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의 블록체인 아카이브] "한국에 블록체인 개발자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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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의 블록체인 아카이브] "한국에 블록체인 개발자가 있나요?"
  • 박혜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 승인 2024.04.22 11: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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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한국에 블록체인 개발자가 있나요?"

얼마 전 한 글로벌 유명 블록체인 기업과의 미팅에서 들었던 이야기이다. 블록체인 개발자가 전무하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나, 그만큼 개발자 생태계가 약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는 곳이다.

생태계의 크기가 작아 함께 키워나가자는 인식도 팽배하며, 좋은 기술과 개발자, 팀에 투자하면 자신들의 사업 생태계가 더 탄탄해지기에 인센티브 얼라인이 매우 잘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글로벌 기업들에게 한국의 이미지가 이렇다 보니, 한국의 기술과 개발자, 팀에 투자할 동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이들에게 한국 시장은 '홍보' 니즈가 매우 큰 곳이다. 블록체인 기업들에게 한국은 리테일 마켓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존재하고, 다른 거래소 대비 높은 코인가격(김치 프리미엄)도 한국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이 한국에서 1억을 넘겼을 때 글로벌 마켓에서의 비트코인 가격은 한화로 9천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었다.

이렇다보니 얼마 전 비트멕스(BitMEX) 창립자 아서 헤이즈가 한국 시장을 김치프리미엄이 가득한 유동성 창구로 언급한 바 있어, 한국 관계자들이 무례하다고 불쾌해하면서도 그러한 인식을 부정할 수 없음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던 사건도 있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글로벌 인식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크립토 호황기였던 2017년만 해도 한국은 크립토 생태계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각종 블록체인&크립토 프로젝트나 재단, 기업 등이 개최하는 이벤트가 끊임이 없었고, 개발자 네트워킹부터 포럼, 컨퍼런스, 학술토론회 등 다양한 성격의 행사들이 존재했다. 재능 있는 개발자들이 크립토커런시와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새로운 발명품을 어떻게 활용해볼 수 있을까 하며, 다양한 사업과 프로젝트가 등장하였다. 

하지만 모든 혁신과 성장에는 거품이 낄 수 밖에 없으며 미처 제도가 부재한 상황을 틈탄 사기행위도 성행하기 시작하였다. 대한민국이 블록체인이 가져다 준 기회는 활용하고 범법은 단죄하는 것을 기대하였으나 이는 말처럼 쉽지 않았고, 우리 정부의 선택은, 하루아침에 ICO(암호화폐 공개) 불법화였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각종 암묵적 행정 지도들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제한, 벤처캐피탈의 투자 제한 등)로 인해 역동성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기업과 인재는 해외의 혁신시장을 찾아 떠났으며, 남아있는 얼마 남지 않은 기업들도 처절한 고군분투 중에 있다. 그리고, 제도는 여전히 부재한 채로 사기는 현재진행형으로 성행하고 있다.

2024년 디지털 자산 시장의 판도가 다시 한번 크게 바뀌고 있다. 1월 미국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결정했고, 이어 4월에는 홍콩이 아시아 최초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물 ETF 출시를 승인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의미한다. 이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표적인 디지털 자산들이 전통 금융시장의 새로운 자산 클래스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 금융의 새로운 자산으로 편입 또는 융합되고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이 창출되며, 각국은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의 허브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유럽, 홍콩, 싱가포르, 중국, 두바이, 일본 등 주요 경제 강국들이 앞다퉈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를 확대하며 인재를 양성하고 세계의 인재를 초대하기 위해 인센티브 경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게도 마지막 반전의 기회가 마련되었다.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블록체인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에는 436개의 블록체인 기업이 있다. 숫자는 적지만 지난 수년간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티고 살아남았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시장이 작아도, 기술은 진흥하되 가상자산은 금지한다는 일견 불합리한 잣대를 강요당하면서도, 온갖 부정적인 시선과 눈초리를 받으면서도 이 기술과 시장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버티고 또 성장을 만들어내는 기업들, 개발자들, 창업가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가상자산의 제도화는 피할 수 없는 국제적인 흐름이다. 살아남은 기업과 인재들에 주목하고 지원해야한다. 한국이 블록체인 1대 허브 지위는 어려울지 몰라도, 국민의 높은 IT 문해력을 바탕으로 아직 어느 곳도 달성하지 못한 블록체인 대중화는 어쩌면 우리가 이뤄낼 수도 있지 않을까.

●서강대 영문과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정치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스위스의 Franklin University Switzerland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주된 연구 영역은 블록체인 등의 web3 기술,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등이다.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의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공학석사과정의 주임교수와 블록체인 보안 솔루션을 연구 및 개발하는 바이야드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학계와 산업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영국 Simsan Ventures의 벤처파트너를 겸하며 국내의 훌륭한 기술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 육성하며 해외진출을 돕는 것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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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h 2024-04-22 13:54:35
유익한 내용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