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혁명 선도자...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 "디지털자산계 은행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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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혁명 선도자...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 "디지털자산계 은행 될 것"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4.08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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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시장 현장을 가다] ①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 

커스터디·암호화폐 지갑·스테이킹 서비스 제공
법인 투자 허용, 디지털자산 업계의 제1 아젠다
당국과 소통 위해 디지털자산 인프라협의회 초대 회장 맡아
"당국, 편견 갖지 않고 업계 이야기 들어주길"

세상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혁명을 타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필두로 증권, 부동산은 물론 미술품, 음원 등 모든 자산이 토큰화하여 국경을 초월해 거래되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블록체인 기업들은 새롭게 떠오르는 디지털자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에 돌입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태동하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현장에서 뛰고 있는 블록체인 사업가들을 만나 그들의 애로 사항을 듣는 동시에, 사업 전략 등 청사진을 들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기획으로 제도, 시장 등 다각적 측면에서 한국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디지털시장 선도국이 되기 위해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비트코인이 촉발한 새로운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중심에 설 은행이 되고자 한다"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사진)의 출사표다. 전통 은행권인 농협에 뱅커로 입사한 정 대표는 블록체인 혁명에 따른 거대한 디지털자산시장의 물결을 확신하고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자본주의의 도도한 물결인 디지털자산시장 혁명의 선도자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고, 디지털자산 수탁업체를 세웠다.

농협에서 맡았던 업무는 블록체인·핀테크 신사업 기획, 조인트벤처(JV) 설립이다. 기존 제도권의 타성, 규제 때문에 꿈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힘들더라도 스스로 주도하고 만들어가는 것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신 사전 준비 작업을 치밀히 했다. 블록체인은 새로운 문명인 만큼 공부가 필요했다.

학부에서 전공한 경영학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고려대에서 기술금융 석사를 따고 동국대에서 블록체인전공 박사를 수료했다. 정구태 대표는 “어느 순간 핀테크와 디지털자산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자 대세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지금 아니면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태동하는 디지털자산 업계와 금융당국의 소통을 위해 최근에는 '디지털자산 인프라협의회'의 초대 협의회장도 맡았다. 

지난 2022년 설립된 인피닛블록은 임직원 14명의 2년차 기업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인피닛블록은 법인의 디지털자산을 수탁(커스터디)하고 MPC(다자간연산) 기반의 전자지갑 솔루션,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궁극적인 목표는 '디지털자산계의 은행'이다. 고도의 보안체계와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춰 투자자의 위탁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겠다는 거다.

디지털자산 인프라 협의회의 초대 협의회장으로서는 업계의 능력과 특장점, 노하우를 금융당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사업자들과 정부를 잇는 가교인 셈이다.

다음은 정구태 대표와의 일문일답

-인피닛블록은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여러 디지털자산 관련 업종 중 왜 커스터디를 선택했나?
디지털자산이나 금융시스템이나 사람이 만들었다. 비트코인은 화폐의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걸 활용해 금융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지금까지 인간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만 보고 배웠다. 따라서 이를 본뜨고 비효율적인 부분을 개선해 나가며 디지털자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했다.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은 은행이다. 마찬가지로 디지털자산 시장에도 은행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고 봤다. 커스터디를 굳이 한국말로 해석하면 수탁 은행이다. 인피닛블록은 수탁은행으로 시작해서 점차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통적인 은행 역할을 하는 게 장기 목표다.

비트코인 거래소라는 성공 케이스로 개인 투자자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눈을 떴다. 디지털자산 시장이 조금 더 갖춰진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요소 요소의 다양한 사업자들이 필요하다. 여기서 필수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커스터디라고 생각했다. 이미 미국 시장이나 해외 시장에서는 정착된 산업이다.

-수탁이란 무언가를 맡는다는 얘긴데 디지털 자산의 무엇을 맡는 건지 정확히 개념이 잘 안 잡힌다.
블록체인에서 블록은 데이터 덩어리다. 이를 체인으로 연결해서 이어붙인 게 블록체인이다. 블록에 들어갈 수 있는 데이터 양은 한정돼 있다. 내가 어떤 기록을 한 후 블록으로 생성한다고 확정하면 바꿀 수 없다. 예컨대 비트코인 10개를 갖고있다는 것은 특정 지갑 주소 안에 ’10개의 비트코인이 있다‘는 내용을 그냥 확정한 것이다. 만약 비트코인을 9개, 11개로 바꾸고 싶을 때는 블록 내 정보를 바꿔야 한다. 이때 유일한 권한이 프라이빗 키다. 즉 블록체인 지갑 주소는 일종의 아이디, 프라이빗 키는 패스워드라고 보면 된다.

우리는 이 프라이빗 키를 수탁해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한다. 디지털 세상에는 물리적인 환경이 필요 없기 때문에 디지털자산을 잘 통제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개인이 프라이빗 키를 잘 관리할 수 있다면 좋지만 잃어버릴 수도 있고 누구한테 빼앗길 수도 있다. 예컨대 얼마 전에 영국의 한 투자자가 초창기 비트코인을 무지막지하게 채굴한 후 프라이빗 키를 PC 하드웨어에 저장해놨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투자자는 당시 별 가치를 못 느끼고 컴퓨터를 쓰레기 매립지에 갖다 버렸다. 그 비트코인이 현재 가치로 9000억원이라고 한다. 프라이빗 키를 스스로 관리할 수 없는 누군가를 위해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인피닛블록이 하고 있다.

-보안이 제일 중요해 보인다.
보안이 핵심이다. 특히 기술적 보안과 내부통제가 가장 중요하다. 개인이라면 자신의 인터넷뱅킹 패스워드만 잘 관리하면 되지만 법인은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내부·외부에 있기 때문에 이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원래는 디지털자산을 다루는 법인에 내부 통제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보통 10억원, 100억원을 금고에 넣어놓지는 않는다. 은행에 맡겨놓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은행이 보안 시스템이나 내부 통제가 훨씬 잘 돼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몇천억원씩 샀다고 하는데 자기들이 직접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직접 갖고 있으려면 금융 시스템에 준하는 시스템을 자체구축 해야한다. 그럴 필요 없이 수탁업체에 맡기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개인들이 관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피닛블록은 현재 법인 시장을 타깃으로 하지만 향후 포화가 오면 개인 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이더리움 등 디지털자산 시장의 특성상 이런 서비스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여타 커스터디 업체 대비 인피닛블록의 강점은?
헤드(경영진)들은 은행 출신들이 많아 금융 이해도가 높다. 개발자들은 다들 핀테크, 블록체인 업계에 있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코드 이해도가 높다. 사업성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나 기술이 상대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또 되도록 모든 기술을 내재화 한다. 본질적인 업무는 외부에 맡기지 않는다. 리스크가 생길 수 있어서다. 다른 곳은 기술 개발을 외부에 맡기거나 금융 이해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안다. 사실 커스터디 업체라고 하더라도 가려고 하는 방향이나 추구하는 바는 조금씩 다르다.

-커스터디 업체들의 수익은 어떻게 발생하나?
기본적으로 수탁 보관에 따른 수수료다. 다만 앞으로는 수탁 수수료가 없어지거나 제로에 수렴할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수수료는 점점 줄어들테니까. 향후에는 은행처럼 2차 시장으로 넘어가서 수익을 낼 생각이다. 은행도 수신을 받아서 그냥 쌓아놓지 않는다. 여신도 내주고 파생상품도 만들고 여러 업무로 돈을 굴린다. 다만 2차 시장으로 넘어가기에는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고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 문제도 걸려 있다. 현재로서의 수익은 수탁 수수료 뿐이다.

-우리나라 커스터디 업체가 총 몇 개인가?
금융위에 등록된 기준으로 보면 커스터디를 표방하고 있는 기업들은 은행권에서 출자받은 네 곳이다.

-시장 규모에 비하면 많은 건가 적은 건가?
애매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의 총량이 30조원이다. 이 중 절반만 맡는다 해도 15조원인데 이를 4개 업체가 나눠갖는다고 하면 3조~4조원이다. 적은 금액은 아니다.

-디지털자산 인프라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무엇을 할 것인가?
현재 우리나라 규제는 네거티브보다는 포지티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열거되지 않은 사업은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새로운 금융을 기존 시스템에 벤치마킹해 만들려고 한다면 일일이 규제 안에 집어넣어야 한다. 단기간에 규정을 만들기도 어렵다. 사람의 판단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그 판단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방향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협의회를 통해서 ’우리가 이 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런 부분을 기여할 수 있다‘, ’우리의 특장점은 무엇이고 우리의 능력은 이것이다‘ 등을 전할 예정이다. 사업자들과 금융당국이 대화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디지털자산은 금융당국 뿐 아니라 대부분 사회 구성원에게 생소한 분야다. 그런데 판단은 나라에서 한다. 금융위에, 금융감독원에 감독을 맡긴다. 금융당국은 산업에 관해 빠삭하게 알지는 못한다. 협의회는 당국과 얘기하면서 ’단기간에 만들기는 어렵지만 이쪽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정책을 펼칠 때 우리 말이 논리적으로 맞는지 확인을 해서 맞다고 하면 그 정책 방향으로 좀 설정을 해달라‘ 식의 얘기를 할 수 있다.

사실 핀테크 산업협회도 현재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보다 훨씬 다양한 사업자들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전자금융은 생긴지 얼마 안 됐지만 현재 모든 금융을 전자금융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면서 계속 전통적인 금융과 마찰이나 충돌, 규제 공백이 생기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 가상자산 분야는 더 파괴적이다. 전자금융뿐만 아니라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을 시스템 생태계 안에서 다 구현할 수 있다보니 훨씬 다뤄야 하는, 얘기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에 바라는 점으로 법인의 코인투자 허가를 꼽는다. 법인 투자자가 늘면 파이 자체가 늘고 일종의 순위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프라 업체들은 어떤 규제를 풀어줬으면 좋겠나?

법인 투자 허가는 공통적인 아젠다다. 우리도 협의회를 만들면서 가장 우선적인 아젠다를 법인 투자 허가로 꼽았다.

지금은 법인들은 코인을 살 수도 팔 수도 없다. 디지털자산을 보유한다는 것은 금고나 PC, USB에 담는다는 개념이 아니다. 그러면 외부의 잘하는 기업에 분명 맡길 것이다. 그런 기업이 커스터디고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 고객사는 거래소가 될 수 있다. 미국은 그렇게 많이 하고 있다. 거래소가 직접 고객 자산을 다 들고 있는 자체가 되게 불안정하다고 봐서다.

우리나라는 거래소 비중이 너무 크다. 전체 가상자산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의 90%가 넘는다. 이 또한 굉장히 큰 리스크다. 위험이 집중돼 있다는 의미니까. 전통금융 시스템은 금융지주 회사 밑에 다양한 회사들이 있다.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대부 등처럼. 이런 식으로 분산해 둬야 위험 전이가 안 된다.

-법인투자 허용 외 바라는 게 있다면
미국처럼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를 허용해 금융의 기초자산으로 이제 인정해 주는 거다. 기업들은 현재 비트코인을 직접 살 방법이 없다. 상장사나 대기업은 거래소에서 사실 코인 산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방법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내부 이사회나 준법 감시 기구 등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고 뭔가 사업을 하려고 하면 말이 되지만 단순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자기 유보 자산을 분산하거나 자산 관리 차원에서 투자를 해야한다면 ETF로 접근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금융 시스템에 완전히 들어간 상품이기 때문이다.

금값이 많이 오를 것 같다고 기업들이 금을 직접 사지는 않는다. ETF가 허용되면 기관들에 더 많은 수요가 생겨 어떻게 보면 거래소의 거래량은 더 줄어들 수 있다. 거래소는 개인들이 많이 접근을 할 거고 대기업이나 투자사들, 연기금, 공공기관은 대부분 ETF로 빠질 것이다.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와도 손을 잡을 예정인가?
공통된 건의사항이 있으면 그럴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가상자산업계 전체 발전을 위해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 예컨대 아까 지적한 법인투자 허용 같은 공통된 아젠다 등이다. 다만 지금은 체급차이가 너무 많이 나고 추구하는 방향도 달라서 시간이 조금 많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당국에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면
앞으로 차차 할 얘기가 많이 있을 것 같다. 우리는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큰 아젠다 밑에서 활동하는 사업자들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편견 없이 귀를 열고 들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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