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매물' 쌓였는데 해외 브랜드 줄줄이 韓상륙…버거 시장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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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매물' 쌓였는데 해외 브랜드 줄줄이 韓상륙…버거 시장 지각변동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6.02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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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장에 쌓인 버거 매물…주인 찾기 난항
높은 몸값에 '협상 결렬' 반복
'프리미엄 버거' 인기에 글로벌 브랜드 국내 진출은 가속화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파이브가이즈 강남'이 이달 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사진=한화갤러리아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주인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등 국내 버거시장을 이끌었던 기업들이 매물로 쌓여가는 가운데 해외 유명 버거 프랜차이즈들의 한국 상륙이 이어지면서 '버거시장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추진했던 동원그룹은 지난달 공식적으로 인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 및 로열티 등에서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맥도날드가 내놓은 매각가는 5000억원 수준인 반면 동원 측은 2000억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16년에도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매일유업-칼라일 컨소시엄이 인수를 검토했으나 가격 문제로 인해 매각 협상이 불발됐다. 

버거킹은 지난 2021년 11월 M&A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가 1년 여간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매각 철회를 결정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버거킹을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당시 버거킹 몸값으로 약 1조원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다 매장' 타이틀을 보유한 맘스터치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해 연내 매각을 목표로 맘스터치 매각 작업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최근 도넛 전문점 노티드 운영사인 GFFG가 수제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 매각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업계는 계속해서 등장하는 '버거 매물'들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높은 몸값에 있다고 풀이한다. 국내 버거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하며 성장 잠재력은 떨어진 반면 매물로 나온 업체들이 여전히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우 국내 운영이나 로열티에 대한 부담도 떠안아야 하는 만큼 매력도가 떨어진다.

올해 유일하게 새로운 주인을 찾은 버거 업체는 KFC다. KFC를 운영했던 KG그룹의 당초 매각 희망가는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4월 오케스트라PE에  KFC코리아 지분 100%를 550억원에 넘겼다.

'프리미엄 버거' 시장은 활황

슈퍼두퍼 홍대점 대기 고객 이미지. 사진=bhc그룹
슈퍼두퍼 홍대점 대기 고객 이미지. 사진=bhc그룹

M&A 시장 내 '햄버거 매물'이 쌓이는 한편 글로벌 버거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진출은 계속되고 있다. 버거 시장은 포화 상태에 달했으나, 새로운 경험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 소비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기존 가성비 버거와는 구별되는 '프리미엄 버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bhc그룹은 지난 해 11월 샌프란시스코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의 글로벌 1호 매장을 강남에 선보인 데 이어 지난 4월 말 홍대에 2호 매장을 오픈했다. bhc그룹에 따르면 슈퍼두퍼 강남점에서는 오픈 2주 만에 약 2만개의 버거 메뉴가 판매됐으며, 홍대점의 경우 오픈 5일 만에 5000여개의 버거 메뉴가 팔림과 동시에 약 1만 여 명의 고객이 방문했다.

bhc그룹은 올 상반기 내에 슈퍼두퍼의 추가 출점을 통해 고객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파이브가이즈가 이달 론칭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인앤아웃까지 서울 강남구에서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며 '미국 3대 버거'가 모두 국내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3대 버거로는 인앤아웃, 파이브가이즈와 2016년 SPC그룹이 국내에 들여온 쉐이크쉑이 꼽힌다. 

파이브가이즈는 한화갤러리아를 통해 이달 말 강남역과 신논현 사이에 국내 첫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의 본격적인 운영을 위해 지난달 1일 지분 100%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설립했다. 파이브가이즈는 해외 사업 전개 시 해당 국가에 운영 전문 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지난 3월 인적 분할을 통해 독립경영 체제가 된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를 신호탄으로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파이브가이즈 국내 유치를 주도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지난달 홍콩 내 파이브가이즈 매장에 방문해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현지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파이브가이즈 본사와 장기간 협업을 해왔다”면서 “국내 고객들에게 오리지널 파이브가이즈의 맛과 서비스를 100%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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