '일반 분양가'에 반영하는 방식을 원하고 있지만, 시공단은 이에 부정적이다. 시공단은 조합이 이 같은 분양가로 청약을 진행할 경우 공사비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일반 분양가 상승을 거부하고 있다. 고분양가로 인해 청약 경쟁률이 낮게 책정될 경우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게 이유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광주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 증가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올해 3월까지 광주에서 분양이 이뤄진 7개 단지 평균 청약 경쟁률은 1.5대 1에 그쳤다. 통상 업계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30대 1을 상회해야 1순위 완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광주 부동산 시장 미분양 증가 우려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실제로 광주지역 재개발 사업에서 청약 미달에 따른 미분양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공단 교체는 '사업 전면 중단'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비슷한 시각이다.  ▲시공자 협의 없는 관리처분 변경인가 절차 ▲객관적 근거 미흡한 3.3㎡ 당 2450만원 분양가 산정(비례율 120% 확보) ▲분양 전망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진위가 불투명한 비례율 120% 주장 등이 조합원들을 현혹했다고 꼬집는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리스크가 큰 지방 대형 사업지일수록 시장상황을 반영한 분양가와 안정적 분양 물량 유지가 분양 성공에 관건이나 향후 대량 미분양 발생시 팔고 나간 투자자 조합원 이외에 남겨진 조합원들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게 되어 추가부담금 폭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관리처분 변경총회는 계약 위반사항으로 사업을 신속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중단시키고 막대한 손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만약 조합에서 시공자의 착공 불응올 해지한다면 이해관계자 등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새로운 시공자 없이 시공자를 해지한다는 건 사업 표류 가능성만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빛고을드림사업단에 10대 건설사 중 4곳이 포함된 상황에서 소송전 등 기존 사업자와 갈등을 빚은 해당 사업에 1군 신규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할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법조계 관계자 역시 조합원 부담 증가를 우려했다. 그는 “현재 조합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공자를 선택하겠다는 생각까지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업단에 대한 배상·위약금(2300억원대)과 HUG 보증 승계 문제(손해배상협의)를 풀어야 가능한 상황"이라며 "물론 배상의 책임 관련 무게는 조합 집행부에게 실리겠지만, 향후 조합원들의 부담 역시 크게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동시에 그는 "조합과 시공자 간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될 경우 법원은 계약해제 사유에 대해 도급계약서를 엄격히 판단한다"며 "손해배상에 대한 조합과 시공자 간 귀책사유 다툼을 이유로 소송 기간 또한 장기화되기에 시공자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 청구하겠다는 판단은 섣부르다"고 전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방 재개발은 서울과 달리 상승한 공사비를 일반분양가에 전가 시킬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며 "지방의 경우 상승한 공사비를 견디지 못하고 재개발이 수년간 지연되거나 아예 사업을 멈추게 되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광주 시장의 부동산 침체, 입찰보등금 그리고 즉시 상환이 필요한 사업비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가 너무 커 새로운 시공자 선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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