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환율]③ 강달러에 힘 못쓰는 엔화·위안화·유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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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환율]③ 강달러에 힘 못쓰는 엔화·위안화·유로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4.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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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미 연준과의 통화정책 차이로 약세 지속
엔화는 34년래 최저 수준...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치도 일제히 하락 
강달러 추세 속 여타 주변국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기록중이다. 사진=연합뉴스
강달러 추세 속 여타 주변국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기록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에 달러화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고, 그 여파로 원화를 비롯한 여타 주요국 통화도 일제히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엔화는 34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유로화는 5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중국의 위안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인도 루피화, 말레이시아 링깃화 등 여타 아시아 신흥국 통화 또한 일제히 강달러로 인해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주목된다. 

유로화 약세...미 연준과의 통화정책 차이가 원인 

지난 17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 당 달러 환율은 1.063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5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유로화 약세가 가파른 이유는 미국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기대 차이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빠르게 후퇴하고 있는 반면 ECB는 미 연준보다 일찍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근 발표된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021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임금 상승률과 인플레이션이 완화된 데이터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ECB가 오는 6월 첫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빠르게 후퇴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 연준이 2025년 3월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의 서로 다른 통화정책이 유로화를 더욱 약세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유로와 달러의 가치가 같아지는 패리티(parity) 발생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ING은행은 "미 달러 강세 속 유로화와 패리티가 가능할 것이라는 추측도 증가하고 있다"며 "달러 대비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패리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달러 강세 및 유로화 약세 흐름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NG은행은 "미국의 소비자 심리가 궁극적으로 완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보다 안정적인 하락 추세로 돌아가면서 연준이 올해 어느 시점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와 함께 패리티가 발생했던 2022년에 비해 현재 유로화의 펀더멘털이 더욱 강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패리티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과 유로존 간 펀더멘털 및 통화정책 차별화는 단기적으로 유로 약세 및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미 연준의 금리인하가 가시화된 이후 미국과 독일간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유로화가 상승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유가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동지역의 긴장감 고조로 인해 현재 유가는 ECB의 3월 전망치 대비 이미 10% 이상 높아진 상황이고, 이는 2024년과 2025년의 인플레이션 예측치를 0.1~0.2%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 

ING은행은 "이 경우 ECB의 통화정책 또한 제한을 받을 수 있고, 이것이 유로화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당 유로화 추이.
유로·달러 환율 추이.

엔화 34년래 최저 수준...주요 아시아 통화가치도 '털썩'

일본의 엔화는 3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일인 17일 154.65엔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15일 장중 154엔을 돌파했는데, 이는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만에 처음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 연준이 올해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는다면 달러·엔 환율은 160엔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시아 신흥시장의 통화 또한 달러 강세로 압박을 받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는 달러당 1만6176루피아를 기록했다. 루피아화가 달러당 1만6000루피아를 넘어선 것은 4년만에 처음이다. 

인도 루피화는 달러당 83.525루피로, 루피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말레이시아 링깃화 역시 달러당 4.79링깃으로 올라서 링깃화 가치가 1998년 이후 26년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이밖에도 대만 달러는 2016년 이후 가장 약세를 보였으며, 필리핀 페소화 가치는 1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신흥국 통화가치의 하락세에는 강달러와 함께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17일 달러·위안화는 7.2391선에 거래됐는데,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즉 달러 대비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음을 뜻한다. 

OCBC의 외환 전략가 크리스토퍼 웡은 "중국의 위안화 약세 용인은 달러 강세에 따른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달러화 대비 약세 흐름이 이어지자 주요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시장 변동성을 막기 위해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전일 급격한 원화와 엔화 평가 절하에 한, 미, 일 재무장관은 공동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사상 처음으로 3개국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한·미·일 3국 장관회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번 선언문에서는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를 둘러싼 우려에 대한 인식 공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각국의 외환시장 공조가 진행되면서 17일 달러화는 약세가 확대됐고, 이에 원화와 엔화는 동반 강세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18일 현재 달러·엔 환율은 전일대비 0.41엔 하락한 154.24엔을 기록, 5거래일만에 엔화가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원 환율 역시 1370원대로 떨어지면서 이틀째 원화 강세가 진행, 주식시장의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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