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원 칼럼] 고조된 지정학적 위험과 장기 투자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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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칼럼] 고조된 지정학적 위험과 장기 투자의 중요성
  • 최석원 이코노미스트·SK증권 경영고문
  • 승인 2024.04.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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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이코노미스트·SK증권 경영고문] 글로벌 증시가 조금 큰 폭의 조정을 나타내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늘어나며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의 상호 보복 공격이 일부 투자자들을 패닉 상태로 몰아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5260포인트를 넘어섰던 S&P500 지수는 최근 1주일 동안 가파르게 떨어져 5000포인트 아래로 내려섰고, 나스닥지수는 그보다 더 큰 폭인 7%나 떨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2월 2500포인트 아래에서 2750포인트 위까지 올랐던 코스피가 지난 주말 2600포인트 밑으로 주저앉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3월의 증시 상승과 이후 이어진 낙관적 전망에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 특히 우리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에 투자하면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많은 개인투자자들도 불안해진 모습이다.

당연히 추가적인 하락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커졌고, 같은 종목을 보유하더라도 지금 팔고 낮아진 가격에 더 싸게 사면 이익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망을 통한 단기 트레이딩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고 있을 것이란 얘기다.

주식 투자하면서 경계하고 피해야 할 일

하지만, 오랜 기간의 경험을 되새겨 보면 이러한 생각은 주식 투자를 할 때 가장 경계하고 피해야 할 종류의 것들이라 판단된다. 미래 주식시장의 흐름을 100% 맞출 수 없고, 설사 어느 정도의 확률로 맞춘다고 해도, 막상 그렇게 됐을 때 처음 생각했던 것과 같은 대응을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특정 이벤트의 영향은 대부분 증시에 단기적으로 반영되는데, 많은 투자자들은 그보다 더 예민해져 적절한 대응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전망과 관련된 부분은 특별히 강조할 이유가 없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동의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미 1950년대부터 주식 가격을 일관되게 높은 확률로 맞출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수 많은 연구가 있었고, 거의 대부분의 연구에서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투자론 교과서가 전망을 배제한 포트폴리오 이론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것이나, 미국이든 우리나라든 관계 없이 과거 대부분의 기간에서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이 액티브 펀드 수익률을 앞섰던 것은 전문적인  투자자들에게 조차 주가 전망이 어려운 일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이 갑작스레 얻는 정보가 생각보다 빠른 시간 내에 시장에 소화되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 대응의 문제다. 지적한 전망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은 단기적인 거래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는 동안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개인투자자들을 줄고, 손실이 누적되는 개인투자자들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왜 그럴까? 전망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투자란 많은 경우 본성에 거스르는 선택을 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오랜 기간 연습을 한 전문적인 투자자들조차도 어려움을 겪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증거는 시장이다. 수 많은 책에서 공포의 시기에 사서 탐욕의 시기에 팔라는 조언을 해 왔고, 모두들 머리로는 그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급락 이후 급등이나, 급등 이후 급락이 반복되고 있다. 더 낮은 가격에 사면 이익일 것이라는 생각, 내가 사지 못 한 상황에서 가격이 오를 때 나타나는 일종의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은 사람의 본성이기 때문에 많은 경우 극복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직접 군사충돌하면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간의 본성을 극복하는 마음가짐이 필요

이번에 증시를 흔들고 있는 이슈가 적어도 증시에는 단기적 이벤트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이스라엘-이란 갈등을 포함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은 어떤 측면으로 봐도 큰 위험이다. 심지어 이번처럼 핵 공격 관련 우려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 그렇다.

그렇지만,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이러한 위험이 반영되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앞서 전망의 어려움에서 언급한 것처럼 갑작스러운 정보라 해도 빠르게 반영되는 증시의 속성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투자자들은 보통 더 긴 시간 동안 예민하게 반응하고, 이에 따라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

투자와 관련해 앞서 지적한 특징들을 감안할 때, 이번에 벌어지고 있는 이벤트 하에서도 단기적인 전망에 근거해 사고 파는 전략은 유리한 선택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특히 장기적으로 이익에 대한 신뢰가 있는 기업들의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단기적으로 사고 팔아 수익을 올리기 보다는 지금과 같은 시기를 극복하는 마음 자세가 더 중요한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마음가짐을 실행에도 옮길 수 있다는 점은 개인투자자가 기관투자자에 비해 유리한 몇 안 되는 지점이다.

 

●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 등에서 채권분석, 경제분석 파트장을 역임했으며 과거 수차례에 걸쳐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한화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거친 후 메리츠화재에서 직접 자산운용을 맡기도 했다. 이후 SK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 지식서비스 부문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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