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발목 잡힌 러시아, 서방 군사행동에 무기력

미국 추가제재에 루블화·주가 급락…군사적 대응 어려운 실정 김현민l승인2018.04.1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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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를 공격하겠다고 예고했을 때 레바논 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군이 공습한다면, 미사일이 요격당할 것이고, 발사 원점도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시리아에 군사 공격을 할 경우 러시아와의 전면전을 초래할 위험이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14일 미국과 영국, 프랑스 3국이 합동으로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장과 연구소를 공습했을 때 러시아는 요격미사일을 한발도 쏘지 않았다. 자신들의 기지를 포격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러시아의 입장에서 알아사드의 시리아 정부군이 내전에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미국과 군사적 대결을 벌일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군과 교전이 벌어진다면 러시아 경제가 위태롭다는 점이다.

 

▲ /자료=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등 서방의 경제제재는 올해로 4년째다. 2014년 러시아군의 크리미아반도 점령 이후 제재는 심화되었다. 올들어서는 영국의 이중스파이 살해사건과 시리아 사태등 미국과 러시아의 충독을 격화되었고, 미국은 지난 5일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를 발표했다.

그후 러시아 루블화는 1주일만에 달러화에 대해 10,8%, 유로에 대해 12.1% 폭락했다. 통화가치가 주저앉는다는 것은 그나라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러시아 증시의 주가도 1주일 사이에 13% 폭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러시아 시장을 떠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뉴욕과 유럽 증시도 가라앉겠지만, 러시아의 타격은 더 클 것이 분명하다.

지난 6일 루블화 환율은 1달러당 57.83에서 64.06으로 치솟았다.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이 러시아 Otkritie Broker사 담당자와 인터뷰를 한 결과, 미국이 추가 제재를 할 경우 루블화 환율은 1달러당 75~8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통화가치가 20~30% 폭락할 경우 금융시스템의 붕괴현상이 발생할수 있다.

그런 경우는 20년전인 1998년에도 있었다. 러시아가 국채를 발행하려는데 서방의 투자자들이 사주지 않는 바람에 모라토리엄(채무유예)을 선언한 적이 있다. 당시 루블화는 급격하게 붕괴되었고,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를 잡기 위해 금리를 하늘높은줄 모르게 인상해야만 했다.

지금 러시아 경제는 위태롭다. 서방의 자본가들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금융시장이 주저앉고, 그 여파로 경제가 악화할 소지가 크다.

러시아는 시리아에 대한 군사 지원 외에도 크림반도 사태, 이중 스파이 문제 등으로 곳곳에서 서방세계와 부딪치며 신냉전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는 굳이 시리아에서 긴장을 고조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 /자료=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미국과 유럽등 서방의 경제 제재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내수기업 활성화와 중국등 아시아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프로젝트 투자 및 수출입에 있어 아시아 국가, 특히 중국과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극동지역 유통망 프로젝트인 '프리모레-1', '프리모레-2'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에게 하얼빈과 블라디보스톡을 연결하는 철도 프로젝트를 발주한 것들이 이런 맥락이다.


김현민  op@o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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