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메뉴 추천부터 품질 검증까지"…유통업계 'AI 활용'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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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메뉴 추천부터 품질 검증까지"…유통업계 'AI 활용' 커진다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5.30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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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AI 활용 범위 확대
챗봇이 알려준 트렌드 맞춰 상품 기획·출시
AI 분석 통한 맞춤형 제품 제조·품질 선별까지
SPC삼립의 '피그인더가든'이 챗GPT를 활용한 샐러드 신제품을 출시했다. 사진-=SPC삼립
SPC삼립의 '피그인더가든'이 챗GPT를 활용한 샐러드 신제품을 출시했다. 사진-=SPC삼립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챗GPT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센 가운데, 유통업계도 AI 활용 범위를 넓히며 관련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AI를 활용해  ‘초(超) 개인화’ 트렌드에 걸맞는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고 제품 품질 향상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최근 트렌드 알려줘"…AI 추천 제품 출시 이어져

그간 유통업계에서 AI 기술은 물류 시스템의 효율성 증대나 알고리즘을 통한 제품 추천 서비스 등에 활용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품의 레시피, 디자인, 상품명 등 상품 기획 전과정에 AI가 개입한 신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SPC삼립은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을 통해 챗GPT를 활용한 샐러드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신제품은 챗GPT를 통해 최근 트렌드와 샐러드를 먹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상황에 맞춰서 수많은 질문을 주고받은 결과를 반영했다.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MZ세대들이 좋아하는 샐러드 형태를 알려줘’, ‘최근 샐러드 트렌드가 반영된 레시피를 알려줘’, ‘MZ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토핑을 알려줘’ 등의 질문에 챗GPT는 최근 대두되는 건강식 트렌드를 바탕으로 단백질 토핑을 강조했으며 곡물(쿠스쿠스, 퀴노아, 오트밀), 닭가슴살, 메추리알, 새우 등을 추천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SPC삼립은 챗GPT가 추천한 토핑을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SPC삼립 브랜딩 담당자는 “건강과 재미를 모두 챙기는 헬시플레저들을 위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챗GPT’를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브랜드 가치를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과 브랜딩 활동을 통해 즐거운 브랜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GS25가 선보인 아숙업레몬스파클하이볼 제품 이미지. 사진=GS리테일
GS25가 선보인 아숙업레몬스파클하이볼 제품 이미지. 사진=GS리테일

이에 앞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 17일 세계 최초로 챗GPT 기반 AI가 만든 주류를 선보인 바 있다. 신제품은 주류 제조사 부루구루와 손잡고 만든 캔 하이볼 ‘아숙업 레몬스파클 하이볼’이다.

이번 아숙업 레몬스파클 하이볼은 업스테이지의 인공지능 챗봇인 ‘AskUp(애칭 아숙업)’과 대화해 만들어졌다. 챗GPT(chat GPT) 기반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AskUp’은 질문을 입력하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답해주는 대화형 메신저다.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대화할 수 있다.

챗봇 AskUp에게 ‘맛있는 하이볼 레시피를 알려줘’, ‘하이볼 이름을 추천해 줘’, ‘당도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가격은 얼마로 출시하는 게 좋을까’ 등을 물어본 결과 AskUp은 레시피와 더불어 맛, 네이밍, 하이볼 캔의 디자인, 구체적인 사양까지 추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제품이 출시됐다.

GS25는 해당 제품이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트렌드에 맞춘 제품인 만큼 술과 같은 소비재 시장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혁신적 제품으로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디지털 기술에 가장 친숙한 2030세대가 주로 소비하는 하이볼 분류에 AI가 만든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주효할 것이라는 GS25의 판단이 이번 상품 출시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GS25는 이를 시작으로 다른 차별화 상품까지 AI 기술 응용을 검토하는 한편, 단순 소매점의 기능을 뛰어 새로운 고객 경험과 가치를 제고하는 소매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한구종 GS리테일 음용기획팀 차장은 “21세기 주류MD는 이런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GS25가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소매 놀이터 같은 플랫폼 역할을 하는 데에 앞으로도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AI 정밀 분석 통한 제품 차별화·품질 향상

아모레퍼시픽 톤워크
아모레퍼시픽 맞춤형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톤워크' 제품 이미지.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AI기술 기반의 맞춤형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를 이달 공식 론칭했다. 초 개인화 트렌드에 맞춰 정밀한 분석을 통한 최적화 제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론칭된 브랜드 ‘톤워크(TONEWORK)’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컬러 진단 알고리즘으로 정밀하게 얼굴 색상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로봇이 주문 즉시 제조한 제품을 선보인다. 전 세계인의 피부 톤을 연구해 설계한 150가지 색상에 개인의 기호에 따라 2가지 제형(글로우, 세미 매트)과 2가지 제품 타입(파운데이션, 쿠션) 중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해 총 600가지의 옵션을 제공한다. 톤워크에 적용된 맞춤형 기술은 ‘CES 2023’에서 로봇공학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톤워크 브랜드 관계자는 “각자가 지닌 고유의 색을 ‘어센틱 컬러(AUTHENTIC COLOR)’로 정의하고, 모두의 어센틱 컬러를 구현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개인의 특별함이 빛나도록 돕는 맞춤형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영주농협 부석APC에 설치된 AI 선별기 가동 모습. 사진=롯데쇼핑
영주농협 부석APC에 설치된 AI 선별기 가동 모습. 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와 슈퍼는 이달 대형마트 최초로 AI 선별 기술을 적용한 ‘AI 선별 영주 소백산 GAP 사과’를 출시했다. 5월은 부사 사과의 저장 말기로 원물의 품질이 점점 떨어지는 시기로, 이에 롯데마트는 저장 말기, 사과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최첨단 시스템으로 선별한 사과 상품을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과일팀 MD(상품기획자)는 영주농협 부석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와 협업해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AI 선별 시스템을 통해 이전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당도 및 품질 검증이 가능해졌다. 특히 저장 말기의 주요 품질 불량 원인인 갈변 현상과 미세한 외관 흡집 상품 선별을 대폭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AI 선별 시스템은 기존에 사용하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기술이다.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기반의 첨단 AI를 활용한 농산물 품질 판단 시스템을 더해 선별의 객관성과 정확도를 한층 높일 수 있도록 개발됐다.

롯데마트는 앞서 지난해 6월 대형마트 최초로 ‘AI 선별 시스템’을 적용한 ‘황금 당도 머스크 멜론’, ‘황금당도 하미과’, '천도복숭아’ 등을 선보인 바 있다. 멜론의 경우 비파괴 당도 선별기로는 측정이 어려웠던 ‘갈변’과 ‘과숙’ 등의 내부 결함을 선별해 표준화 된 제품을 선보이며 고객불만 건수를 2021년도의 절반 수준으로 개선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에게 우수한 품질의 과일을 선보이기 위해 각 산지의 APC와 협업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중이며,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이는 AI 시스템으로 품질 검증을 완료한 AI 선별 사과"라며 “소비자가 과일의 맛과 품질이 균일하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발굴하고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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