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비상등 켜진 中 청년 실업률, 올 7~8월 23%넘어 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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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비상등 켜진 中 청년 실업률, 올 7~8월 23%넘어 설 듯
  • 베이징=박신희 특파원
  • 승인 2023.06.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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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 대졸자 노동시장 본격 합류...청년 실업률 가파른 상승 전망
중앙 지방정부, 국유기업 동원한 전방위 청년 실업 정책 시행
대졸자, 노점상 속출..."노점 장려는 고용창출 미봉책 불과" 비판도
재학생 신분 유지 위해 상급학교 진학이나 졸업유예 선택 증가
박신희 특파원
박신희 특파원

[베이징=박신희 특파원] 중국 대학교 졸업 시즌이 시작됐다. 올해는 약 1158만 명의 중국 대학 졸업생이 배출될 예정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대학교 졸업자 규모는 청년 실업률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16.7%에서 올해 1월 17.3%, 2월 18.1%, 3월 19.6%까지 점차 증가해 지난 4월에는 20.4%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청년 실업률은 18.4%로 4월에 비해 조금 떨어졌지만 대졸자가 노동시장에 본격 합류하는 7월 이후 청년 실업률은 23%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채용을 잠정 중단했거나 연기한 기업과 정부기관의 정규 채용이 진행되면서 올해 하반기 청년 실업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즈롄자오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졸 졸업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대졸 구직자에 대한 구인 제안율이 47.5%로 평균치보다 2.9%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나서 하반기 청년 실업률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 하반기 1158만 명에 이르는 중국 대학 졸업생이 취업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이에 중국은 올 하반기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대학 졸업식장 모습. 사진=바이두 캡처
올 하반기 1158만 명에 이르는 중국 대학 졸업생이 취업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이에 중국은 올 하반기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대학 졸업식장 모습. 사진=바이두 캡처

일자리 창출 여력 큰 업종 및 기업에 정책 지원 확대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완화에도 기대만큼 청년 실업률 상승 곡선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청년 달래기에 나섰다.

국무원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서 “중국 전체 대졸자 수가 1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취업 문제가 매우 중요해졌다”며 “대졸자의 취업을 우선순위에 두며, 국가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와 원금 상환 기한 연장 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무원은 대학 졸업자 등 중점 구직 인력을 채용한 기업에 대해서 사회보험 보조금 등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청년 인원을 안정적으로 고용한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 장려, 창업과 관련한 담보 대출, 이자 할인, 보증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각종 기업, 기관, 사회단체 등을 동원해 100만개 이상의 취업 견습생을 모집키로 했으며 견습생에겐 기본생활비, 개인 상해 보험비 등을 지급하기로 했다.

중국 국유기업도 청년 실업률 해소에 동원된다. 중국 국유기업은 임금 성과 연동 시스템으로 인해 임금 총액이 정해져 있어 채용 규모가 한정되어 있는데,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 관계 부처의 동의 하에 직원 증감 현황과 기존 직원 임금 수준 등을 고려하여 올해 채용 인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방 정부도 적극적인 청년 취업 활동을 진행중이다. 중국 허난성 당국은 지난 달 30일부터 오는 8월 말까지 대졸자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100일 캠페인을 펼친다.

허난성 당국은 "모든 미취업 졸업생과 최소 세 차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최소 세 차례 구직 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며, 취업 기회를 세 차례씩 추천하라"고 지시하고 “허난성 교육당국은 아울러 대학 지도자들에게 졸업생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최소 100명의 고용주를 만나라”고 독려했다. 

중국 장쑤성 당국은 대졸자 농촌취업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데, 해마다 적어도 2000명의 대졸자를 농촌으로 보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국 정부의 노점 규제 완화는 저소득층의 생계 보장과 취업난에 직면한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조치다. 대졸자들이 노점규제 완화에 따라 노점을 차리고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중국 정부의 노점 규제 완화는 저소득층의 생계 보장과 취업난에 직면한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조치다. 대졸자들이 노점규제 완화에 따라 노점을 차리고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中 대졸자들 "취직안되니 노점상이라도"

중국 도시들은 도시 미관과 환경 위생 관리를 이유로 그동안 노점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광둥성 선전시가 오는 9월부터 노점 허용 지역을 지정, 운영하기로 했다. 상하이시는 지난달 각 구의 보행자 구역과 식당가 앞 공간 등 지정 장소에서 노점 영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하는 등 중국 지방 정부의 노점 완화 조치가 확대중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노점 규제 완화는 저소득층의 생계 보장과 취업난에 직면한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조치로 풀이한다.

실제로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중국 개혁 개방 초창기에 노점에서 성공한 기업가들을 롤 모델로 삼으며 노점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노점이 정기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고 대학 졸업자 등 젊은 층이 평생 직업으로 삼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점 장려는 고용 창출의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의 대졸 구직자들이 생산직보다 일반 사무직을 선호하고 일반 사무직의 경우 고학력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한 만큼 노점이 장기적으로 대졸 청년 구직자들을 흡수하기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중국 SNS에는 취업을 못해 노점을 하고 있다는 청년들의 영상이 넘쳐난다. 

최근 SNS에 중국 우한에 사는 25살 란유원 씨가 대학졸업 후 다니던 회사가 폐업한 후 석 달 동안 새 직장을 찾지 못해 결국 생계를 위해 거리에 주먹밥을 팔러 나섰다가 노점 단속반에 쫓겨 다니다 온종일 고작 1개밖에 못 팔았다며 주저앉아 서럽게 울먹이는 영상이 1억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중국 청년들의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취업난 때문에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상급학교에 진학하거나 졸업유예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다.

중국 언론매체 중궈칭녠바오가 2,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3.1%가 졸업유예자가 늘고 있다고 응답했다.

중국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2022년 전국 대학원생 수는 2021년 대비 5.61% 증가한 124만 2,500명이었으며 현재 재학생 수는 2021년 대비 9.64% 증가한 365만 3,600명으로 대학원의 재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중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청년 일자리도 일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높아진 중국 청년들의 학력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요구 수준을 받아줄 질 높은 일자리의 대량 창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중국 청년들의 취업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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