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격차, 빠르게 좁혀져…통상압력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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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술격차, 빠르게 좁혀져…통상압력의 배경
  • 김현민
  • 승인 2018.04.0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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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학·기술 부분서 지배력 약화” 우려…R&D서 중국, 미국에 근접

 

미국과 중국 사이에 본격적인 무역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에 지적재산권 침해를 거론하고 있고, 이 대목에선 일본과 EU도 미국에 동조하는 양상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이 미국 기업들의 기술이전을 강요하기 위해 차별적인 승인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며 WTO에 제소했다. 중국은 자국내 시장은 폐쇄하고 미국의 기술을 이전받으려고 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 지적재산권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미국-중국 사이의 기술 격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미국 기술을 따라잡으면 미국의 세계 지배력이 약화될 것을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

 

▲ /자료: 미국 경제정책연구소(CEPR)

 

미국 상무부 산하 국립과학재단(NSF: National Science Foundation)에서 지난 1월 자료가 하나 유출되었다. 미 행정부와 의회 사이에 예산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정부 기관 일부에 업무정지가 빚어지면서 실수로 발생한 일이었다.

그 자료에 미국으로선 치명적인 내용이 드러났다. 바로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급격하게 좁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료에는 “과학과 기술 부문에서 미국의 세계 지배력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 다른 나라, 특히 중국이 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제시되어 있었다.

아직은 미국이 중국을 앞서고 있다. 2017년의 경우 과학과 기술부분에 대한 미국의 투자액이 4,960억 달러로, 중국의 4,080억 달러보다 많은 수준이다.

NSC의 상위기관인 미국 과학위원회(NCB: National Science Board)의 마리아 주버(Maria Zuber) 위원장은 자료 유출후 낸 설명자료에서 “일정 영역에서 미국의 지도적 위치가 위축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추세는 미국의 경제, 노동시장에 충격을 주고, 국가안보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자료: KISTEP, 도이체방크

 

한편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당 간부회의 연설에서 인공지능(AI)를 비롯해 중요한 선진기술을 중요한 테마로 설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중국 지도부의 이같은 방침은 중국 경제가 산업부분의 과잉 설비에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지만, 높은 성장의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토대로서 기술력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의 R&D 투자액은 2000년 이래 매년 평균 18% 증가해온 반면에 미국은 그 기간에 연평균 4% 늘어났다. 전세계 R&D 투자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인데, 중국은 21%로 미국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특히 중국은 벤처 기업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신기술로 기업을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NSF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벤처 투자액은 2013년 30억 달러에서 2016년 340억 달러로 늘어났다. 3년 사이에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전세계 벤처 투자액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같은 기간에 5%에서 27%로 늘어났다.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굴지의 IT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이같은 금전적 지원에다 만리장벽(Great Firewall)이라 불리는 중국 정부의 보호주의 속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으며, 이는 미국 IT 기업에 위협적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CEPR: Center for Economic and Policy Research)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기술 격차는 급격히 좁혀지고 있지만, 미국과 인도 사이의 기술격차는 완만하게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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