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구독' 판 커진다…맞춤 건강식부터 초저가 도시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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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구독' 판 커진다…맞춤 건강식부터 초저가 도시락까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6.07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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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가정간편식·건강식 등 '맞춤형' 식품 구독 확대
2030 편의점 구독 이용자도 급증…"도시락 저렴하게"
소비자는 편의성·가성비↑·기업은 충성고객·고정수익 확보
사진=롯데웰푸드 푸드몰 웹페이지 캡처.
사진=롯데웰푸드 푸드몰 웹페이지 캡처.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외식 물가, 먹거리 물가 등의 지속적인 상승세로 인해 '식품 구독'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식품 구독 서비스는 월정액을 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특정 상품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정기적으로 식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업계는 이같은 서비스를 통해 '맞춤형'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는 한편 충성고객과 고정 수입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월간과자’와 ‘월간밥상’을 대표 구독 서비스로 선보이고 있다. 월간과자는 제과업계 최초로 선보인 구독 콘텐츠로, 매월 달라지는 주제에 맞춰 스낵, 비스킷, 초코 등 다양한 과자를 구성해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2020년 6월 론칭된 월간과자는 이달 출시 3주년을 맞았으며 누적 구독자 수 8만여 명을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론칭한 월간밥상은 가정간편식(HMR) 큐레이션 서비스로 롯데웰푸드 ‘Chefood(쉐푸드)’ 브랜드 제품 등을 포함해 계절과 주제에 맞춰 구성된 간편식 꾸러미가 제공된다. 해당 서비스들의 구독료는 낱개 제품을 구매하는 것 보다 경제적이라는 설명이다.

롯데웰푸드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D2C(Direct to Customer) 전략을 확대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월간과자와 월간밥상에 이어 빵 구독 ‘월간생빵’도 선보인 바 있다. 또 롯데웰푸드 구독 서비스는 현대카드 2층 구독, SKT T우주, NH농협카드 농카구독 등 외부 구독 플랫폼과 결합해 판매채널을 확대 중이다.

최근 롯데웰푸드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월간' 시리즈의 구독자 늘리기에도 힘쓰고 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구성의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충성도 강화를 꾀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월간과자는 지난달 온라인 클래스 구독 플랫폼 '클래스101'과 손잡고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며, 월간밥상은 여행 전문 브랜드 ‘여행이지’와 손잡고 구독자에게 추첨을 통해 보드게임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전개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의 카테고리 확장을 이어 나가며,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색다른 구독 서비스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워홈 캘리스랩 부스에서 셰프가 구독자에게 건강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아워홈
아워홈 캘리스랩 부스에서 셰프가 구독자에게 건강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아워홈

아워홈은 지난달 개인별 건강 맞춤 정기구독서비스 'KALIS lab(캘리스랩)'을 론칭했다. 캘리스랩은 건강 진단 데이터와 라이프로그(Lifelog, 일상생활 디지털 기록)를 기반으로 한 구독형 개인 맞춤 헬스케어 프로그램이다. 월 1회 구독 신청으로 4주간 개인별 맞춤 식단과 함께 다양한 건강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다. 

캘리스랩에서 제공하는 건강 식단은 칼로리를 낮춘 500kcal 이하 식사(Kilocalorie control)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동∙식물성 단백질 27g 이상으로 채워진 식사(Amino control), 당류, 나트륨, 포화지방을 조절하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사(Low-sugar, Low-sodium, Fat control), 바이탈 강화(Improving vital) 총 4가지 조건 하에 설계됐다. 각 영문 앞 글자를 따서 서비스명이 지어졌다.

개인 맞춤형 식단과 함께 인바디, 혈압, 스트레스 및 혈관 측정 등 건강 진단 결과를 기반으로 전문 임상영양사의 1:1 영양 컨설팅이 진행되며 주기적인 신체 계측 및 건강 개선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전용 어플리케이션과 카카오채널을 통한 상담까지 토탈 서비스를 제공해 지속 가능한 건강 관리를 돕는다는 방침이다. 본격적인 론칭에 앞서 아워홈은 지난 4월부터 마곡 본사에 캘리스랩 건강 부스를 도입하고 시범 운영을 해왔다. 

아워홈 관계자는 “초개인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구내식당 역시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캘리스랩을 도입했다”며 “본사를 시작으로 전국 구내식당 등 B2B 채널을 중심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모델이 GS25에서 '혜자로운집밥' 에그함박 도시락을 들고 있다. 사진=GS리테일
모델이 GS25에서 '혜자로운집밥' 시리즈 에그함박 도시락을 들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외식 물가 부담으로 편의점에서 한 끼를 해결하는 2030세대는 최근 편의점 구독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GS25의 구독서비스인 '우리동네GS클럽한끼' 가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1.3% 증가했다.

CU의 구독서비스 이용 건수도 지난해에는 전년과 비교해 119% 늘었으며 올해 1∼5월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2.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에서도 올해 1∼5월 구독서비스 이용 건수가 지난해 동기보다 2배씩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편의점업계의 구독 서비스는 월 이용료를 내면 특정 상품을 정해진 횟수만큼 20∼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19년 GS25가 처음 선보인 이후 경쟁업체들도 관련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편의점 구독 서비스 수요 급증은 최근 가파르게 오른 외식 물가와 무관치 않다. 실제로 간편식과 디저트, 생수, 베이커리, 음료 등으로 구성된 GS25 클럽한끼의 매출 상위 품목을 보면 '혜자로운집밥' 시리즈를 비롯한 도시락이 1∼3위를 차지했다. 

CU에서도 구독서비스를 통한 도시락 구매 비중이 13%로 가장 컸고, 이어 커피(10.2%), 우유(9.0%), 삼각김밥(8.3%), 컵라면(7.5%) 순으로 나타났다. 삼각김밥과 컵라면 역시 식사 대용 간편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구독서비스 전체 구매 상품 3개 가운데 1개가 끼니와 관련된 셈이다.

특히 편의점 구독 서비스 이용 고객 중 2030세대의 비중이 앞도적으로 높은 점이 눈에 띈다. GS25 클럽한끼의 경우 이용 고객의 70.4%가 2030세대였고, CU도 20대(33.8%)와 30대(36.4%) 이용 비율이 70.2% 수준이다.

이마트24에서는 지난달 1∼24일 기준 30대의 도시락·김밥·주먹밥류 구독서비스 이용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17% 증가했다.

한편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3(2020=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했다. 이는 2021년 10월(3.2%) 이후로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나 먹거리 물가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의 먹거리 지표인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의 세부 품목 112개 중 27.7%인 31개는 물가 상승률이 10%를 웃돌았다. 5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6.9% 상승했으며 통계청이 조사하는 39개 외식 품목 모두가 전년 동기 대비 가격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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