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마지막 공주의 도장에 새겨진 복잡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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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마지막 공주의 도장에 새겨진 복잡한 사연
  • 김현민
  • 승인 2018.05.0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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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경매에서 2억원 낙찰…5월중 국내 이송 예정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년)는 조선 23대 임금 순조와 순원왕후 사이에서 넷째 딸로 태어났다. 16세에 남녕위(南寧尉) 윤의선(尹宜善)과 결혼했고, 1844년(헌종 10) 5월 24일 헌종의 간택행사에 둘째아기를 배어 무거운 몸으로 참석했다가 급체를 하는 바람에 죽었다.

덕온공주는 조선 왕조에서 왕과 정실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마지막 공주다.

덕온공주가 입었던 의복 중 원삼, 당의, 장옷, 삼회장저고리, 누비저고리 등이 남아 있다. 남편 윤의선의 일가 친척인 윤용구가 공주 부부의 양자로 들어갔다가 그 딸인 윤백영이 물려받아 보관하던 것들이다. 덕온공주의 자적당의는 대한민국 중요민속문화재 1호로 지정됐고, 다른 의복들은 서울시 중요민속자료 211호로 지정되었다. 또 덕온공주가 어린 시절에 착용한 노리개와 화장 도구, 보자기, 필기구 등도 서울시 중요민속자료 제212호로 지정되었다.

 

이번에 덕온공주의 유품 가운데 인장(印章)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지난 4월 18일 미국 경매사인 크리스티 뉴욕(Christie’s New York) 경매에서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의 인장을 낙찰받았다. 문화재청 보도자료엔 덕온공주가 순조의 셋째딸이라고 했지만, 순조의 첫째 공주가 아기 때 죽어 넷째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낙찰가는 19만 달러로 한국돈으로 약 2억원에 해당한다.

‘덕온공주 인장’은 조선 왕조 마지막 공주의 인장이라는 역사적 중요성과 함께, 뛰어난 예술성과 희소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전문가들은 “인장의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해치(獬豸) 모양의 인뉴(印鈕, 도장 손잡이) 조각은 힘이 넘치고 당당하다. 또한, 갈기와 문양까지 세밀하게 표현된 생동감은 이 시기 다른 금속 공예품에서 볼 수 없는 뛰어난 기술적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국내에 있는 조선 왕실 공주의 인장은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단 두 점이 전해지고 있다. 두 점은 숙휘공주(淑徽公主, 1642~1696)와 정명공주(貞明公主, 1603~1685)의 인장이다.

공주 인장은 공주의 존재와 지위를 드러내는 의례용인 동시에 필요시 날인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도장의 면(印面)의 크기는 8.6㎝×8.6㎝이고, 높이는 9.5㎝, 해치 높이는 6.5㎝이다.

 

▲ 덕온공주 인장.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산하 기관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덕온공주 인장’의 미국 크리스티 뉴욕 경매 출품 정보를 지난 2월 초에 입수한 후 현지 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공주 인장이 왕실 재산이므로 환수를 해야하므로, 경매에 참여하는 것을 중지하라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과 법률 검토를 거쳐 덕온공주 인장이 왕실재산인 어보에 포함되지 않는 공주의 개인 도장으로서 매매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매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어보 등 왕실재산으로 판단되는 문화재가 국외로 반출된 경우에는 도난문화재로 간주해 매매가 아닌 기증‧수사 등의 방식으로 환수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결혼한 공주의 소유품은 왕실 유산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환수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공주는 하가(下嫁, 혼인)하면 부마(駙馬, 임금의 사위) 가문의 일원이 되어 외명부(外命婦)에 속하는 왕실 외부인이 되기 때문에 공주에게 속한 일체의 재산이나 물품도 부마 가문의 소유가 된다.

 

경매사 측은 인장을 소장하고 있던 사람은 미국인으로, 1970년대에 구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히 언제 어떻게 한국에서 미국으로 반출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덕온공주 인장은 경매사와의 후속 절차를 진행 후 5월 중순 경에 국내로 이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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