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한섬·LF도 눈독…'니치 향수'로 맞붙는 패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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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한섬·LF도 눈독…'니치 향수'로 맞붙는 패션업계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6.05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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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럭셔리' 트렌드에 급부상…향수 시장 비중 90% 차지
신세계인터·한섬·LF 등 브랜드 발굴·편집숍 확대나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최근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한 프랑스 니치 향수 힐리(왼쪽)와 이탈리아 브랜드 쿨티(오른쪽) 제품 이미지.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국내 주요 패션업체들이 '니치 향수'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독 수입·판매 브랜드를 늘리고 전문 편집숍 등을 오픈하며 경쟁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니치 향수는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향수를 뜻한다. 니치 향수는 천연향료를 주로 사용하고 소량 생산되기 때문에 가격이 10만원대에서 시작해 100만원을 넘기기도 한다. 

최근 국내 향수 시장은 고가의 니치 향수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소확행, 스몰럭셔리(작은 사치)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가격대는 높지만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며 니치 향수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2019년 6000억원에서 2021년 7067억원 규모로 늘었다. 이 중 니치 향수 비중은 약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업계는 이같은 국내 니치 향수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규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관련 사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달 프랑스 니치 향수 힐리(Heeley)와 이탈리아 브랜드 쿨티(Culti)의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브랜드 라인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메모파리, 에르메스 등을 포함해 총 10개 향수 브랜드를 확보하게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일찍이 스웨덴의 바이레도, 이탈리아의 산타 마리아 노벨라 등 글로벌 인기 니치 향수 브랜드 라인업 구축에 힘써왔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 2017년 국내 판권을 인수한 프랑스의 향수 브랜드 '딥티크'의 경우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코스메틱부문 매출은 전년비 16.8% 증가했다. 사측은 니치향수 브랜드의 인기가 좋은 실적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수입 화장품 매출 중 니치 향수 비중은 80% 이상을 차지하며, 구매 고객 연령층은 MZ세대가 전체의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구매율이 화장품에 비해 훨씬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 니치 향수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규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확보해 제2의 '딥티크' 같은 인기 브랜드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어 7월에는 쿨티(Culti)를 론칭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관계자는 "힐리와 쿨티의 국내 론칭 소식에 벌써부터 고객들의 매장 문의가 쇄도할 만큼 관심이 높다"면서 "니치향수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떠올릴 수 있도록 차별화된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며 입지를 굳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이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현재 5개의 자체 브랜드 와 8개의 수입브랜드를 통한 코스메틱 사업을 전개중"이라며 "최근 2030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니치향수 브랜드들의 기여도가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리퀴드 퍼퓸바 플래그십 매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리퀴드 퍼퓸바 플래그십 매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지난해 2월 프랑스 향수 유통업체 '디퍼런트 래티튜드'와 향수 편집숍인 '리퀴드 퍼퓸 바'의 한국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향수 시장에 진출했다. 

리퀴드 퍼퓸 바는 지난 2013년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 론칭된 향수 편집숍으로 소량 생산되는 니치 향수를 전문 취급한다. 프랑스 향수 유통·수출 전문가인 다비드 프로사드와 유명 공병(空甁) 디자이너 필립 디 메오가 공동 창업했다. 한섬은 국내에서 리퀴드 퍼퓸 바를 통해 어비어스, 비디케이, 레짐데플뢰르 등의 니치 향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한섬은 지난해 5월 리퀴드 퍼퓸 바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더현대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청담 플래그십 매장 등을 운영 중이다.

[참고사진] 불리 '레 자뎅 프랑세 컬렉션'.JPG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 '레 자뎅 프랑세 컬렉션'. 사진=LF

LF는 2016년부터 수입·판매해온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이하 불리)'에 이어 지난해 상반기 국내 론칭한 프랑스 니치 향수 전문 편집숍 브랜드 '조보이'를 중심으로 니치 향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LF에 따르면 니치 향수 시장의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불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2021년 대비 2022년) 약 50% 증가했다. 일반적인 알코올 베이스와는 달리 고유의 향이 변질되지 않도록 고안된 ‘워터 베이스’ 향수로 국내 차별화된 입지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불리는 2019년 5년만의 신제품 컬렉션인 ‘레 자뎅 프랑세 컬렉션’을 국내 출시했다. LF는 지난해 불리의 신규 매장을 6곳 늘리는 등 유통망 확대에도 꾸준히 힘쓴다는 방침이다.

‘조보이’는 국내에서 만나보기 어려웠던 파리 현지의 인기 니치 향수들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를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조보이는 지난해 말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첫 번째 단독 매장을 오픈했으며 해당 매장에서는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한 1:1 프라이빗 컨설팅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니치 향수는 가격대보다 희소성과 독특함이 중요한 요소이기에 MZ세대 소비자들은 더욱 생소하고 희귀한 브랜드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업계는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에서 인기있는 브랜드의 현지 유통을 확대하면서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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