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대감에 반도체株 연일 신고가 경신…'8만전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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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대감에 반도체株 연일 신고가 경신…'8만전자' 가능할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5.3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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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수 유입되며 '7만전자'와 '11만닉스' 돌파해
글로벌 주도 테마는 인공지능…반도체 주가 상승 이끌어
"2차전지주에서 반도체주로 수급 이동 현상 지속될 지 관심"
현재 단기 주가 급등 수준 부담 의견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을 계기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7만전자'를 회복하고 SK하이닉스 역시 '11만닉스'를 돌파하는 등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추세다. 

30일 오후 3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6% 오른 7만2100원을 기록했다. 최근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0.92% 오른 11만200원에 거래 중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날 장중 11만3400원까지 오르며 전날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도체 훈풍을 앞서서 이끈 것은 엔비디아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2분기(5~7월) 매출 가이던스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108~112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연일 6%대 상승률을 보였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엔비디아의 재고 일수가 209일에 달했고, 모든 파운드리들이 가이던스를 하향해 시장에서는 그동안 반도체 섹터의 AI 기대감이 과도하다고 우려해왔다"며 "그러나 이번 어닝 시즌을 지나며 AI 수요는 시장 기대 이상으로 더 강력한데, 반도체 섹터에서 관련 수혜는 사실상 엔비디아가 홀로 독식 중이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컨센서스가 강력하게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오히려 지금이라도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회사가 상저하고의 실적을 시사한 점을 고려하면 컨센서스는 상향될 가능성이 높고, 밸류에이션 부담은 더욱 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26일(현지시간) 엔비디아에 이어 반도체 설계 기업인 마블테크놀로지 역시 주가가 32.42% 올랐다. 같은 날 엔비디아는 2.54%, AMD는 5.55%, 마이크론은 6.21%, AMAT은 4.29% 오르는 등 반도체 관련 종목군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 지수는 이달 초 2862.44에서 이날 3188.75로 326.31포인트(11.40%) 올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지난 26일에만 각각 5379억원, 4387억원 쓸어담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에 증권사들도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하이투자증권은 기존 8만4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렸고, 유안타증권은 8만2000원에서 9만원으로 목표가를 상향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초 6만6000원선에서 이날 7만2000원선까지 올랐다. 자료=한국거래소
증권사들은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8만원 후반에서 9만원까지 상향했다. 자료=각 사

시장에서는 반도체가 2차전지에 이어 시장을 주도하는 테마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마블테크 등 미국 증시에서 AI 관련주들이 실적 기대감으로 동반 강세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 국내 반도체주들에게 호재로 작용 중"이라며 "이번 주에도 주식시장에서 그간 주도주였던 2차전지주에서 반도체주로 수급 이동 현상이 지속될 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엔비디아 실적 서프라이즈 이후 글로벌 주도 테마는 AI가 됐고, 지난주 외국인 수급이 집중된 업종은 반도체"라며 "반도체는 업황이 바닥을 통과 중인 가운데 AI 테마와 외국인 수급을 바탕으로 추세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메모리가 AI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큰 방향은 돌아섰지만, D램은 재고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가격이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며 "메모리 수요의 증가율은 구조적으로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가스라이팅에 취해 무작정 자본적지출(Capex)을 늘리는 식의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AI 서버 투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서버 총 수요는 감소 중"이라며 "고용량 DDR5의 수요 증가가 긍정적이지만, D램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DDR4 수요는 더욱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D램 가격 하락률 둔화, 고객 재고 정상화, 공급업체 재고 피크아웃 등으로 2분기 후반~3분기 초반을 지나며 반도체 업종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한다"면서도 "고용량 DDR5의 출하 비중이 아직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재의 단기 주가 급등은 부담이고,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 속에서 단기 주가 되돌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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