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진신사리 모신 오대산 적멸보궁, 보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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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진신사리 모신 오대산 적멸보궁, 보물 된다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5.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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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법사가 당나라에서 사리 가져와 보관한 한국 불교의 성지

 

강원도 평창 오대산 자락의 월정사(月精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과 함께 각국 정상들의 연이은 방문으로 눈길을 끌었다.

월정사로 가는 길은 입구부터 정겹다. 울창한 전나무 숲 길이 맑은 공기를 뿜어준다. 그 길을 걸으면 속세의 상념이 사라진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경기도 광릉, 변산반도 내소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전나무숲으로 꼽힌다. 이 전나무 숲길에서 드라마 ‘도깨비’를 촬영했다고 한다.

주차장을 지나 석교를 건너면 사찰이 나온다. 동해에서 떠오른 만월(滿月)이 오대산 능선을 타고 올라 월정사를 비추면 고즈넉함이 은은하게 퍼진다. 문수보살이 나타날 것과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월정사는 신라시대 자장(慈藏)법사가 당나라에서 불법을 공부하고 돌아와 643년(선덕여왕 12년)에 오대산이 문수보살(文殊菩薩)이 머무는 성지라고 생각해 지금의 절터에 초가집을 지은 것이 시초다. 자장은 그곳에서 문수보살의 진신(眞身)을 뵙고자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태백산 정암사에서 입적했다.

1307년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중창했고, 1833년에 또다시 불이나 전소되었다가 1844년 다시 지었다. 1951년 1.4후퇴 때 사찰의 대부분이 전소되었으나 1964년 이후 중건해 오늘에 이른다. 문수보살이 머무는 성스러운 이 절은 「조선왕조실록」 등 귀중한 사서를 보관하던 오대산 사고(史庫)가 있었다.

 

▲ 평창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정면)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28호인 ‘월정사 적멸보궁(寂滅寶宮)’을 ‘평창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平昌 五臺山 中臺 寂滅寶宮)’이란 명칭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오대산(五臺山)은 「삼국유사」와 「오대산사적」등의 문헌기록에 의하면 신라 승려 자장(慈藏)이 당나라에서 석가모니의 사리를 가져와 봉안한 후 비석을 세웠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오대산 신앙의 중심지이자 신라 이후 현재까지 법통이 이어져 오고 있는 불교의 성지이다.

‘평창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이 있는 오대산 중대에는 진신사리(眞身舍利, 석가모니 사리) 봉안처와 석비가 함께 있다.

적멸보궁의 건축사적 특징은 내·외부가 이중 건물로 된 불전 건축물이라는 점이다. 정면 3칸·옆면 2칸의 건물 내부에 다시, 정면 3칸·옆면 2칸의 건물이 있다. 이는 국내에서 유례가 없는 독특한 구조로, 내부 건물과 외부 건물이 시대를 달리하여 내부 공간을 확장 또는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와 외부 건물 모두 동일하게 정면 3칸, 옆면 2칸으로 구성되었으며, 외부 건물은 익공식(翼工式), 내부 건물은 다포식(多包式) 건축양식이다. 외부 건물은 조선 후기(19세기)의 보편적인 이익공양식 구조를 보이지만, 내부 건물은 조선 초·중기의 심원사 보광전(1374년, 황해도 황주군), 봉정사 대웅전(국보 제311호, 1435년 중창), 숭례문(국보 제1호, 1448년 중수) 등과 유사한 고식기법을 가지고 있다.

 

* 익공식(翼工式): 창방(기둥머리를 좌우로 연결하는 부재)과 직교하여 보방향으로 새 날개 모양의 부재 ‘익공’이 결구되어 만들어진 공포 형식. 익공을 두 개 사용하면 이익공이라 함

* 다포(多包式): 공포를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배열한 공포 형식

* 고식(古式)기법: 14〜15세기 목조건축물에서 나타나는 부재의 치목수법과 구성형식

 

문화재청은 오대산 적멸보궁이 국내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내·외부 이중구조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내부 건축물은 구조, 장식적인 면에서 조선 전기의 다포식 목조건축 양식을 잘 유지하고 있어 건축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보물로 지정할 것을 에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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