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전기차 치킨게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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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전기차 치킨게임의 시작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5.15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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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美 가격 인상…수익성 악화
美 전기차 2위 GM, 가격 인하 맞불
中 내수 위축·공급 과잉…할인 경쟁
현대차그룹, IRA·가격 속 경쟁 고심 깊어져
테슬라가 미국에서 전기차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전기차 시장에서 '소리없는 전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치킨게임'의 신호탄을 쏜 테슬라는 수익성 악화로 모델3를 제외한 전 차종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반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경쟁 심화 속에 전기차 할인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반면 한국의 현대차그룹은 가격인하 경쟁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보호주의 무역 기조 속에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美 전기차 1·2위 엇갈린 행보

테슬라가 미국에서 모델3를 제외한 모든 차량의 가격을 올렸다. 올 초 가격 인하에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자 재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자사 웹사이틀를 통해 모델S와 모델X의 가격을 1000달러, 모델Y는 250달러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기본 모델 기준 모델S는 8만8490달러, 모델X는 9만8490달러, 모델Y는 4만7490달러로 소비자 맞이한다. ㅂ비록 가격을 올렸지만 미국에서 모델S와 모델X 가격은 연초보다 각각 16%와 19% 저렴한 수준이다. 테슬라는 올해 1월부터 미국에서만 모두 6차례 가격을 내렸다. 이 여파로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늘었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24% 감소했다. 가격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테슬라는 이날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중국, 일본에서도 모델3와 모델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모델3와 모델Y를 각각 2000위안(약 38만6000원), 캐나다에선 각 300캐나다달러(29만6000원) 올렸다. 

반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인 포드는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테슬라와 대조적이다. 포드는 전기차 머스탱 마하-E 가격을 모델에 따라 1000~4000달러(한화 약 135만~540만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하로 마하-E 가격은 4만2995~5만9995달러(약 5770만~8050만원)로 낮아졌다. 이 보다 앞서 포드는 지난 1월 마하-E 가격을 5900달러로 600달러 인하한다고 밝힌 바 있다.  

BYD 등 중국 내 완성차 업체의 자동차 할인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中 전기차 할인 전쟁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 내 자동차 가격 인하 경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에 이어 내연기관차 소비 감소로 궁지에 몰린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할인폭도 크다. 5000만원대 SUV를 최대 1700만원까지 깎아준다. 여기에 지방 정부까지 나서 차량 판촉에 나선다. 그 배경은 공급과잉과 소비 위축이다. 2017년부터 지속돼 온 중국 당국의 신에너지차(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차) 보조금 지원과 자동차 구매세 감면 조치가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지난 1월부터 중국 내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국 내 승용차 누적 판매량은 267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줄었다.
 
중국 토종업체 둥펑자동차는 이미 3월부터 둥펑시트로엥, 푸조, 닛산, 펑선 등 모델에 최대 9만위안(약 1700만원)을 할인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둥펑자동차 본사가 있는 후베이성은 자동차 소비 촉진을 지원하기 위해 자동차 기업과 절반씩 부담해 최대 9만위안(약 1700만원)의 신차 구매 보조금을 주고 있다. 안후이성과 지린성, 원난성 등 다른 성 정부도 같은 방식의 보조금 지급에 가세하면서 자동차 할인 경쟁은 중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한때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판매를 기록한 비야디(BYD) 역시 가격 인하 경쟁에 합류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쑹플러스와 세단 씰 가격을 각각 6888위안(약 130만원)과 8888위안(약 170만원) 할인하고 있다. 이 밖에도 청안자동차와 지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등도 가격 인하 경쟁에 가세했다. 

현대차그룹은 IRA·보호무역주의 기조 등 전기차 전환에 있어 다양한 변수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면초가 현대차그룹의 해법은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과 미국 IRA 등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배터리 수급 경쟁 등 다양한 변수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테슬라나 GM 등과 가격 경쟁에서 인하 정책을 펼치기 쉽지 않다. 가격 경쟁을 벌였을 때 가격을 낮출 여력이 현대차그룹이 테슬라에 비해 테슬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을 16.8%이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전기차를 팔아 얻는 수익이 테슬라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IRA로 인한 타격은 이미 시작됐다. IRA는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최소 필요조건으로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 7500달러를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짓고 있지만 2025년에야 완공될 예정이다. 올해와 내년까지는 보조금 지급을 받지 못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만 IRA로 인한 타격은 일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기간도 짧은 데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중위 가격대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도 골칫거리다. 중국은 전기차 최대 내수 시장이지만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 9.8% 수준이던 점유율은 2021년 2~3%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말 1%대로 내려앉았다. 기아 중국 법인의 경우 2021년 3분기와 지난해 3분기 두 차례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보호무역주의 기조도 부담이다. 미국은 IRA를 전면에 내걸었고, 유럽은 핵심광물원자재법(CRMA)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중국 역시 폐쇄적 정책으로 내수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전기차 기업으로 완벽한 전환을 위해 배터리 사업 전략에 대한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조금이라도 싼 가격을 위해선 배터리 가격 인하가 필수적이다. 테슬라, 폴크스바겐, GM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광산 또는 채굴기업 등 원자재 조달 분야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이미 전 세계 거점 국가에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배터리 내재화 등을 통해 안정적 배터리 공급이 가능할 경우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말 그룹 전반의 모빌리티 전략을 총괄하는 글로벌전략오피스(GSO)를 신설하는 등 배터리 분야 투자 등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에서 전기차의 비중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룹은 올해 현대차(33만대)와 기아(25만8000대)의 전기차 판매 목표를 58만8000대 수준으로 지난해 판매 대수(37만1800대)보다 20만대 이상 상향 조정했다. 실제로 올 1분기 해외 시장의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90% 이상 급증한 10만4500대를 기록했고 내수 시장 판매 또한 30%가량 늘어난 3만1000여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 목표를 2030년까지 364만대로 잡은 상태다. 이를 위해 제1 주력 시장인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립하고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과 배터리 합작 공장 건립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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