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전기요금 인상에도 부진한 주가…"3분기는 흑자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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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전기요금 인상에도 부진한 주가…"3분기는 흑자 전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5.15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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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에 비해 주가 14.3% 하락
여전히 1분기 영업이익 적자지만 폭은 축소돼
1분기 13.1원 이어 2분기에도 8원 전기요금 인상
"3분기 흑자전환 가능해도 추가 요금인상 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한국전력이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적자 규모가 차츰 축소되고 있지만 여전히 실적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전력의 연간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오후 1시 기준 한국전력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00원(-1.52%) 떨어진 1만9400원을 기록 중이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 16일(2만2650원)에 비하면 14.3% 하락한 것이다. 

앞서 한국전력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한 2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6조2000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시장 기대치(매출액 21조7000억원, 영업이익 -5조3000억원)에 대부분 부합한 셈이다. 

적자 흐름이 지속되긴 했지만 적자의 절대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7조8000억원)과 전분기 대비(-10조80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실적 발표와 함께 한국전력은 같은 날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5조7000억원의 자구안도 발표했다. 자구안에는 전력실비 건설 시기와 규모 조정, 경상경비 절감, 부동산 매각, 임금 조정과 구조조정 등이 담겼다.

이는 지난 2년간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가 38조5000억원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1분기(6조2000억원)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44조7000억원에 이른다. 

바로 다음날인 16일부터 전기·가스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8원, 가스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인상된다. 각각 현재 요금 수준 대비 5.3% 가량 인상되는 것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도 2분기 전기·가스요금 조정안을 발표했다. 

한국전력 주가는 지난 1년에 걸쳐 적자가 누적되며 약 14% 가량 하락했다. 자료=네이버증권
한국전력 주가는 지난 1년에 걸쳐 적자가 누적되며 약 14% 가량 하락했다. 자료=네이버증권

증권가에서는 한국전력이 최악의 국면은 통과했지만, 이번 인상 외에도 추가 요금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이) 8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1분기를 기점으로 향후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라며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작년 12월을 정점으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고, 석탄과 LNG 투입단가도 작년 4분기를 정점으로 올해 1분기부터 하락반전하는 등 원가부담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누적된 대규모 적자와 재무구조 악화(부채비율 536%)로 1분기 이자비용만 1조원을 넘어선 현재의 현금흐름 상태를 감안하면 여전히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하다"며 "돌발 변수가 없다면 하반기 전체 영업이익은 소폭이나마 흑자전환이 기대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수익성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도 추가 요금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 역시 "영업이익 감소세가 지속돼 3분기에는 10개 분기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라며 "다만 내년까지 장부가액(book value)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2만원 중반 수준의 적정 주가가 도출되기는 어려워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또 "에너지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있다"며 "엘니뇨로 인한 이상 고온으로 여름철 LNG 수요 폭증이 나타날 수 있고, 주요 산유국의 감산 정책도 언제든지 발표될 수 있다"며 "2024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의 기대감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할 때까지는 박스권 주가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이 최근 재무 건전성을 위해 대규모 자구책을 발표하고, 정부가 요금 인상에 나선 것에 대해 "전기요금 인상 규모가 크고 작은 것보다는 점진적으로 요금 인상이 이뤄진다는 것 자체도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년 필요 인상액은 kWh당 51원이다. 정부는 지난 1분기 전기요금을 13.1원 인상한 데 이어 이날 8원을 인상해 절반 가량에 도달한 상황이다.

성종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소급 적용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인상 효과는 QoQ 기준 올해 2분기, 3분기 각각 3.5~4원/kWh씩이다"라며 "3분기는 성수기라 별도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지만 올해도 작년처럼 10월에 전력양요금 특별 추가 인상이 있을지는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다음 인상 시점일 올해 3분기는 전력 사용이 많은 여름이기 때문에 대대적인 인상은 어려울 전망이며 4분기나 내년 상반기도 대외 변수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악화된 재무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경우 매년 5조원 이상의 순이익이 발생해야 2027년 경영 정상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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