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매력적인 지방, 소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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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 매력적인 지방, 소멸되지 않는다”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4.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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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정보원 보고서…지방 소멸, 출산율 저하 해법으로 주목

 

일본 건설관료로 출발해 이와테 현지사, 총무대신을 역임한 마스다 히로야(増田寛也)가 2014년에 펴낸 「지방소멸」이라는 책이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본에서 20만부 이상 판매되며 최대 베스트셀러 경제서가 되었고,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을 설문조사해 선정하는 ‘2015 신서대상’을 수상했다.

마스다 히로야는 저서 「지방소멸」에서 향후 30년 이내에 대도시만 생존하는 극점사회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의 인구감소 추세대로라면 일본의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인 896개가 소멸한다는 연구 결과로, 일본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어 일본과 우리나라의 유사성에 대한 비교 자료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마스다가 주장한 지방소멸이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것인가.

이 주제에 관해 한국고용정보원의 이상호 부연구원이 마스다의 접근 방법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현상을 대입해 보았다. 그 방법을 통해 2016년에 발표한 보고서가 「한국지방소멸에 관한 7가지 분석」이다.

 

▲ /한국고용정보원

 

결론적으로 이상호 연구원은 “현재의 속도라면 한국이 가는 길은 결코 일본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한국이 지방소멸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상호 연구원은 지방을 “젊은 여성들이 살기 좋은 매력적인 사회”로 만들 것을 주장했다. 지방에서 젊은 여성의 유출을 방지하고 유입시키는 정책을 도입해야 인구가 늘고 소멸을 막을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지방에 내려가길 꺼려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면 어떻게 여성으로 하여금 지방에 살게할수 있을까. 우선 인프라 측면에서 여성들이 누릴수 있는 문화와 여가 시설, 결혼후 살기 좋은 주거환경, 자녀를 낳고 키우기 좋은 양육과 교육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고 이 연구원은 주장한다.

무엇보다 젊은 여성에게 매력적인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이 기준은 산업단지를 유치하거나 도시 및 산업 재생 과정에서 방향성을 선정하고 보조금과 일자리 사업의 편승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장이 공공근로를 늘려 고용률을 높이기보다는 젊은 여성 인구를 늘리기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중앙정부도 지방 정책을 집행할 때 소멸 위험도에 따라 지역을 유형화하고 자원의 규모와 내용을 달리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게 이상호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의 연구 결과는 아주 추상적이고 불가능해 보인다. 마늘 농사밖에 지을게 없는 경북 의성군에 어떻게 젊은 여성들이 시집와 살도록 교육시설과 주거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도회지 여성에게 무슨 일자리를 주어 시골로 내려가게 할수 있을까.

구체적인 해답을 찾는데는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문제 해결에 앞서 문제 의식이 우선되어야 한다. ‘젊은 여성이 살기 좋은 지방을 만들자’는 이 심플한 원리를 구체화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이 들지 모른다. 하지만 수백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대도시 가정의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은 실정을 감안하면 충분히 방향 전환을 해볼만한 일이다.

 

▲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원의 이같은 근거는 한국의 지방소멸에 관한 7가지 분석을 토대로 한다. 그 7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 2016년 65세 이상 고령인구와 20-39세 여성인구의 비율이 역전됨

지난 11년 동안 65세 이상 고령인구와 20-39세 여성인구 비율은 거의 1:1로 감소하였다. 이 같은 비율변화는 일본의 16년, 미국의 21년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이다.

②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지역들은 이미 79개에 달함

20-39세 여성인구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자체는 2004년 6개에서 2014년 77개로 증가하였다. 이런 현상을 수치지도로 확인해 보면 지리적으로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③ 20-39세 여성인구 비중의 지역간 격차는 증가

고령인구의 분포는 전국적으로 큰 변동이 없었지만, 젊은 여성인구의 분포는 지역간 격차가 확대되어 왔다.

④ 소멸위험에 처한 지역들은 어디일까?

20-39세 여성인구 비중이 10%미만(77개)인 지역들의 분포는 수도권과 지방광역대도시 세력이 약한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소멸위험 지역들의 포위망은 점점 확장될 것이다.

⑤ 젊은 여성에게 매력적인 지역들은 어떤 곳일까?

젊은 여성들이 모여들고 있는 곳은 대부분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세력권의 신도시들이다.

⑥ 젊은 여성이 집중된 서울권의 출산율이 가장 낮음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젊은 층들이 ‘블랙홀’과 같이 흡수되고 있지만, 대도시의 높은 생활비와 일자리에서의 경쟁 탓으로 더욱 더 자녀를 낳기 어려운 실정이다.

⑦ 젊은 여성인구 비중이 증가할수록 고용률도 높음

소멸위험 지역의 고용률이 높은 이유는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고령자들 때문이며 이런 지역을 제외할 경우 여성 인구유입(출)은 고용률을 증가(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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