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차기 우리은행장 당면 과제…'영업'과 '조직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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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규 차기 우리은행장 당면 과제…'영업'과 '조직 안정'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5.28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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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상업·한일銀 갈등 봉합 첫발
은행 현직 부문장 대신에
계열사 대표 이례적 선출
실적 확대 및 조직 안정 과제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제11대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제공=우리금융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무려 60일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제11대 우리은행장으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낙점됐다. 은행 내부가 아닌 계열사에서 은행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내정자는 실적확대, 내부안정 등 우리은행이 당면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조 내정자는 오는 7월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직후 공식업무를 시작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26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조병규 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차기 우리은행장 단독후보로 추천했다.

조 내정자는 1965년생으로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옛 상업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우리은행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과 대기업 심사부장, 강북영업본부장,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치는 등 기업·가계 등 영업 분야를 두루 거친 '기업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추위는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은행장 선임기준을 영업력에 최우선적으로 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선임기준에 따라 조 내정자가 경쟁력 있는 영업능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고, 특히 기업 영업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추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3월24일 우리금융그룹 제9대 회장 취임식에서 우리금융이 나아갈 방향으로 4가지 경영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

실적 '최우선', 지주·은행 간 시너지도 이끌어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후 '지주는 전략, 자회사는 영업'을 경영 방침으로 내세운 만큼 조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는 단연 실적 확대다. 우리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8595억원 준수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 9707억원과 비교하면 1000억원 이상 부족하다. 

가장 시급한 건 비이자이익의 확대다.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전체 이익의 10.3% 수준으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다. 우리금융 전체로 눈을 돌려도 우리금융의 비이자수익은 '아픈 손가락'이다.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비이자수익이 증가한 경쟁사와 달리 우리금융만 유일하게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우리금융의 비이자 수익은 3320억원으로 전년 동기(3830억원) 대비 약 13% 줄었다. 반면 다른 금융지주사의 비이자 수익은 최소 17%(신한)에서 최대 78%(KB)가량 늘었다. 

우리금융의 비이자 수익 감소는 예견된 상황이다. 타 금융사와 달리 증권, 보험 등 핵심 비은행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구조적 영향이 비이자수익 감소로 직결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을 통해 지주사 포트폴리오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가장 주목하는 건 증권사다. 올 1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재무 담당 부사장(CFO)은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 인수를 우선하고 다음 보험사를 검토하는 인수합병 방침에 변화가 없다"며 "그룹 시너지에 조금 더 유리하고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보유한 중형급 이상 증권사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의 맏형 격인 우리은행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임 회장의 혁신 기치 아래 지주사 및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높여 안정적 수익창출 기반 만들어야 하는 처지다.  

조 내정자 역시 이 점을 강조했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조 내정자가 내부 출신 인사인 반면 임 회장은 외부출신으로 단 한 번도 호흡을 맞춰본 적 없다는 점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그동안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은 그룹의 1·2인자로 두터운 신뢰를 형성해 왔다. 일례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과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은 한일은행 시절부터 함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런 우려에 대해 "자추위서 임 회장과 가장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 인물로 조 내정자를 선택한 만큼 두 사람의 호흡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이 파벌 관행을 깨고 새 은행장을 선택했다. 사진=연합뉴스

파벌 관행 깼다…조직 안정 이뤄야

조 내정자 선임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기존의 인사 관행을 깬 의외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초 우리은행장 후보로 유력했던 현직 우리은행 부문장들이 모두 탈락했다. 또한 상업은행 출신 2명, 한일은행 출신 2명이 롱리스트(1차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숏리스트(2차 후보군)에는 상업은행 출신들만 남게 돼 '한일 대 상업' 대결 구도가 일찌감치 깨진 점도 파벌보다 원팀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고 평한다.

자취위는 '대외 영업 능력'과 '사내 통합 능력'이 신임 은행장 선임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업·한일은행 갈등으로 대변되는 내부 갈등을 해소할 적임자로 화합형 인물인지가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다고 강조했다.

자추위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문화"를 지적하며 "조 후보자의 협업 마인드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심층면접을 진행한 외부 전문가들도 조 후보자가 갖춘 중도 성향의 포용력 있는 리더십에 주목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 후보자가 인품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파벌 등 과거 관행과 단절하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특히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에 주목했다.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우리은행장 선임은 ‘4단계 선정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분야별 외부전문가와 워크숍 형태의 1:1 심층 인터뷰 ▲임원 재임 기간 중 평판 조회 ▲업적평가 및 1:1 업무보고를 통한 회장의 역량평가, 이사회 보고 평가 등 3단계 검증 후 숏리스트 2명을추렸다. 이후 ▲자추위 최종 심층면접과 경영계획 프레젠테이션을 거려 차기 은행장을 최종 선임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외부 변수에 기대지 않고 본인의 능력을 보여주면 은행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 내정자 선임으로 20여년 간 이어오던 파벌 관행에 균열이 생겼다. 이례적으로 두 달여간 진행된 행장 선임 과정 속 불거진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안정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내정자의 리더십과 역량이 실적확대와 내부안정 등 당면한 과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앞으로 행보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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