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추가 금리인상 시사했지만...증권가는 "안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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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추가 금리인상 시사했지만...증권가는 "안 믿어"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9.21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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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기준금리 동결...점도표상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 상향조정
증권가 "금리 동결 가능성 더 높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인하 시점은 더 늦어질 듯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마무리됐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마무리됐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마무리됐다. 시장의 예상대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기준금리는 동결했다.

다만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금리인상 국면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예상 외로 매파적이었던 FOMC 결과에 글로벌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증권가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월 FOMC, 기준금리 동결...점도표상 연내 추가 금리인상 시사 

20일(이하 현지시간) 연준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다. 

투자자들이 좀 더 집중했던 것은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였다. 

점도표 상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5.6%로 6월 전망과 같았으나,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은 5.1%로 6월(4.6%)에 비해 50베이시스포인트(bp) 높아졌다. 

2025년 기준금리 중간값 역시 6월(3.4%)에 비해 50bp 높은 3.9%로 상향 조정됐고, 2026년 전망치는 2.9%로 새롭게 전망됐다. 

점도표 상으로만 보면 연내 0.25%포인트 추가 인상 후 2024년 0.25%포인트씩 두 차례, 혹은 0.5%포인트의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하고, 2025년 1.25%포인트, 2026년에는 1%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높은 수준의 정책 금리가 당초 전망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부분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도 예상보다는 매파적이었다. 

파월 의장은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될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미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 

파월 의장은 "미 경제가 예상 밖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소비 지표가 특히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견조한 경제를 바탕으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점, 그리고 고금리 여건을 장기화할 것임을 시사한 점 등은 미 국채금리를 높였고, 성장주 중심의 하락세를 이끌었다. 지난 밤 미 나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5% 하락세를 보였다. 기술주 비중이 큰 국내 코스피 지수 역시 전일대비 1.2% 하락한 2520선대에 머물고 있다. 

증권가 "금리 동결 가능성 더 높아졌다"

연준은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실제로 금리를 인상할 낮게 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데이터에 기반한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임을 재차 밝힌 점이 그 이유로 꼽히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예측이 아닌 대응을 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향후 시장 역시 데이터 민감도가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성명서에서 눈높이가 다소 낮아진 고용시장의 쿨다운이 얼마나 빨리 진행될 지 여부와 근원소비, 근원 물가 흐름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시점에서 보면 유가 상승 및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는 근원 소비 둔화 요인이고, 주거비 둔화 또한 뚜렷해 근원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연준 역시 경제전망을 통해 근원 PCE 물가 전망을 6월 3.9%에서 9월 3.7%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연준 인사들 역시 물가 둔화 추세를 전망하고 있음을 뜻한다. 

물가 둔화 추세가 뚜렷하다면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진행할 명분 또한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설명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상에서도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71.6%로, 하루 전(70.1%)에 비해 소폭 더 올랐다. 12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53.4%로 하루 전(59.2%)에 비하면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이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단기재정증권(T-bill) 3개월물과 6개월물 구간 역시 5.5%에서 크게 변화가 없었는데 이 역시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파월 의장은 데이터에 기반할 것임을 강조했지만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인하 시점 지연

중요한 점은 금리 동결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날 연준은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월 1.0%에서 이번에는 2.1%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2024년 전망치가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으나 이 역시도 6월 1.1%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된 1.5%로 수정 전망됐다. 고금리 현상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미 경제의 침체 진입을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업률 전망치 또한 하향 조정됐다. 올해 실업률은 6월 4.1%에서 3.8%로, 2024년 실업률 전망치는 6월 4.5%에서 9월에는 4.1%로 각각 하향조정됐다. 

박 연구위원은 "견조한 노동시장과 경기 흐름이 유지된다면 미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며 "11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나 분명한 것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금리인하로 전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는 한 마디로 '인하 기대는 접어라'로 요약할 수 있다"며 "미국의 연방금리 인하 시점 지연 기대로 국내 통화정책 기대 또한 내년 상반기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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