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키우는 CJ제일제당·팔도·삼양식품…고물가 속 집밥 수요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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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키우는 CJ제일제당·팔도·삼양식품…고물가 속 집밥 수요 공략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5.23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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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스류 생산액·수출액 급증…"집밥 수요 증가"
삼양식품, '불닭소스' 1000억원 브랜드 육성 비전
비빔장·매운소스 등 선보이는 팔도
CJ제일제당 '백설' 리뉴얼…"요리 솔루션 제공"
사진=삼양식품.
사진=삼양식품.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식품업계가 소스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본격적인 육성에 나서고 있다. 간편한 요리를 돕는 소스 제품 출시를 통해 코로나19 기간 동안 빠르게 성장한 밀키트 및 간편식 수요를 공략하고 고물가 상황 속 늘어난 '집밥족'의 지갑을 연다는 방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가 소스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소스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국내 집밥 트렌드와 더불어 해외에서도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한국 소스 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소스류 생산액은 2016년 1조 6584억원에서 2020년 2조 296억원으로 22.4%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소스류 수출액도 9878만 달러에서 1억 8347만 달러로 85.7%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3.2% 수준이다. 

소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삼양식품, 팔도 등 국내 주요 라면업체가 있다. 각 사의 대표 제품인 붉닭볶음면과 팔도비빔면의 소스 제품을 출시하고 관련 사업 부문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주식(主食) 부문 글로벌 톱100 기업 진입’을 목표로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는 삼양식품은 최근 불닭소스를 중심으로 한 소스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삼양식품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소스·조미소재 매출액은 전년보다 36% 증가한 29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앞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액상스프만 따로 판매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청을 반영해 2018년 불닭소스를 정식 출시했다. 이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소스사업부를 키우고 있다. 오리지널 불닭소스를 시작으로 까르보불닭소스, 불닭마요 등을 추가로 선보였으며 외식업체와의 협업, 해외 수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말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밝힌 소스 부문 강화 방침에 따라 마케팅과 판매 채널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 tvN 예능 '서진이네'에 불닭소스 PPL을 진행했으며, 이달에는 불닭소스 신제품 ‘불닭치폴레마요’를 출시했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예능 PPL을 통한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월 말 첫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의 '불닭소스' 언급량은 방송 이전 대비 월평균 약 1000건 이상 증가했고, 연관 검색어 중 '꿀조합', '들기름 막국수' 등 레시피 관련 키워드가 늘며 요리 과정에도 활용할 수 소스로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양식품은 불닭소스의 판매채널 확대에도 나선다. 편의점, 마트에서 트레이더스나 롯데마트 맥스와 같은 창고형 마트, 면세점 등으로 입점 채널을 다양화하는 한편, 불닭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기반으로 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쇼핑 채널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스 사업부문을 신사업으로 꾸준히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올해 제품 라인업 및 마케팅 강화, 판매 채널 확대를 통해 국내외 소스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 불닭소스를 1000억원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고 말했다

팔도비빔장 제품 이미지. 사진=팔도
팔도비빔장 제품 이미지. 사진=팔도

팔도는 ‘팔도비빔장’ 중심으로 소스 사업을 키우고 있다.  

앞서 팔도는 2017년 9월 파우치 형태의 '만능비빔장'을 선보이며 시장에 진출했다. 해당 제품 역시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팔도비빔면’의 액상스프를 별도로 출시해 달라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정식 출시됐다. 팔도비빔장은 출시 6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팔도비빔장 판매량은 2021년 대비 115% 증가했다.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캠핑 인구도 확대되며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고물가로 인한 런치플레이션에 따른 집밥 선호 문화, 직접 원하는 조합을 만들어 먹는 '모디슈머' 트렌드 확산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팔도도 소스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 선택 폭을 늘리기 위해 팔도비빔장 매운맛, 팔도비빔장 버터간장 등의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또 간편한 휴대가 가능한 스틱형 제품도 내놨다. 

팔도는 저칼로리 제품 선호 현상에 따라 지난 3월에는 '팔도비빔장 저칼로리'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의 100g당 칼로리는 39㎉로 기존 제품의 15% 수준이다. 아울러 팔도는 소스를 활용해 샐러드 프랜차이즈 '샐러디', 닭가슴살 브랜드 '바르닭' 등과 협업한 제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팔도는 간편 육수 제품 '오늘육수 액상스틱'과 라면의 매운맛 레시피 기반의 '틈새소스' 2종을 출시하며 조미 제품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소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세분화되는 만큼 앞으로도 신제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로고가 적용된 CJ제일제당 백설 제품. 사진=CJ제일제당
신규 로고가 적용된 CJ제일제당 백설 제품.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그룹 최초 브랜드인 ‘백설’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소스를 육성해 간편 조리, 맛, 건강 등과 관련해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백설은 국내 최초로 설탕을 생산한 CJ제일제당의 첫 브랜드로 1960~70년대에는 ‘백설표’ 밀가루∙식용유∙조미료를 출시하고, 이어 1980~90년대에는 햄, 양념장 등 주요 요리 소재 제품을 선보였다. 현재는 지난해 기준 단일 브랜드 매출 2조원을 달성하며 다양한 요리 소재를 판매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번 리뉴얼에 따라 ‘백설’은 요리 솔루션 브랜드로 재편된다. 브랜드 로고나 제품 패키지 등 디자인 변경은 물론, 제품군 확대 개편까지 대대적인 변화가 포함됐다.

CJ제일제당은 기존 백설 브랜드의 주요 제품인 ‘요리 소재(설탕∙밀가루∙식용유∙조미료)’에 더해 소스를 비롯한 새로운 품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다담(간편양념), 하선정(액젓)을 백설의 하위 브랜드로 편입하고, 드레싱 제품군을 추가하는 등 보다 쉬운 요리를 위한 제품군 강화에 주력한다. 이를 통해 요리 소재 제품 브랜드에 한정되지 않고 소비자가 메뉴 선정, 조리 등 요리 전 과정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트렌드 변화를 반영하고 새로운 요리 문화를 이끌기 위해 브랜드 리뉴얼을 결정했다”며 “백설은 전통적 요리 소재 브랜드가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오늘의 요리를 보다 쉽고 맛있게 만들어 주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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