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백조’ 출격시킨 해리스 사령관, 주한미국대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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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백조’ 출격시킨 해리스 사령관, 주한미국대사로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4.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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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서 북한에 핵포기 압박…결렬시 군사적 강경 대응 포석

 

북미 정상회담이 결정된 직후인 지난 3월 15일 해리 해리스(Harry Harris) 미국 태평양사령관이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출석했다.

그는 미 의회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 보유를 통해 한반도를 적화 통일하려 한다”는 자신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미국이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파기한다면 김정은이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며, 그는 승리의 춤을 출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상회담에 대해 “회담 결과에 대해 아주 낙관적으로만 볼수 없다”면서 “정상회담 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군부 내에서도 강경파로 통한다. 올해 말에 전역 예정인 그는 지난 2월 호주 대사로 발령받았지만, 전격적으로 주한미국대사로 부임하게 됐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해리스 사령관의 대사 부임지 교체에 대해 호주에선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호주는 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영미권 국가들이 정보수집활동 동맹을 맺고 있는 ‘다섯개의 눈’(Five Eyes) 국가의 하나로, 미국 국무부에서는 1급지로 통한다. 호주에선 그가 주한대사로 가게 됐다는 뉴스에 미국이 호주를 2등국가로 보는게 아니냐는 비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비난을 감수하며, 의회 청문회 일정까지 잡아 놓은 인물을 전격적으로 한국주재 대사로 파견키로 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호주보다 한국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 2014년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이 서울에서 보국훈장 통일장을 받고 있다. /위키피디아

 

그는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코피전략(bloody nose strategy)에 대해 “그런 계획도 없고,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갈등의 운동 스펙트럼(kinetic spectrum of conflict)에 따라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한다”고 추상적인 말을 했다. 해석 여지를 남긴 표현이긴 하지만, 그의 말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폐기가 가시화되지 않고 갈등이 재현된다면 군사적 조치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빅터 차에 대한 주한미국대사 내정을 철회한 적이 있다. 그때 국내외 언론에서 나온 주된 해석은 빅터 차가 트럼프의 코피 전략을 반대했기 때문에 배제되었다는 것이었다.

해리스는 코피 전략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그런 전략이 있어도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의 태평양사령부는 '죽음의 백조'(swan of death)라 불리는 B-1B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연이어 출격시킨 전례가 있다. 이 폭격기의 출격에 북한은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한 바 있다. 미 태평양사령부가 한반도 상공에 B1-B 폭격기 출격시킨 것은 유사시 북한 전쟁지도부를 제거하기 위해 준비한 일종의 '참수작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간 /위키피디아

그는 미 의회 청문회에서 “김정은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적화통일”이라고 주장하며, “김정은이 핵무기를 보유해 자신의 지위와 체제를 공고히 하려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경계하면서 회담에 착수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CVID) 비핵화를 북한에 요구하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워싱턴 포스트와 CNN등 미국의 유력 언론들은 해리스의 대사 주재지 교체는 CIA 국장 출신의 미국 국무부 내정자 마이크 폼페오의 추천에 의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워싱턴의 대북강경파들이 힘을 얻는 양상이다.

그는 일본계 미국인으로, 1956년 일본 요코스카에서 백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국 군부에서 아시아계로는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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