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빅테크, 어쩌다 골칫거리가 됐나
상태바
잘 나가던 빅테크, 어쩌다 골칫거리가 됐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4.22 1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익 성장 속도 둔화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증시 위축
이번주 빅테크 실적 및 국내 SK하이닉스 실적 등이 관건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하락세의 원인을 엔비디아 등 기술주의 부진에서 찾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하락세의 원인을 엔비디아 등 기술주의 부진에서 찾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기대와 환호로 가득했던 빅테크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빛이 어느새 두려움과 우려로 바뀌었다. 주식시장의 랠리를 이끌던 빅테크 주식이 이제는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 여부를 결정하는 주역으로 자리잡으면서 빅테크를 대하는 투자자들의 태도 또한 바뀐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빅테크 주식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가격 부담을 덜어낸 만큼 저가매수를 고려할 만한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는 반면, 또다른 한 편에서는 빅테크의 이익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유독 가파른 기술주 하락세...실적 경계심리 뚜렷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2% 이상 급락했다. 지난 한 주간 나스닥의 낙폭은 5.5%에 달한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지난 한 주간 보합 흐름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여타 업종 대비 기술주들의 하락세가 유독 가파르게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한 때 골드만삭스그룹이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주식'이라고 언급했던 엔비디아는 19일 하루에만 10% 급락세를 펼쳤고, 메타와 AMD도 각각 4%대, 5%대 급락세를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22일(한국시간) 오후 12시3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0.8% 반등하고 있지만, 반도체주의 흐름은 여전히 부진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7%, 3%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하락세의 원인을 기술주의 부진에서 찾고 있다. 물론 미국의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 등 대외 여건 또한 불확실했으나, 빅테크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투자심리 위축의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의 파라그 타테 전략가는 "주가 하락은 금리와는 거의 관련이 없다"며 "투자자들이 빅테크 기업들의 이익 성장 속도가 더뎌지고 있음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 더 큰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가 역시 코스피의 최근 급락세에 대해 TSMC 실적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감과, ASML 실적 부진, 슈퍼마이크로가 잠정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점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TSMC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10% 이상'에서 '10% 수준'으로 다소 낮췄다. 이와 관련해 TSMC 측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소비가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증권가 예상에 못 미친 실적을 기록한 점도 반도체 업황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이와 동시에 AI 주도주 중 하나로 꼽혔던 슈퍼마이크로가 이전과는 달리 잠정 실적을 미리 발표하지 않았고, 향후 가이던스 또한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도 부담이 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는 TSMC 실적 가이던스로 인한 실망감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AI 사업의 성장에 대한 불안감을 확대시켰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익성장 둔화 우려 커...실적 및 향후 가이던스가 관건 

이번주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대거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경계심리는 더욱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 등이 포함된 매그니피센트7 기업(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알파벳, 테슬라)의 1분기 이익은 전년대비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이익이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빅테크의 실적이 여전히 견조함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주목할 점은 이같은 빅테크의 견조한 추세가 시간이 갈수록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의 수익은 전년대비 17.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나머지 S&P500 기업들의 수익은 18%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타 업종과 빅테크의 수익 성장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야누스 핸더슨 인베스터스의 매트 페론 연구원은 "문제는 시장의 기대치가 꽤 높기 때문에 아주 환상적인 어닝 서프라이즈 이외에는 주식을 계속해서 상승시킬 만한 요인이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점"이라며 "전망이 아주 나쁘지 않다면 실적이 주가를 지나치게 끌어내리지는 않겠지만,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운 점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원은 "그간 역사적 상단에 도달해있는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밸류에이션 부담을 HBM 등 AI 수요 확장성으로 상쇄시켜왔으나 단기적으로 AI 시장을 둘러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또한 실적 발표를 전후로 주가 및 수급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업종의 성장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조정시 비중확대에 나서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실적 전망이 상향되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겠지만 방향을 바꿔 하향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가는 그럴 때마다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껴 조정을 받을 수 있으나 이를 비중확대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