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원 칼럼] 주식투자, 패시브 펀드가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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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칼럼] 주식투자, 패시브 펀드가 유리하다
  • 최석원 이코노미스트·SK증권 경영고문
  • 승인 2024.04.09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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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이코노미스트·SK증권 경영고문] 지난 1월에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펀드 평가 및 분석 회사인 모닝스타가 흥미 있는 통계치를 소개했다. 미국 펀드시장 역사상 처음으로 2023년에 인덱스 추종 ETF를 포함한 패시브 뮤추얼 펀드의 잔액이 액티브 뮤추얼 펀드와 액티브ETF 잔액을 넘어섰다는 통계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패시브 뮤추얼 펀드와 ETF는 2023년 중 약 5300억달러 늘어난 13조3000억 달러를 기록했고, 액티브 뮤추얼 펀드와 ETF는 약 4500억달러가 줄어 13조2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존 보글이 설립한 뱅가드가 첫번째 인덱스 펀드를 출시한 후 48년만의 일이다.

모닝스타도 밝혔듯 이유는 분명하다. 이례적인 해를 제외하고 보면 많은 기간 패시브 펀드의 수익률이 액티브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결국 오랜 기간 학계에서 주장해 온 시장 전문가나 전망의 무용성, 같은 위험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는 시장 포트폴리오라는 가설이 상당 부분 맞아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패시브펀드, 액티브펀드를 추월하다

사실 자본시장에서는 오랜 기간 학계와 실제 시장 전문가 간에 이견이 많았다. 교과서는 전문가의 예측은 무작위 예측을 안정적으로 앞서지 못하며, 효율적인 시장 하에서 특정인이 장기적이고 일관된 시장 초과 이익을 얻기 어렵다고 가르치고 있지만, 실제로 투자업계에는 시장보다 나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액티브 펀드매니저의 존재는 그 자체가 이견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앞의 결과를 보면 시장보다 나은 수익률을 달성한 펀드매니저의 수는 작고, 그렇지 않은 펀드매니저의 수는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인덱스 펀드에 투자할 때보다 액티브 펀드에 투자할 때 평균적인 기대수익률이 더 낮음을 의미한다.

늘 성과가 좋은 펀드와 펀드매니저를 선택하는 능력을 보유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 때문에 인덱스 펀드나 시장 ETF로 자금 흐름이 이어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특정 기간을 제외하면 패시브 펀드의 실적이 액티브 펀드를 꾸준히 앞서 왔다.

물론 액티브 펀드, 특히 액티브ETF에 대한 수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많은 주식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패시브 펀드가 추종하는 시장 포트폴리오의 평균 기대수익률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시장 포트폴리오의 평균 기대수익률은 대체로 무위험이자율에 주식 위험 프리미엄을 더한 값으로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많은 개인 주식투자자들은 이보다 훨씬 높은 기대수익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글로벌 개인투자자의 증가 역시 대리인인 전문가에 대한 불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결국 높은 기대수익률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조그마한 가능성에도 돈을 맡기는 경우가 끊이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두 번째 이유가 더 중요한데, 많은 개인투자자들에서 이른바 '위비곤 호수' 효과가 발견된다는 점이다. 위비곤 호수는 과거 미국 라디오 드라마에 등장한 가상의 마을인데, 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평균보다 잘 생겼고, 힘이 세고, 똑똑하다고 믿는다. 즉, 위비곤 호수 효과는 한 마디로 자신을 실제보다 더 낫다고 과대 평가하는 심리 현상이다. 

미국 펀드시장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인덱스 추종 ETF를 포함한 패시브 뮤추얼 펀드의 잔액이 액티브 뮤추얼 펀드와 액티브ETF 잔액을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더 나은 성과'에 대한 섣부른 기대

이를 투자 세계에 적용해 보면 많은 사람들은 실제 결과와 무관하게, 자신이 직접 주식 투자를 하거나 액티브 펀드 선택을 통해 남보다 또는 시장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는 얘기다. 개인 투자가 늘어난 것이나, 패시브든 액티브든 일반 뮤추얼펀드보다 투자자가 투자 시점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ETF가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심리를 반영한다. 또한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액티브 펀드매니저 역시 이런 믿음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높은 기대수익률과 실제 이상의 과도한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패시브 뮤추얼 펀드와  ETF의 비중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들어 각광받는 액티브 ETF의 증가가 그 속도를 느리게 만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수익률 격차와 낮은 보수, 시간의 절약이라는 잇점은 패시브 펀드와 ETF로의 자금 흐름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퇴직연금의 경우 장기투자자금이라는 점과 수익자가 수시로 투자에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반영해 패시브 펀드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현상은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는 액티브 펀드에 대한 불신이 패시브 펀드 가입보다는 주로 개인의 직접 투자로 이어졌지만, 개인 투자자의 ‘평균’ 성과 역시 액티브 펀드 매니저와 마찬가지로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지수 투자의 절대 수익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패시브 펀드나 ETF로의 전환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책 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의 거버넌스 투명화, 주주환원의 제고로 이어진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주식 프리미엄이 안정적으로 실제 수익률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패시브 펀드나 ETF로의 자금 이동이 더 빨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 등에서 채권분석, 경제분석 파트장을 역임했으며 과거 수차례에 걸쳐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한화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거친 후 메리츠화재에서 직접 자산운용을 맡기도 했다. 이후 SK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 지식서비스 부문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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