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째주] 이번 주말엔 어떤 동화책을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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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첫째주] 이번 주말엔 어떤 동화책을 읽을까?
  • 강대호 북칼럼니스트
  • 승인 2018.06.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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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둥이 (북극곰 출판) " 외 4편의 동화책 추천
▲ unsplash

 

매주 어린이 도서가 새로 나온다. 나이 들어가며 오히려 아동문학에 푹 빠지게 된 필자가 새로 나온 어린이 도서 중에서 눈에 띄는 책들을 직접 읽은 소감이다. 무슨 책을 고를지 고민인 어른들에게 의견을 전한다.

 

▲ 흰둥이 / 북극곰 출판사

 

<흰둥이>

 

대만 작가의 작품으로 연필 혹은 목탄으로 그린 그림이 따뜻한 그림책. 글 없이 그림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인형이 가득한 방에서 천진한 표정으로 잠든 할아버지. 어렸을 때 키우던 흰둥이가 꿈에 찾아온다. 꿈에서 할아버지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흰둥이와 즐겁게 놀고. 산책하며 만나는 모든 사물이 커지거나 반대로 할아버지와 흰둥이가 작아져 신기한 경험을 한다. 그러다 ··· 헤어지게 되고, 할아버지는 꿈에서 하염없이 울다 깬다. 눈물을 핥아 준 흰둥이의 자취를 느끼며.

공원에 혼자 있는 할아버지에게 작은 개 한 마리가 와 손을 핥아준다.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되고, 돌아오는 길에 노란 꽃이 핀다. 이 장면은 연필로 그린 흑백의 그림책에서 유일한 원색으로 희망을 그렸다.

“우리 모두에게는 마음에 흰둥이가 살고 있을 것”이란 작가의 말이 와 닿은 책이다. 만남의 설렘과 헤어짐의 슬픔을 견뎌내다 보니 어느덧 어른이 되어있는 내 모습도 떠 올랐다. 글 없이 그림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마음속 흰둥이를 만나보기를···.

 

▲ 바보 삼이 / 아주좋은날 출판사

<바보 삼이>

 

어른이 하는 말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담은 책. 어른의 말과 아이의 말이 어떻게 다른지도 보여주는 책. 아이에게 하는 말은 물론 단어 하나에도 신경 써야 함을 얘기하는 책이다.

‘바보같이’를 입에 달고 사는 삼이 엄마. 늦잠 잔다고, 70점밖에 못 받았다고 삼이에게 바보 같다며 야단치는 엄마다. 장래희망이 희망이 없다며 혼낸 엄마를 생각하며 그럼 바보가 되어볼까? 라고 생각하는 삼이. “엄마가 맨날 바보 같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좋은 바보가 될 씨앗”이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삼이다. 과연 삼이는...?

야단치는 엄마에게 공손하게 죄송하다 하고, 시비 거는 친구에게 먼저 사과하고, 교실청소도 혼자 하는 삼이. 이런 삼이를 무시하는 친구들과 속 터지는 엄마. 그런데 어느 날 용감한 행동을 한 삼이를 친구들은 다시 본다. 삼이를 좋아해 주는 친구들. 속 터진 엄마는 삼이에게 사과를 한다. 그렇지만 삼이의 마음은···.

엄마의 꾸중에 주눅 든 아이를 그렸다. 그러나 아이다운 눈으로 세상을 보는 모습을 그렸다. 내가 한 말에 아이가 상처받지는 않았을까? 반성하게 한 책이다. 어른들이 읽어보면 좋을 듯.

 

▲ 터널 / 책빛 출판사

 

<터널>

 

노르웨이 작품. 자연의 생물을 토끼로 치환하여 도시화로 인한 환경 파괴를 이야기한다.
흙과 돌을 헤치며 굴을 파는 토끼 두 마리가 있다. 암토끼와 수토끼. 그들은 도로공사로 잘린 도로 밑을 파고 있다. 건너편에 맛있는 파란 풀이 있기 때문이다. 몸에 흙이 묻어 털빛이 변할 정도로 열심히 판다. 

굴을 파며 어느 날 갑자기 위험해진 그 날을 생각한다. 땅 위로 자동차가 지나가 굴이 무너질 뻔한 그 날. 그래서 더 깊이 파야 했다. 무서운 소리가 들리면 숲속으로 달려야 했던 날도 있었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친구들도 생각난다. 길을 건너다 누워있던 친구들. 그래서 굴을 깊게 판다. 그래야 저 건너편에 있는 맛있는 파란 풀을 뜯으러 갈 수 있다.

숲을 갈라서 길을 뚫어 도시가 된 환경에 사는 숲속 동물의 운명을 다뤘다. 토끼 한 쌍이 나오지만, 그들은 숲에 살던 동물을 대표한다. 로드킬을 은유하며 갈라진 생태계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야기한다. 인간의 무심코 한 행위 때문에 안 보이는 곳에서 죽어가는 생명이 있음을 경고한다.

아이들과 대화하며 나눌 수 있는 주제가 많은 책이다. 북유럽 특유의 색감과 디자인도 눈에 시원하다. 내용은 파고들면 들수록 깊어질 책이다.

 

▲ 무지개물고기 / 시공주니어 출판사

 

<무지개 물고기>

 

25년 전에 처음 출간되어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그림책이다. 매대에 올라온 걸 보고 우리 아이 어렸을 때 사준 기억이 나서 다시 읽었다. 교훈을 주는 그림책이다. 그래서 부모들이 좋아하는가.

다른 물고기와 달리 은빛 비늘을 가진 물고기. 그래서 무지개 물고기라 불리며 다른 물고기들의 부러움을 산다. 그렇지만 불친절한 그의 주변에는 친구가 없다. 주변에 아무도 없으니 그의 아름다움을 칭찬할 물고기도 없다. 그래서 바다에서 가장 쓸쓸한 물고기가 되었다.

고민을 상담하러 찾아간 문어 할머니는 반짝이는 비늘을 친구들에게 나눠주라고 한다. “가장 아름답지는 않지만 가장 행복한 물고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고민 끝에 한 개, 한 개씩 나눠준다.

그런데 나눠줄수록 기쁨이 커지고, 바다는 반짝이는 물고기로 가득해졌다. 무지개 물고기는 반짝이는 비늘이 하나만 남았지만, 마음이 편해졌다. 

여러 가지 교훈을 얘기할 수 있는 책이다. 나누는 기쁨. 함께 사는 세상. 나의 아름다움보다 남의 아름다움을 보는 기쁨. 소유가 좋은 건 아니라는 진리 등 다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함께 사는 세상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고전이다.

 

매주 금요일 강대호 북칼럼니스트가 어린이와 어른들 모두에게 감동을 줄 수있는 동화책들을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사전에 제공받은 정보에 근거하지 않음을 알립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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