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집이 편해요”…일본에 우치쥬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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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집이 편해요”…일본에 우치쥬 유행
  • 김현민
  • 승인 2018.05.0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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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63%는 외출 않고 집에서 생활 즐겨…소비력도 커

 

일본에서 주로 집 안에서 머물면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집(ウチ)에 충실(充)하다”는 의미의 조어로 '우치쥬(ウチ充)'라고 부른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방콕족’ 또는 ‘나홀로족’이다.

일본 네오마케팅의 2013년 조사에 의하면 20~50대의 일본인 중 63.1%는 외출보다 '우치쥬'를 선호하며, 특히 20대의 31%는 연인과 데이트를 할 때도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치주들이 집에서 휴일을 보낼 때 하루에 인터넷을 하는 시간은 23.1%(5시간 32분)로, 밥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 또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 중 33%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우치쥬는 인터넷이나 게임 등에 중독된 오타쿠나 사회로부터 단절한 히키코모리와는 달리, 집을 단순히 잠자는 장소만이 아니라, '나만의 공간'으로 생각하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이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므로 구매력도 충분하다.

 

▲ 우치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카페관련 게시물 /코트라 나고야무역관

 

코트라 나고야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치쥬 트렌드는 집에서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인스타그램이 일본에서 부상하면서 우치쥬들은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기 위해 고가의 식기 세트, 인테리어 소품, 최신식 스마트 디바이스, 취미생활용품 등을 사기도 한다는 것이다.

일본 마케팅전문지 닛케이MJ에 의하면 2017년에 히트를 한 인기 상품 중 '우치쥬' 관련 제품들이 많았으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변수가 '우치쥬'였다고 한다.

닛케이MJ가 히트상품으로 꼽은 제품 가운데 ▲AI가 탑재된 스피커 ▲닌테도 스위치(2017년 말 기준 180 만 대 판매) ▲'드래곤퀘스트' 게임(300만 개 판매) 등은 집에서 즐기기 위한 제품이었다.

우치쥬들은 기호식품인 커피와 술에 대한 소비도 전문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직접 만들어 마시고 이를 인스타그램 등에 게시하는 경향이다. 인스타그램의 '홈 카페(うちカフェ)'에는 25만 건 이상의 게시물이 존재하는데 이 게시물은 부엌과 방을 커피 전문점처럼 꾸미거나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고 세련된 커피메이커 및 식기를 집에 갖추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식료품 제조업체 UCC우에시마의 오가타 담당자는 코트라 나고야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커피를 단순히 음료수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경향이 컸는데, 최근에는 커피를 마실 때 향기나 원두의 품질 등을 즐기는 것을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방식으로써 소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일본커피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가정용 커피 원두의 구매금액이 2012년부터 지속해서 증가 추세인데, 슈퍼마켓에서의 구매금액은 109% 증가(2016년)했으며 커피전문점에서의 구매금액은 127%로 크게 늘었다. 이러한 변화는 블루마운틴, 코피 루왁 등 고급 원두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일본 술문화연구소에 의하면 4~5년 전부터 집에서 수제 맥주, 사케, 와인 등을 즐기는 일본 여성들이 증가했다. 이들은 술을 마시면서 느낀 만족감을 사진으로 남기고 이를 SNS를 통해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집에서 만족감을 찾는 우치쥬 트렌드는 1인 가구가 보편화되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에선 사회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치쥬의 보편화로 일본에선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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