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과연 누가 더 절박한가...「머니백」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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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과연 누가 더 절박한가...「머니백」리뷰
  • 김이나 에디터
  • 승인 2018.04.16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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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 캐릭터가 돋보이는 블랙코미디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이나 칼럼니스트] 영화가 끝나도 자리를 뜨지 못하는 때가 종종 있다. 감동의 쓰나미로 얼굴이 눈물 범벅이라 추스리기 위한 시간이 필요할 때. 마블 매니아들에게 필수 체크 포인트인 ‘쿠키 영상’을 보기 위해 머뭇거릴 때. 아님 복선이 너무 많거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라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중에도 머리가 복잡해서 ‘거 참 그래서 어떻게 됬다는 거야’ 하며 복기를 해야 할 때.

영화 “머니백”이 위의 세 경우 중 하나에 해당된다는 말이냐고? 전혀 관계 없다. 그래서 영화를 폄하하는 거냐고? 아니다. 혹사당한 머리가 쉴 수 있는, 어설픈 신파로 감정선을 건드리지 않는 영화. 한마디로 무척 재미있는 영화다.

 

▲ 영화 "머니백" 포스터

영화는 엄마의 수술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준생 민재가 욕을 하며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집 보증금을 빼도 부족한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불법 도박장. 운 좋게(?) 잭팟을 터뜨리지만 사채업자 똘마니에게 보증금마저 다 뺏긴다. 선량한 시민과 깡패라. 좋은 놈 하나. 나쁜 놈 하나 등장? 결국 좋은 놈이 나쁜 놈을 물리친다는 권선징악? 그런 생각을 할 즈음 등장하는 불법 하우스 도박장의 형사. 비리 형사도 등장하는 군. 좋은 놈 하나 나쁜 놈 하나 더하기 이상한 놈 하나.

그러더니 이제 여러 명의 이상한 놈들이 등장한다. 앤티크 수집이 취미인 사채업자, 존대말로 보좌관을 깔아뭉개는 국회의원, 늙고 겁 많은 킬러.  

영화는 말하자면 이상한 놈들끼리 돈가방을 뺏고 뺏기는 추격전 영화다. 여기에 총이 거들어 준다. 주연은 돈이고 총이 거들어 주는데 이 둘이 절묘하게 돌고 돌아가며 재미를 더해준다.

알고보면 상대적으로 성실히(?) 자기 일을 완수한 택배기사와 똘마니는 어설프게 서로 피터지게 싸우다 초반에 아웃되고, 더욱 절박한 다섯이 끝까지 물고 물리는 싸움을 지속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누가 돈을 훔쳤을까’ 말하자면 ‘누가 범인이냐’를 찾는 영화인지 궁금하신가?  ‘범인은 이 안에 있다’ 거나 ‘범인은 범죄 현장에 다시 나타난다’ 혹은 ’절름발이가 범인이다’ 같은 추리 영화의 닳고 닳은 명제를 기억하고 있는 분들에겐 시시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단지 ‘주인이 누군가’를 가려내면 되는 영화다. 

 

▲ 어설픈 킬러 연기가 돋보인 이경영 / 스틸 컷

 

불법도박, 불법대부업으로 검은 돈을 끌어 모은 사채업자가 주인일까 사채업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으려던 국회의원이 주인일까 아니면 “나도 좀 먹고 살자”는 늙고 겁 많은 킬러가 주인일까. 범죄에 관련된 돈은 무주공산이니 불쌍한 효자 민재에게 주어버리면 뭐 어때.

이대로라면 좋은 놈이 이긴 거로 끝? 설마.

정당한 노동의 댓가가 아닌 돈을 탐내는 것. 이 역시 정의로운 것은 아니란 것.

감독은 민재를 시궁창 같은 금전 만능 세상의 나락으로 떨어 뜨린다.

이상한 놈들의 세상으로.

 

► 잠깐만요

영화는 자고로 가슴 뭉클한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과 영화에서 삶의 지표를 찾고자 하는 분들은 보지 말 것. 2시간 동안의 웃음과 재미는 보장. 15세 관람가인데 욕설과 자극적 장면은 아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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