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시장 변곡점 됐던 1분기 영향력에 준할 것"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엔비디아가 월가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상당히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켰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5월 1분기 실적을 발표할 당시에도 예상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시장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던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또한 1분기에 못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어 주목된다.
엔비디아 어닝서프라이즈...시간외 거래 급등
23일(이하 미 동부시각) 장을 마감한 직후 엔비디아가 내놓은 실적은 놀라웠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2분기(5~7월) 135억1000달러의 매출과 주당 2.70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매출 112억2000만달러, 주당 순이익 2.09달러)를 훌적 뛰어넘는 것이다. 전분기와 비교하더라도 매출은 88% 이상 상승했다. 2분기 순이익은 전년대비 9배 수준에 달한다.
여기에 3분기 매출 전망 또한 160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이 역시 월가 예상치(126억1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해 "많은 분석가들이 엔비디아가 내년까지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 전망에 대해 월가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 모두 원활하게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당초 분석가들은 엔비디아의 AI칩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최소 50% 가량 초과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같은 불균형이 향후 몇 분기 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번 2분기 실적과 3분기 전망을 통해 이같은 수요가 둔화될 조짐이 아직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 또한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있긴 했지만, 예상을 훌적 뛰어넘는 엔비디아의 전망은 생산 또한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에 대한 우려 요인 중 하나인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서도 엔비디아 측은 큰 영향이 없다고 밝히며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재무 총괄은 "2분기의 중국 매출이 엔비디아 전체의 약 20~25% 가량을 차지한다"며 "미국의 대중 수출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고, 현재의 규제가 의도한 결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제품 수요를 고려할 때 추가적인 수출 금지 조치가 시행된다 하더라도 재무 실적에는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곧바로 환호했다. 이미 올 들어 230% 급등한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 때 9% 이상 오르며 500달러대에 진입했다.
"이번에도 증시 영향력 클 듯"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글로벌 주식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경우 지난 5월 1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으로 주식시장의 변곡점을 만든 바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곡점을 만들었던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71억5000만달러였는데, 이보다 34억달러 많은 110억달러 가이던스(54% 상향)를 제시했고, 이번 실적에서는 이를 25억달러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이번 실적에서도 엔비디아가 제시한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60억달러인데, 이는 시장의 컨센서스(126억달러)보다 34억달러 더 높다는 것.
황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 서프라이즈는 5월 말 실적발표 이후 미국 증시 변곡점을 형성했을 당시 영향력에 준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나스닥 선물은 한 때 2.6% 급등하기도 했다. 선물 시장이 2% 이상 오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월가의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상승 흐름이 전체적인 기술주의 동반 강세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내놓고 있다.
마켓워치는 "엔비디아는 AI 붐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음을 증명했지만, 이것이 전체 기술 부문이 그 뒤를 따를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나머지 기술주들도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의존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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