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빅3' 농심·삼양식품·오뚜기의 1분기 호실적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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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빅3' 농심·삼양식품·오뚜기의 1분기 호실적 비결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5.16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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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빅3', 1분기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 기록
제 2공장 힘입은 농심…현지 생산으로 영업익 급증
'불닭'에 집중하는 삼양·해외 비중 늘리는 오뚜기
라면 수출액 고공행진…간편식 수요 증가·K-푸드 인기 영향
농심 미국 제2공장에서 신라면이 생산되어 나오는 모습. 사진=농심
농심 미국 제2공장에서 신라면이 생산되어 나오는 모습. 사진=농심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국내 라면 '빅3'로 꼽히는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가 올해 1분기 일제히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 내 'K-라면' 인기에 힘입어 해외 매출이 급증했고 내수 중심의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며 수익성이 개선된 모습이다. 

농심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8604억원, 영업이익 6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9%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85.8% 급증했다. 농심의 1분기 성장은 미국법인이 주도했다. 올해 1분기 농심 미국법인의 총매출액은 1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억 원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154억원 가량 오른 180억원을 기록했다. 농심 전체의 영업이익 증가분 294억원 가운데 미국법인의 증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농심 미국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40.1%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분기 34.8%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이는 미국 제 2공장 가동으로 인한 공급량 확대가 주효했다. 영업이익 역시 한국에서 수출하던 물량을 현지생산으로 대체해 물류비를 줄이고 현지 공장의 생산 효율성 증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 샘스클럽과 코스트코에서 각각 117%, 57%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미국 현지 마트에서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샘스클럽의 경우 올해 1분기 신라면 오리지널이 전 매장에 입점 완료된 바 있다.

농심은 앞서 지난해 5월 미국 제 2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농심의 제 2공장 준공은 미국에 첫 공장을 지은 지난 2005년 이후 17년만이었다. 그간 농심의 미국시장 매출액은 2005년 4170만달러에서 2021년 3억 9500만달러로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연 3억 5000만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한 제 2공장을 통해 농심은 미국에서 연간 총 8억 5000만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해졌다. 농심은 2025년까지 미국 매출 8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농심의 미국 매출은 5613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늘었다.

농심은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제 3공장 설립 검토에 착수했다. 1분기 미국 1, 2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70%대에 이르고 있으며, 최근의 성장률을 감안했을 때 수년 내 제3공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 라면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인에게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인식되기 시작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며 "이에 한국에서 제품을 수출하며 수요에 발맞추던 중 제2공장 고속라인 가동으로 인해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지며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국내외 주요 제품 가격 인상 및 견조한 물량 흐름, 북미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의 물량 고성장으로 영업 레버리지가 확대됨에 따라 시장기대치(456억원)를 상회하는높은수익성을 시현했다"며 "원부재료 부담은 지속되고 있으나 가동률 상승을 통해 비용 이슈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분석했다. 

'불닭볶음면 x 서진이네' 패키지. 사진=삼양식품
'불닭볶음면 x 서진이네' 패키지.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보다 21.5% 증가한 245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소폭(2.6%) 감소한 239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어난 1579억원을 기록했다. 가격인상 효과, 환율상승 효과, 해외법인 영업 확대와 신시장 판로 개척 등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일본법인은 1분기 매출 6억 4000만엔(약 62억원)을 기록했다. 일본내 K-푸드 문화가 확산되면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유통개조를 통한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해 2월부터 영업을 개시한 중국법인은 1분기 매출 1억 7000만위안(약 326억원)을 달성했다. 주요제품인 불닭볶음면이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하고 있으며, 올해 중국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 출시 및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법인은 1분기 매출 1820만달러를 달성했다. 미국내 주류채널인 월마트에 입점을 완료했으며 코스트코의 입점 또한 예상되어 미국법인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내수 매출은 8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 늘었다. 가격 인상 효과와 더불어 불닭볶음면·불닭소스의 tvN 예능 '서진이네' PPL을 진행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 것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한편 영업이익은 2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농심과 달리 라면을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또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매출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밀가루, 설탕 등 원자재의 급등했고, 물동량 증가로 내륙 물류비가 늘어나면서 매출 원가가 많이 상승했다"며 "앞으로 삼양식품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사업구조의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 절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뚜기는 1분기 지난해보다 15.4% 증가한 85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오른 654억원이다. 지난해 기준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10% 안팎 수준으로, 그간 경쟁사 대비 내수 시장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외 매출에서도 성장세를 거두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중국에서 전년 대비 상승한 실적을 거뒀다. 중국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80% 성장한 14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미국에선 전년과 비슷한 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18년 현지 공장을 준공한 베트남 법인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43% 증가한 646억원을 기록했다.

즉석면류 수출 현황. 자료=관세청 

국내 라면업계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 이유는 성장이 정체된 내수 시장과 달리 글로벌 시장 내 'K-푸드' 인기가 지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을 포함한 즉석면류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 늘어난 8억 6200만 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14년 이후 매년 최고 수출 기록 경신 중이다.

라면은 지난해 즉석면류 수출액 중 89%의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라면은 전년 대비 13.5% 늘어난 7억 65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으며, 올해(1~2월)에도 1억 3200만 달러(19.8%↑)를 기록하며 또다시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청은 해외 시장에서 라면이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늘어난 간편식 수요, K-푸드 인기, 문화상품 도약 등을 꼽았다.

관세청은 "코로나 기간 자가격리·재택근무 등으로 가정 내에 머물며 저장 및 조리가 간편한 라면의 수요 증가했으며, 한국 문화 및 음식의 세계적 인기 속에 영화, 방송 등을 통해 라면이 대표 K-푸드로 각인됐다"며 "이와 함께 소셜미디어를 통한 세계적 시식 도전 (fire noodle challenge 등)이 유행하는 등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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