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핀테크는 빈(貧)테크” 개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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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핀테크는 빈(貧)테크” 개념 확산
  • 김현민
  • 승인 2018.05.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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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저소득층이 핀테크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접근할 기회

 

일본을 여행하다가 카드보다는 현금 거래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별도의 동전 주머니를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다. 대형 쇼핑센터에서 물건을 계산할 때 동전 한뭉치를 꺼내 세는 게 보편화되어 있다. 계산대엔 조그마한 동전 받침대가 따로 있다. 세계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선진국인데 아직도 현금을 쓰는 것이 의아스럽긴 하지만, 그런 게 일본인들의 관습으로 젖어있는 것 같다.

통계로도 입증된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명목 GDP에 대한 현금 유통액 비율이 일본의 경우 19.44%로, 전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즉 무현금 결제 비율이 낮다는 의미다.

이런 관습으로 인해 일본에서 핀테크 서비스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느리다. 따라서 핀테크도 일본에선 개념이 달리 발전하고 있다.

 

▲ /자료=코트라 도쿄 무역관

 

코트라 도쿄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핀테크=빈(貧)테크」라는 개념이 형성되고 있다.

일본 인터넷 사전인 Weblio에 따르면, 빈테크란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이나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절약하려는 사람이 핀테크를 활용하는 것”, 또는 “빈곤층이 핀테크를 활용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융통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경제 주간지 닛케이 비즈니스도 최근 소득수준이 낮고 소득격차가 커지는 젊은 층들이 핀테크를 빈테크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베 내각의 경기부양책으로 일본은 호황을 맞고 있지만, 젊은 층의 구매력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홍보중앙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저축을 한푼도 하지 않은 비율이 30대 단신세대는 40%, 20대 단신세대는 60%를 돌파해 2인 이상세대의 30%에 비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

이런 현실에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수 없었던 저소득층이 핀테크로 금융서비스를 접근할수 있게 되었다.

 

빈테크 분야에서 가장 성장한 서비스는 플리마켓 애플리케이션이다.

중고품을 취급할 경우, 종전에는 반드시 점포를 거쳐야 했지만, 지금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접 연결할수 있게 되었다. 중고품업자가 취급하지 않던 개봉 후의 화장품, 더러워진 옷 등도 구매자가 납득하면 얼마든지 거래가 성립하게 되었다. 10대 학생, 20~30대 여성들이 주이용자다.

'라쿠라쿠 메루카리편(らくらくメルカリ便)'이라는 서비스는 편의점 등에서도 편하게 익명으로 중고물품을 발송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물건을 파는데도 빈테크 이용자도 증가하고 있다.

미야기현의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K씨는 매달 대만 출장을 가서 파인애플 케이크 등 일본에서 인기 있는 대만 과자를 구입해 되파는 방식으로 월 5만 엔 정도의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K씨는 "식품 판매는 수고에 비해 이익이 적기 때문에 운반이 더 쉬우면서도 일본에서 팔지 않는 다른 물건을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

 

돈이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한 후불서비스, 임금 선지급 시스템 등도 주목받고 있다.

대형 인터넷 패션사이트 '조조타운'은 주문 후 그 금액을 최대 2개월 뒤에 지불하도록 하는 '츠케바라이' 시스템을 2016년 11월 개시했다. 이용자 수는 10개월만에 100만 명 돌파했으며, 이용자의 약 80%가 10~30대이며, 사전조사를 통해 지불 능력을 검증한다. 신용카드를 만들기 어려운 젊은 층들이 다수 사용 중이며, 한도액은 월 5만4,000엔으로 설정돼 있다.

'엑스체인지코퍼레이션'의 '페이디'는 전화번호와 메일주소 입력만으로 연계돼 있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후불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운영중이다. 이용빈도와 구매이력 등을 감안해 상한액이 설정된다.

이외에도 임금 선지급 시스템, 지인 등 개인으로부터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사용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시스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핀테크가 빈테크화되며 확장되고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핀테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들

 

필요 없는 물건을 현금화하는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메루카리(メルカリ)

현재 일본 최대 규모의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사진에 설명을 붙여 가격을 정하면 게시완료. 메시지 기능으로 가격교섭도 가능

캐시(キャッシュ)

물건을 촬영하면, 적정가격이 자동적으로 표시되는 시스템. 현금의 즉시결제가 특징으로, 매각 물건은 입금일로부터 2주 이내에 보내면 됨.

 

당장 돈이 없어도 물건을 구입하는 후불 애플리케이션

페이디(パイディー)

전화번호·메일주소의 입력만으로 후불결제를 진행할 수 있는 결제서비스. 구입이력 등으로 상한액이 결정.

조조타운 츠케바라이

(ゾゾタウン ツケ払い)

의류 온라인 쇼핑몰 조조타운은, 결제 수단으로 '츠케바라이(ツケ払い)'라는 수단을 선택. 5만4000엔을 상한으로, 상품 구입 2개월 후까지 결제할 수 있도록 함.

 

일한 만큼 급료를 당겨쓸 수 있는 임금 선지급 애플리케이션

페이미(ペイミー)

계약한 기업의 시스템에 접속해 일 단위로 급여 계산. 이미 일 한 분에 한해서 급여를 미리 받을 수 있게 함.

 

지인 등의 사람들로부터 돈을 모을 수 있는 자금조달 애플리케이션

캠프파이어

(キャンプファイヤー)

개인 대상 자금조달 서비스로 일본 최대 규모. 1만 2천건 이상의 프로젝트에 대해 47억 엔 조달

폴카(ポルカ)

근처의 지인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앱. 기획 내용이나 목표액, 작은 보답의 내용을 보고 300엔부터 금액을 낼 수 있음. 

 

자동적으로 잔돈을 모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한 애플리케이션

시라타마(しらたま)

머니포워드 저금 서비스 시라타마. 소액의 적립·저축이나, 잔돈 등에 대응. 스미신SBI은행에 전용 계좌를 만들어 대응

핀비(フィンビー)

저금서비스로, 처음 저금목표와 목적을 설정, 잔돈이나 걸음횟수 등의 규칙에 따라 자동적으로 돈이 모임. 대형 은행의 계좌와 연동 가능

주: 기업명 클릭 시 개별 기업 서비스 홈페이지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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