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개인의 자주권·소유권 오롯이 인정하는 세상" 박혜진 바이야드 대표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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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개인의 자주권·소유권 오롯이 인정하는 세상" 박혜진 바이야드 대표 인터뷰①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4.18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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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시장 현장을 가다] ④-1 박혜진 바이야드 대표

바이야드, 웹 3.0 개발·제공..."기술장벽 낮출 것"
"최대한 많은 이들이 기술의 수혜 누리길"
박혜진 바이야드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하며 자사 블록체인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박혜진 대표
세상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혁명을 타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필두로 증권, 부동산은 물론 미술품, 음원 등 모든 자산이 토큰화하여 국경을 초월해 거래되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블록체인 기업들은 새롭게 떠오르는 디지털자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에 돌입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태동하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본지는 현장에서 뛰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가들을 만나 그들의 애로 사항을 듣는 동시에, 사업 전략 등 청사진을 들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기획으로 제도, 시장 등 다각적 측면에서 한국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디지털시장 선도국이 되기 위해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블록체인은 나를 나로 살게 하는 기술이다. 국가·사회·기업이라는 조직에 얽매이지 않는다. 개인의 자주권과 소유권을 오롯이 인정한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키고 싶은 개인들이 서로를 지지하기 위해 모인 디지털세상, 그게 바로 블록체인이다.

나는 그 세상을 더 나은 곳이자 발전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 블록체인 기업을 세우고 개발자들을 육성하며 강단에 서는 이유다. 기술은 사람들에게 수혜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기술의 수혜를 입도록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박혜진 바이야드 대표는 하나의 인간이 집단을 초월해 주체로서 홀로 서기를 바란다. 대학시절 정치철학을 전공한 그는 국가간에 전쟁이 발발하는 이유를 국경에서 찾았다. 인위적으로 그은 선이 서로를 갈등·반목시킨다는 결론이었다.

그러던 터에 블록체인에서 희망을 봤다. 데이터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에서 국경의 폐해, 즉 전쟁을 종식시킬 실마리를 발견했다. 박혜진 대표가 설립한 bi(멀티)yard(땅)는 단절된 땅이 아닌, 통합의 땅 지구에서 글로벌하게 사업을 성장·발전 시키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바이야드는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한 기업과 정부조직에 자문·교육을 제공하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자문받던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어설픈 외부 기술진의 도움을 받다가 일이 잘못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블록체인 기업을 찾기도 힘들었다. 결국 바이야드가 그 대안이 되기로 했다.

지난 2022년 바이야드는 인프라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는 IT(정보기술) 업체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Web(웹) 3.0, 레이어2, 블록체인 클라우드, API(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환경) 등의 플랫폼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박혜진 바이야드 대표는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을 누리기 위해 그 원리를 깨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기술을 몰라도 수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혜진 대표는 "바이야드의 모토는 ‘개발자 없는 세상을 꿈꾸는 개발자 집단’이다. 개발자가 존재하지 않아도 기술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꾼다는 의미다"라며 "최대한 기술장벽을 낮추고 사용편의성을 높이는 쪽으로 회사 방향을 잡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다음은 박혜진 대표와의 일문일답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교수, 블록체인 기업 대표, 방송, 연사 등 진출한 분야가 많다. 블록체인 기술 시장에 뛰어든 이유부터 듣고 싶다.
우리는 자신이 삶의 주체라고 생각하고 살지만 사실 착각하는 부분이 많다. 국가에 종속돼 있고 권위가 주는 아이덴티티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안 된다. 어딘가에 들어갈 수도 없고 무언가를 이용할 수도 없다. 이를 생각해보면 인간은 하나의 주체로서 완벽하게 홀로서기가 가능하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다.

한 기업의 서비스 유저로서 봐도 그렇다. 예컨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내 이미지는 내 것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이 서버를 셧다운하면 사진은 사라진다. 유저가 항의해도 인스타그램 측은 ‘우리 서버에 올린 것이기 때문에 따질 권한이 없다. 우리 약관에 다 나와있는 내용이다’라고 답할 것이다.

게임이라는 가상현실 역시 마찬가지다. 2000만원 주고 무기를 구매했는데 그 파워는 게임사가 조절한다. 데미지를 줄이는 패치를 하면 무기를 구매한 유저는 항의할 게 뻔하다. 하지만 약관상 아이템은 게임사 것이지 내 것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그 어떤 것도 내 것이었던 적이나 어떤 것도 나로 존재했던 적이 없다.

여러 서비스가 처음 나오면 사람들은 무료로 쓸 수 있다며 좋아라 한다. 그런데 이들은 나의 개인정보를 가져다가 돈을 번다. 그에 따라 스팸 메시지,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가 계속 터지고 있다. 이를 목도한 사람들은 차츰 뭔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웹 3.0이나 블록체인이 각광 받기 시작한 게 이 즈음이다.

세상 모든 발명품은 필요에 의해 탄생했다. 웹 3.0과 블록체인 역시 불만으로 세상에 나온 발명품이다. 좀 멀리 가자면, 블록체인의 시작은 암호학이었다. 암호학은 1970~1980년대 미국 정부와 개인간의 다툼에서 시작했다. 국가 안보를 명목으로 개인의 메시지와 이메일을 검열하고 감청하기 시작한 거다. 그래서 무언가를 암호로 만들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를 풀 수 있는 열쇠를 특정 개인만 보유하는 식으로 발전했다.

이게 금융에 적용이 돼 무르익던 와중에 2008년 리먼브라더스 금융위기가 터졌다. 중앙은행은 현금을 찍어내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자산을 휴지취급했다. 중앙을 믿고 맡겼지만 돌아온 결과는 배신이었다.

사람들은 이럴 거면 중앙을 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개인 간 거래가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것을 기술로 만들었다. 그때까지 발전시켜온 암호화 기술과 분산 컴퓨터 기술 등을 전부 모아서 비트코인이라는 발명품을 탄생시킨 거다.

결국 블록체인은 나의 아이덴티티를 스스로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지원하고 지지하는 기술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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