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5대은행 체제 깰 '메기'로…정부, 진입 장벽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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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5대은행 체제 깰 '메기'로…정부, 진입 장벽 낮춘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7.05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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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시중은행으로 전환 추진
은행권, 신규 인가도 상시 개방
민간 고정금리 확대 위해 규제 개선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대구은행이 새롭게 시중은행으로 거듭난다. 1992년 이후 31년여 만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은행 경쟁 촉진 방안의 일환이다.

금융위원회는 5일 은행권 경쟁 촉진 및 구조개선방안으로 은행권에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촉진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들의 고금리 이자장사를 지적한 이후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NH농협)은 전 은행권 대출의 63.5%, 예금의 74.1%를 점유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은행이 역대 최대 이자수익을 거두게 된 것은 코로나 사태, 저금리 등으로 대규모 대출이 늘어나게 되면서 은행이 과점력을 활용해 높은 예대금리차를 책정했기 때문"이라면서 "경쟁을 촉진해 은행업권의 과점력과 예대금리차를 줄여 과점이윤을 감소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추진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 등 기존 금융회사의 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금융회사가 전환을 신청하면 금융당국은 전환 요건 충족 여부를 심사해 전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현행 은행법은 자본금, 지분구조 등을 전환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자본금 요건은 1000억원 이상으로 지방은행의 250억원보다 기준이 높다. 또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지분 보유 한도도 맞춰야 한다. 시중은행의 산업자본 지분보유 한도는 4%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대구은행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 DGB금융의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8.78%), OK저축은행(8.0%), 우리사주(3.95%) 등으로 금산분리 요건에 저촉되지 않는다. 또 시중은행 10%, 지방은행 15%로 돼 있는 동일인 주식 보유 한도도 비켜나 있다.

금융당국 역시 같은 판단이다. 김 부위원장은 "대구은행은 자본금 요건을 충족했다"며 "추가적으로 사업계획이 얼마나 타당한지, 지배구조 이슈가 없는지 등을 자세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이르면 연내 이뤄질 전망이다. 은행 인가에 소요되는 시간은 법적으로 90일 가량이다. 대구은행이 올 3분기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하면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을 때 올해 안으로 인가가 날 가능성이 크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서울이 아닌 지역에 본점을 둔 첫 번째 시중은행이 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면서 지역 기반의 상생 금융 실천을 중점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다. 또한 시중은행 전환 후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지역 사회의 자금 유통 역할을 수행한다는 청사진이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경우 조달 금리 역시 하락해 지역민 및 지역 기업 등의 대출금리가 감소해 지역 금융소비자의 금리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다양한 플레이어가 나와야 한다"면서 "금융위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규제 개선 나선 정부

금융위는 지방은행 규제 개선을 통해 시중은행과 경쟁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현재 지방은행 60%, 시중은행 45%인 중소기업 대출 비율을 모두 50%로 일원화한다. 아울러 외은지점의 원화예대율 규제를 개선해 기업대출 공급여력을 12조2000억원 가량 증가시켜 기업의 대출선택권 확대와 금리 인하를 도모한다. 

저축은행간 인수합병 범위를 확대하는 등 저축은행 영업규제 합리화도 나선다. 구조조정 목적이거나 비수도권 저축은행의 경우 영업구역 제한없이 4개사까지 인수(합병의 경우 영업구역 4개까지)를 허용해 저축은행 인수합병을 촉진한다. 

금융위는 또한 증권사 등 비은행권의 지급결제 업무 확대 및 허용도 지속적으로 검토한다. 이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공동대출 활성화, 혁신금융서비스 적극 활용, 핀테크 등 정보통신기술(IT) 기업의 금융업무 수행범위 확대, 예대금리차 공시나 대환대출 인프라 등을 통한 기존 금융회사간 대출·예금 금리 경쟁을 촉진하기로 했다. 

고정금리 상품 확대

금융위는 고정금리 확대 등 금리체계 개편에도 나선다.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 시 차주 부담이 확대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주담대 비중(추정치)은 지난해 말 기준 순수고정 25.7%, 혼합 20.9%, 변동형 56.0%다. 이마저도 정책모기지를 제외하면 순수고정 대출 비중은 2.5%로 크게 낮아진다.

금융위는 고정금리 등 금리변동이 작은 대출상품을 활성화해 차주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 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다. 은행이 자체 고정금리 주담대를 공급할 수 있는 유인체계를 구축한다. 고정금리·분할상환 목표비중 관리기준을 장기·고정금리 대출 확대로 변경하고 변동금리 대출실적을 차등예보료에 반영하는 등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중은행이 변동성이 작은 코픽스와 연동한 신용대출상품 출시 및 취급도 확대할 수 있도록 한다. 시중은행은 올해 하반기 신잔액코픽스 연동 신용대출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3분기 신한·우리·광주·부산은행이, 4분기 농협·기업·국민은행·카카오뱅크가 신상품을 선보인다. 

대출금리 산정체계의 일관성과 합리성 확보를 위해 금융당국은 은행별 자체 금리산정 점검 시 대출금리 조정 속도의 일관성과 조정 폭의 합리성을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대출금리 내 가산금리 구성 항목의 과대계상 여부 등 산정과 운영 체계의 합리적 산정 여부를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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