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여성 "천안문 시위 주역 왕단에게 성추행 당해"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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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여성 "천안문 시위 주역 왕단에게 성추행 당해" 주장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6.0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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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단 "완전 거짓말" 전면 부인
타이완 정치권 출신 여성이 왕단에게 9년전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왕단은 1989년 6월 4일 천안문 시위 주역중 한 사람이다.   사진=중앙통신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타이완(臺灣)의 한 여성이 중국의 6·4 천안문 시위를 주도했던 왕단(王丹)에게 9년 전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했다. 

타이완 정치권에서 활동했던 리위안쥔(李援軍)이 2일 페이스북에  "9년을 참아온 끝에 왕단의 성폭행 미수 행위를 고발하기로 했다"며 "2014년 미국에 머물 당시 그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했다고 타이완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왕단의 초청으로 그해 6월 6일 뉴욕을 방문했고 그가 잡아준 호텔 객실에 투숙했다"며 "함께 있던 왕단의 보좌관이 떠난 뒤 객실에 단둘이 있게 되자 왕단이 강제로 입을 맞추고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완강하게 저항해 그의 성폭행 시도는 미수에 그쳤지만 미국에 머물던 일주일 동안 그로부터 지속해서 성희롱 농담 등에 시달렸다"며 왕단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또 "왕단과 정치적 우호 관계인 타이완 독립을 지향하는 인사들과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엄격하게 심사해 동맹할 사람을 가려내야 한다"며 "정치적 입장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왕단이 남에게 상처를 준 행위를 묵인한다면 함께 오염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타이완 독립과 민진당을 진심으로 지지하지만 그와 명확한 선을 긋지 않는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단은 즉각 페이스북에 반박 글을 올려 "그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면 부인했다.

그는 "6·4 천안문 사태 34주년을 앞둔 시점에 이런 글을 올린 것만으로도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미 설명된 것"이라며 "바쁜 일이 많아서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오늘 천안문 사태 추모 기념관이 뉴욕에서 문을 열었다"며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1989년 천안문 사태 당시 베이징대 역사학과 학생이었던 왕단은 시위를 주도하다 반혁명선동죄와 정부전복음모죄 등으로 두 차례에 걸쳐 7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치료 목적으로 가석방됐다.

이후 미국으로 망명,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09년부터 타이완 대학들에서 교편을 잡았다. 2017년 미국으로 돌아간 뒤 타이완을 오가며 중국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촉구하는 집회와 모임을 주도해왔다.

최근 타이완 민진당 여성 당원들이 잇따라 왕단에게 성희롱을 당했으며 이런 사실을 당 간부들에게 알렸으나 묵살당하거나 처신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2차 가해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진상 조사를 벌인 민진당은 연루된 당 간부들을 징계했으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당주석은 당의 대응 부실을 공개 사과한 뒤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민당 등 야당이 민진당의 고의 은폐 의혹을 제기, 공세를 강화하며 이 문제는 내년 1월 치러지는 타이안 총통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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