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대만 TSMC 버리고 캐피털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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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대만 TSMC 버리고 캐피털원 담았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5.16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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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에 TSMC 지분 전량 처분
신용카드 주력 은행인 캐피털원에 10억달러 신규 투자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1분기 대만의 반도체업체인 TSMC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1분기 대만의 반도체업체인 TSMC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1분기 대만의 반도체업체인 TSMC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 투자자로 알려진 버핏이 지난해 4분기 TSMC 주식을 사들인 지 약 3개월만에 대부분의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남아있는 지분 또한 지난 1분기 전량 매각하자 월가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은행권의 혼란 속에서도 미국 캐피털원의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주목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만 TSMC 전량 처분

지난해 11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운용사 분기보고서 '13F' 공시를 통해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에 신규 투자했음을 밝혔다. 당시 버크셔해서웨이는 TSMC 주식 6006만880주를 약 41억1777만달러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3개월이 지난 2월 이 중 5176만8156주를 약 35억달러 규모에 매각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TSMC 주식의 86%에 해당하는 물량을 불과 3개월만에 처분한 것이다. 

이같은 단기적인 변화는 장기 투자자이자 가치 투자자로 알려진 버핏의 기존 투자 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어서 월가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버크셔해서웨이는 13F 공시를 통해 남아있는 TSMC 주식 전량을 모두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버크셔해서웨이는 TSMC 주식의 단 한 주도 보유하지 않게 됐다. 

주요 언론들은 이것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고자 하는 버핏의 의도라고 해석했다. 

앞서 지난 6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TSMC는 엄청난 기업"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대만을 둘러싼 미-중 긴장 고조를 감안할 때) 대만보다는 일본에 투자하는 것이 더 편안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켓인사이더는 이를 언급하며 "버핏은 이미 연례 주주총회에서 대만을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대만 투자에 대해 불편함을 표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US뱅코프 등 처분했지만 캐피털원은 10억달러 매수

버크셔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캐피털원에 10억달러를 신규 투자한 점이다. 캐피털원은 신용카드나 자동차 대출 등을 전문으로 하는 미 대형은행으로, 비자와 마스터카드에 이어 미국에서 세번째로 큰 신용카드 발행 업체이기도 하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1분기 캐피털원 주식 9억5400만달러 어치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1분기 뉴욕멜론은행과 US뱅코프의 지분을 전량 처분한 반면 캐피털원 주식에 대거 투자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몇몇 지역은행들이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크셔해서웨이와 버핏이 신용카드 업계와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다만 CNBC는 "캐피털원 주식을 매입한 것이 버핏인지, 버크셔해서웨이에서 150억달러씩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버핏의 후계자 토드 콤스 혹은 테드 웨슬러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KBW은행업지수가 올 들어 26% 하락한 데 반해 캐피털원 주가는 올해 약 4% 하락에 그쳤다. 은행권 혼란이 극심했던 지난 1분기에는 주가가 3% 넘게 오르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식 매입 소식이 전해진 후 이날 시간외거래에서는 6% 급등하기도 했다. 

오토노머스 리서치의 분석가인 데이비드 스미스는 "뉴욕멜론은행과 같은 은행들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 속에서 예금자들이 수익성이 더 좋은 상품에 주목하면서 예금인출 압력이 증가하는 것을 보았다"면서 "이와는 대조적으로 캐피털원과 같은 신용카드 주력 회사들은 유동성 우려를 피하기 위한 더 나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쿼리 등 대형 자산운용사는 TSMC 대거 매입

이 밖에도 버크셔해서웨이는 1분기에 가구 체인점인 RH 지분 240만주, 6억달러 규모를 전량 처분했다.

게임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보유 지분을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6% 줄였으며, 1분기 말 기준 여전히 494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HP지분은 16% 증가해 1억2100만주로 늘었다. 이는 버크셔가 1998년 인수했으나 이전까지 투자 현황을 분리해 보고했던 재보험사 제너럴리와 투자지분을 합산해 보고하게 된 결과다. 셰브론 지분은 크게 줄었는데, 이 역시 제너럴리와 투자지분을 합산한 결과라고 버크셔해서웨이 측은 설명했다. 

마찬가지 이유로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중인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지분 또한 각각 2%씩 늘었다. 

한편 글로벌 자산운용사 매쿼리와 피델리티, 헤지펀드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코튜 매니지먼트 등은 TSMC 주식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쿼리는 3월 말 기준 TSMC 주식 73억달러 어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피델리티는 약 40억달러 규모를 보유하게 됐다. 코튜와 타이거는 각각 5억5000만달러, 1억5000만달러 규모의 TSMC 주식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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