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株, 1분기는 '깜짝 실적'...2분기엔 CFD 손실 확대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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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株, 1분기는 '깜짝 실적'...2분기엔 CFD 손실 확대 우려 커져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5.12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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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김익래 전 다우키움 회장 사퇴 후 주가 4.11%↑
1분기 순이익 2924억원 내면서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
CFD 사태로 대규모 미수채권 발생 가능성 높아져
"구조적인 증권업종 주가 상승 모멘텀 부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증시 호조로 다수 증권사들이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으나, 최근 업종 전반적으로 차액결제거래(CFD) 손실 우려가 불거지면서 2분기 실적은 1분기 대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는 평균 2.50% 상승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키움증권의 경우 오히려 이 기간 주가는 4.11% 상승했다.

키움증권 주가의 경우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사퇴하면서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실적도 한몫했다. 키움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2924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이어 한국투자증권(2621억원), 미래에셋증권(2526억원), NH투자증권(1841억원), KB증권(1406억원), 신한투자증권(1194억원), 하나증권(83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2500선을 돌파하고 코스닥도 800선을 넘어서면서 증시 활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4월의 경우 일평균 거래대금이 26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1.8% 증가했는데, 이는 202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주요 증권사 주가는 평균 2.50%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주요 증권사 주가는 평균 2.50% 상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다만 이러한 깜짝 실적이 2분기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SG증권발 주가 폭락의 진원지로 꼽히는 CFD 사태로 대규모 미수채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 잔액은 2조7697억원으로 파악됐다. 이 중 교보증권이 6131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키움증권(5576억원)이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했다. 삼성증권은 13만7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리테일 약정 시장점유율(M/S) 30%, 신용융자 M/S 15.7%로 국내 1위 사업자인 만큼 여타 증권사 대비 익스포저와 손실 규모가 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자기자본 4조원 달성에 따라 연내 초대형IB 인가 신청을 예상하고 있었으나, 이 또한 보류됨에 따른 자본효율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CFD 사태와 최근의 거래대금 감소를 근거로 업종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해 "CFD 거래 관련 실질적 손실규모는 분기 말 확정될 예정으로 키움증권 전체 CFD 잔고 익스포저가 적지는 않으나 문제가 되는 8개 종목의 비중이 낮고 증거금 납부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현 시점 대비 분기 말 미수금 규모는 감소할 것"이라며 "오히려 국내외거래대금 증가에도 해외주식 MS하락, 예수금 감소, 활동 계좌수가 감소한 점이 좀더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예수금 감소나 활동 계좌수 감소 등이 근본적인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다만 최근의 주가하락은 과도하다고 판단돼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타 증권사 역시 키움증권만큼은 아니지만 업종 상승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수석연구원은 삼성증권에 대해 "CFD발 손실 우려를 근거로 업권 전반적인 투자심리 악화가 불가피하고, 미수채권 발생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예상된다"며 "CFD 신규 가입 중단, 제도 개선 등으로 향후 손익 위축 개연성 또한 배제할 수 없기에 2분기 실적이 1분기 대비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구조적인 증권업종 주가 상승 모멘텀은 부재하다"며 "이미 거래대금은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CFD로 인한 손실뿐만 아니라 운용이익 둔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2분기에는 금리하락 폭 축소로 운용이익 둔화가 예상되나 긍정적 증시여건 영향으로 위축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IB 수익부진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 PF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적어 우려요인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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