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삼성-퀄컴-구글 연대… 확전 XR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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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vs 삼성-퀄컴-구글 연대… 확전 XR 전쟁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6.07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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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XR기기 시장
애플 'MR 헤드셋' 공개
삼성, 연내 XR 기기 공개 기대
소비자 만족 여부는 미지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속 주인공이 혼합현실 기기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영화 포스터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혼합현실(MR·가상+증강현실) 기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애플이 9년 만에 새로운 혼합현실 헤드셋 '애플 비전 프로'를 선보였다. 메타에 이어 애플도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그동안 침체됐던 메타버스 시장에 다시금 활기가 감돌고 있다. 동시에 삼성전자와 퀄컴, 구글 연대도 조만간 확장현실(XR) 기기를 내놓을 것으로 보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5일(현지시각)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연례행사인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를 열고 비전 프로를 발표했다. MR 헤드셋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친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이다. 사용자가 현실 세계 및 주변 사람들과 단절 없이 가상세계와 상호작용 하도록 고안된 기술이다. 애플 비전 프로는 2014년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나온 야심작이다. 1000명이 넘는 개발자가 7년간 비전 프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이 지난 6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애플 MR 헤드셋 특징은

애플은 이번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공간 컴퓨팅'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은 컴퓨팅 방식에 있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라면서 "맥이 개인용 컴퓨터,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애플 비전 프로는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이게 됐다"고 발표했다. 

기존 가상현실(VR) 헤드셋과 가장 큰 차이는 컨트롤러가 없다는 점이다. 손과 눈, 목소리만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애플 최초로 3D 카메라가 눈동자를 인식해 이용자가 원하는 곳을 바라보면 원하는 앱을 가리킬 수 있고, 손가락 두 개를 맞닿게 하면 아이콘을 선택할 수 잇다. 목소리를 높여 말하면 텍스트가 입력된다. 

또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채택해 두 개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공간 음향 기술을 통해 어느 공간에서도 영상 콘텐츠나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했다. 이용자가 기기 몰입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 제품과 차별점이다. '아이 사이트' 기술을 통해 디스플레이 투명도를 조절해 렌즈를 쓴 채 외부 환경을 확인할 수도 있다. 

기존 애플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와 연동되고 통합된 점도 강점이다. 페이스타임으로 화상 전화 및 회의가 가능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프로그램과 사진편집 프로그램도 활용할 수 있다. 애플 맥북 화면을 비전 프로에 불러오거나 클라우드 사진 보관함에 접속해 사진과 영상을 실물 크기로 볼 수도 있다. 

하드웨어는 애플이 자체 제작한 칩 M2와 이번 MR 헤드셋을 위해 개발한 R1칩을 탑재했다. R1 칩은 카메라 12개, 센서 5개, 마이크 6개가 수집한 정보를 처리해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구현했다. 눈 한 번 깜빡이는 시간보다 8배 빠른 12밀리초 안에 새로운 이미지를 화면에 띄워 헤드셋을 사용할 때 느끼는 어지러움을 줄였다. 아울러 새로운 홍채 인식 보안 인증 시스템인 옵틱ID도 적용했다. 

애플 MR 헤드셋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진정한 도약"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동시에 무겁고 어지럽다는 평도 있다. 특히 개인이 쉽게 접근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은 단점이라는 지적이다. 

애플 MR은 유선으로 연결된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며 사용 시간은 최대 2시간 정도다. 배터리를 쓰지 않을 경우 전원을 연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비전 프로 가격은 3499달러(약 457만원)부터 시작하며 내년 초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메타가 지난 2일 공개한 신제품 '퀘스트3'의 499달러(약 65만원)보다 7배 가량 빘다. 

월가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골드만삭스는 "MR 산업은 지금까지 대체로 실망스러웠다"며 "애플 MR 매출은 애플 연간 매출의 5%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MR 시장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낮은 시장점유율을 감안할 때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 열린 'CES 2023'에서 한 참관자가 XR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1월 열린 'CES 2023'에서 한 참관자가 XR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XR 디바이스' 연내 나오나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이 협력해 준비 중인 XR 디바이스가 이르면 연내 출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협업은 구글이 OS(운영체제), 퀄컴이 칩셋, 삼성전자가 디바이스를 샌상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실제 사이머 사마트 구글 제품 관리 담당 부사장은 최근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행사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와 XR 영역에서 새로운 안드로이 협력을 해 기쁘다"며 "연내 추가로 공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부품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XR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OLED 기업 이매진을 29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1인치 안팎의 작은 크기에 초고해상도를 구현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이매진이 보유한 '다이렉트 패터닝' 기술은 XR과 가상현실(VR) 구현이 필수적이다. 현존하는 OLED보다 낮은 전력에서 더 높은 휘도(화면 밝기)를 제공해 IT기기 수명은 늘리고 부피는 줄이는 장점이 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XR 기기는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매진의 기술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XR 관련 사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 탕정 A2 라인에 마이크로 OLED 파일럿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삼성전기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와 XR 기기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과 MLCC 등 XR 사업에 필수 부품을 생산 중이다. 

다만 XR 시장을 바라보는 전망은 다소 갈린다. 

김성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형 IT 기업의 XR 시장 신규 진입에 따라 시장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하드웨어 측면에서 초소형, 고해상도 구현을 가능하게 할 마이크로 OLED, XR 기기 고성능화에 따른 센서 및 내·외부 카메라, 연성회로기판(FPCB) 시장 확대 등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반면 일가에선 XR의 실현을 위해선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XR 실현을 위해선 AR, VR을 가능하게 하는 컴퓨터 칩과 네트워킹 칩, 홀로그래픽 파장 가이드 그리고 현실 세계를 감지하기 위한 센서와 배터리, 스피커 등을 모두 XR 디바이스에 넣어야 하는데 XR 기술의 완전한 구현을 위해서 많은 관련 기술의 도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XR이 가능하기 위해선 '통신속도'가 전제돼야 한다. 단적으로 현재 증강현실(AR) 이용에 필요한 전송속도는 10Mbps다. 현재 지하철 무선랜 서비스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58.50Mbps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공공장소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5~6명밖에 이용하지 못한다. XR이 가능하게 하려면 더 빠른 통신 속도 기반 시설이 마련돼야 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XR 디바이스는 보급형이라기보다는 개발용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만약 연내 XR 기기가 나온다고 해도 기대하는 혁신 수준을 만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용어해설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실제 현실 공간 위에 가상 정보를 겹쳐 보여주는 것으로 실제 세계를 증강한다는 의미다. 이는 사용자의 시야를 완전 차단해 오로지 가상으로 만들어진 세계만 보이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과 다른 개념이다. 증강현실의 대표적 예는 게임 '포겟몬 고'를 꼽을 수 있다. 

혼합현실(MR, Mixed Reality)은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접목한 것으로 가상과 현실을 연결해 다채로운 새로운 가상환경을 만들어낸다. 대표적으로 걸그룹 '에스파'는 혼합현실을 이용해 아바타 멤버와 실존 인물 멤버 8명으로 구성된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그리고 혼합현실 기술을 망라하는 초실감형 기술 및 서비스를 말한다. 현실과 가상 간 상호작용이 더욱 강화된 현실 공간에 배치된 가상의 물체를 손으로 만지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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