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베이지북 '고용·물가 둔화···금융여건 약간 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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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베이지북 '고용·물가 둔화···금융여건 약간 긴축'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6.0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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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고위인사들, 6월 금리동결지지
미 연준은 31일(현지시간) 발표한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4월과 5월초 경제 활동은 전반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진단했다. 고용과 인플레이션은 일부 둔화 조짐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사진=로이터/연합
미 연준은 31일(현지시간) 발표한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4월과 5월초 경제 활동은 전반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진단했다. 고용과 인플레이션은 일부 둔화 조짐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사진=로이터/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경기 평가에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용이 증가했으나 이전보다 증가 속도가 느려졌고 물가 상승폭도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미 연준은 31일(현지시간) 발표한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4월과 5월초 경제 활동은 전반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진단했다. 고용과 인플레이션은 일부 둔화 조짐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중순부터 이달 22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이번 베이지북은 6월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보고서는 "관할 구역들에서 대체로 향후 경제활동의 확대를 예상하기는 했지만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다소 악화했다"고 전했다.

연준은 "4개 지역은 경제활동이 약간 증가했고 6개 지역은 변화가 없었으며 2개 지역은 약간 보통 속도로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대부분 추가적인 확장세를 예상했으나 향후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는 다소 악화됐다.

소비자 지출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꾸준하거나 더 증가했다고 봤다. 많은 지역에서 물가는 보통 속도로 올랐지만 물가 상승폭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대부분의 지역이 향후 몇 달 동안 비슷한 속도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물가가 견조한 수요와 비용 증가로 계속 오르지만 몇몇 지역에서는 이전 보고서보다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가장 정확한 물가지표로 여기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4월 4.7% 올라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한 것은 물론 연준 목표치(2%)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상업용 건설 및 부동산 활동은 대체로 감소했고 사무실 부문은 계속 취약한 상태를 유지했다.

금융 여건과 관련해서 "대부분 지역에서 안정적이거나 약간 긴축됐다"고 연준은 평가했다. 중소 규모 지역은행 붕괴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금융 여건은 "안정적이거나 다소 더 긴축적인 상태"라고 베이지북은 밝혔다.

특히 여러 지역에서 "소비자 대출 연체가 증가했"며 "이는 팬데믹 이전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봤다.

고용 증가세는 약간 둔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보고서 내용은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고용시장도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경제지표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실업률은 3.4%로 54년 만의 최저치 타이기록을 세웠고 이날 발표한 4월 구인 건수는 다시 1000만 건을 돌파했다.

연준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용이 증가했지만 이전 보고보다 느린 속도"라며 "전반적으로 고용시장은 계속 강하고 다양한 기술 수준과 산업에서 직원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보고했다"고 언급했다.

설, 운송, 금융 분야는 고용 시장이 일부 냉각돼서 직원을 구하기가 더 용이해졌다고 강조했다. 임금은 지난 보고서와 비슷하게 완만하게 상승했다.

이번 베이지북 발표에 따라 6월에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준 고위 인사들의 공개 발언도 잇따랐다. 이들은 금리인상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쉬어가는 것이라며 추후 인상 재개의 여지도 열어뒀다.

당초 6월 금리 동결을 예상하던 시장에서 이러한 지표들을 근거로 11연속 금리인상 쪽으로 다소 기울어진 상태였다.

베이지북 발표와 동시에 나온 연준 고위인사들의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 언급은 이러한 시장의 예상을 다시 누그러뜨렸다.

차기 연준 부의장에 지명된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금융 부문 정책 과제에 관한 연례 콘퍼런스에서 6월 기준금리를 종전과 똑같이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제퍼슨 이사는 "다음 회의에서 정책 금리를 유지한다는 결정이 나오더라도 우리가 이미 최종 금리에 도달했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면서 동결이 아니라 금리인상을 건너뛴다(skip)는 용어를 사용했다.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이날 "난 분명히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건너뛰는 것을 고려하는 진영에 있다"고 말했다.

제퍼슨 이사와 하커 총재는 최종 결정 전까지 최신 경제 지표를 면밀히 관찰하겠다는 단서도 달았다.

제퍼슨 이사는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고 특히 근원 서비스 물가 등에서는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커 총재는 금요일 발표하는 5월 고용 지표가 "내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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