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도표 수치 변화 여부가 관건
고유가 따른 인플레이션 관련 파월 의장 발언도 주목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번 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 사실상 확실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도표 상향 혹은 하향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임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보다는 내년과 2025년의 점도표 평균값 변화 여부, 그리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주목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9월 FOMC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99%...관건은 점도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99%로 보고 있다. 사실상 기준금리 동결을 확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미 증시는 이번주 들어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경우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에는 0.07%의 상승세로, 19일에는 0.2%의 하락세에 그쳐 FOMC를 앞두고 제한적 흐름을 보였다.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그만큼 짙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관망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이번 FOMC에서 업데이트될 점도표다. 사실상 투자자들의 관심은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 여부와 2024년 금리인하 폭으로 좁혀지고 있는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점도표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6월 FOMC 당시 제시된 점도표에서는 올해 기준금리 중간값이 5.6%였고, 2024년과 2025년은 각각 4.6%, 3.4%였다.
연준 위원들이 전망하는 기준금리, 즉 점도표 상 수치가 변화할 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강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전망하는 위원수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추가 인상을 전망하는 위원수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6월 이후 근원 물가지표 둔화와 고용지표 쿨다운에 연준 내부적으로 추가 인상에 대한 이견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6월에는 18명 위원 중 12명이 5.75% 이상의 기준금리를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줄곧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경제지표가 발표되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명분도 줄어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중간값이 5.6%로 6월과 같은 수준으로 발표된다 하더라도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6월 점도표와 동일하게 올해 금리 수준이 5.6%로 유지되어 점도표상 변화가 없더라도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남겨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11월 FOMC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29.2%로 반영하고 있으며,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보다 더 높은 40.1%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기준금리 중간값에 변화가 없더라도, 여전히 11월 이후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을 수 있음을 뜻한다.
2024년 점도표는 더욱 중요...금리인하 폭 줄어들 수 있어
2024년과 2025년 점도표 중간값 변화 여부는 더욱 중요하다.
특히 2024년 기준금리 전망치의 경우 중간값(4.6%)에 위치한 단 한 명의 위원이라도 전망치를 높이면 중간값이 상향조정되는 상황이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고, 이것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2024년 전망치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가의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2024년 기준금리 전망치는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중간값 기준 2024년 금리인하 폭은 기존 100베이시스포인트(bp)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6월 점도표를 기준으로 보면 연내 기준금리 중간값은 5.6%, 2024년 기준금리 중간값은 4.6%로, 금리가 100bp 낮아질 것을 예상했으나, 2024년 기준금리 중간값이 상향조정될 경우 금리인하 폭은 100bp 미만으로 줄어들게 되는 것. 이는 내년 본격적인 금리인하를 기대한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줄 수 있다.
장기 기준금리 전망치가 상향조정되면 중립금리 논의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 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인 금리 수준을 일컫는다. 앞서 8월 말 열린 잭슨홀 미팅 당시 파월 의장은 중립금리 상향조정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다만 장기 기준금리 전망치 상향 조정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립금리 이슈가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이 경우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달러는 재차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김 연구원은 "2024년 점도표를 상향할 경우 시장에서는 중립금리 상승 가능성을 경계할 것이고, 이는 증시 하락과 달러 강세 압력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 기자회견도 관건...에너지 관련 발언에 주목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대한 관심도도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제 3대 유종, 즉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북해 브렌트유, 중동 두바이유의 가격이 일제히 배럴당 90달러를 상향 돌파했다. 이것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재차 높일 가능성과 관련한 파월 의장의 발언이 있을 지 여부가 관건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 90달러대 상향돌파로 인한 에너지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기자회견에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코어 물가가 아닌 헤드라인 물가 상승에 대한 코멘트 변화 여부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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