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시리아 공습에 불참한 이유…나치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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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시리아 공습에 불참한 이유…나치의 악몽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4.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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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책엔 ‘점쟎은 무시’ 추구…군사행동 기피하지만 무기는 팔아

 

독일이 14일 단행한 미국·영국·프랑스 연합군의 시리아 공습에 빠졌다. 이탈리아도 불참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 주도의 시리아 공격에 앞서 12일(현지시간) “ 시리아를 상대로 군사적인 공격을 벌이지 않겠다”면서 "독일은 동맹국을 도울 준비가 돼 있지만, 독일군은 군사적인 행동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군사적인 행동을 한다면 독일은 비군사적으로 도울 방법을 찾을 것"이라 했지만, 어떤 지원을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메르켈은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들이 외교적 수단 이외의 단계를 밟아 나간다면, 지원할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유엔 보리에서 러시아가 반대해 유엔 차원의 시리아 공격 결의가 무산된바 있다. 게다가 메르켈은 알아사드의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 여부도 명확하게 규명할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러시아의 눈치를 본 것이다.

 

▲ 1993년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파병된 독일군 /위키피디아

 

워싱턴 포스트지에 따르면 독일은 2차 대전 이후 군사행동에 개입하는 것을 꺼려다. 독일군의 해외 파병은 의회의 동의를 얻도록 되어 있다. 독일은 연합군의 전투기의 급유는 물론 IS에 대한 연합군 공격에 정찰기조차 파견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독일정부는 군사 행동 이외의 분야에서 지원하겠다고만 밝혔다.

이탈리아도 이번 연합 공습에 빠진 것도 독일과 같은 비슷한 이유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2차 대전을 일으켜 패전한 국가다. 지금 독일은 EU라는 경제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프랑스등 옛 연합국 세력과 경제활동을 함께 하고, NATO 회원국이다.

독일은 특히 중동사태에 군사적 개입을 극히 기피한다. 나치 시절의 독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독일은 중동문제에 대해 ‘점잖은 무시’(benign neglect) 정책을 의도적으로 채택해왔다고 한다.

중동 국가에 무기는 판다. 2011년 독일은 사우디에 12억4,000만 유로 어치의 독일제 탱크를 팔았다. 이듬해엔 카타르에 18억9,000만 유로 규모의 야포, 탱크 등 군수물자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독일이 서방 연합군의 군사 행동에 빠지려는 것은 2차 대전의 주범이라는 인식, 독일군이 투입될 경우 당사국들의 경계감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일본군이 아시아 분쟁에 군사적 개입을 할 경우 주변국의 반발이 증폭되는 것과 비슷한 케이스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전쟁, 보스니아 내전에는 독일군이 출병했다. 유럽의 공동 이해가 걸려 있거나 나치의 기억이 없는 지역이다.

독일은 분쟁국에 대한 군사 행동에는 참여를 기피하지만, 경제적 지원과 제제에는 서방진영과 공조하고 있다. 특히 EU 회원국인 그리스 파산시 구제금융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독일은 또 2차 대전 때 연합군의 또다른 일원인 러시아의 눈치도 본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에 관심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동방의 러시아, 서방의 프랑스와 맞닿아 있는 지정학적 요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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