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4인방' 1분기 경쟁 승자는…충성 고객 힘입어 약진하는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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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4인방' 1분기 경쟁 승자는…충성 고객 힘입어 약진하는 쿠팡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5.12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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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롯데쇼핑·쿠팡' 중심 유통 경쟁 본격화
쿠팡, 1분기 매출·영업이익 모두 선두
이마트, 매출 2%↑·영업익 60%↓
롯데쇼핑, 매출 6%↓·영업익 64%↑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대형 유통업체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잇따라 발표되며 국내 유통시장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롯쿠(이마트·롯데쇼핑·쿠팡)'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쿠팡이 1분기 매출에서 이마트와 롯데쇼핑을 모두 제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쿠팡은 올해 1분기 전년보다 20% 늘어난 7조 39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1분기 매출은 1.9% 증가한 7조 1354억원, 롯데쇼핑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줄어든 3조 5616억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롯데쇼핑 매출을 제쳤으며, 분기 기준 매출에서 이마트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마트와 신세계의 1분기 매출을 합산하면 8조 6988억원으로 쿠팡 매출과의 격차는 약 1조 3000억원 수준이다.

쿠팡은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에서도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쿠팡의 영업이익은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마트는 60.4% 감소한 13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신세계의 영업이익도 1524억원으로 6.8% 감소했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63.7% 급증한 112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마롯쿠'의 1분기 영업이익 규모를 따져보면 쿠팡, 롯데쇼핑, 이마트 순으로 또다시 쿠팡이 선두에 자리한다. 

이번 1분기 흑자 달성을 통해 쿠팡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3분기 로켓배송 도입 이래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당시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온라인 구매 확대의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본격적인 엔데믹에 접어든 올해 1분기에도 분기 흑자를 이어간데다 영업이익 성장률도 증가하면서 쿠팡이 국내 유통 '1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분기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쿠팡은 지난해 같은 기간 25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반면 올해에는 11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마트 1분기 당기순이익은 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9.7% 줄었으며 롯데쇼핑의 당기순이익은 578억원으로 16.4% 감소했다.

쿠팡의 호실적에는 충성 고객의 확보,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통한 오픈마켓 제품의 로켓배송 확대 등이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쿠팡의 활성 고객(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은 190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가량 늘어나며 1900만명을 돌파했다. 1인당 고객 매출은 38만 9050원으로 같은 기간 8% 증가했다. 또 쿠팡이 보유한 와우 멤버십 회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 1100만명으로 이들의 소비액과 구매 빈도는 일반 회원보다 몇 배 더 높다는 설명이다. 

'로켓그로스'는 쿠팡의 로켓배송 확대를 이끄는 핵심 서비스로 꼽힌다. 로켓그로스는 오픈마켓(마켓플레이스) 판매자가 쿠팡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만 하면 보관·재고관리·포장·배송··반품을 모두 쿠팡이 담당하는 서비스다. 직매입 사업자처럼 상품이 익일 로켓배송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판매자는 빠르게 매출을 늘릴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군이 늘어나게 된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지난 10일 컨퍼런스콜에서 "올 1분기 풀필먼트 서비스(FLC) 로켓그로스를 통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 늘어났으며, 1분기 매출의 7%, 전체 제품 판매량의 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이마트 연수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이마트
지난 3일 이마트 연수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이마트

한편 이마트는 1분기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코로나시기 성장에 대한 역기저효과와 불황으로 인한 장바구니 부담 상승을 꼽았다. 또 올해 1분기 공휴일 수가 전년비 3일 감소했고, 연수점과 킨텍스점의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가 진행되면서 매출 공백이 발생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이 향후 실적에는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지난 3월 30일 ‘미래형 점포’로 재단장한 이마트 연수점은 리뉴얼 후 한 달간 매출이 전년비 18% 증가했고 방문객수도 23% 증가하는 등 리뉴얼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 함께 신세계그룹이 오는 6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신세계면세점, SSG닷컴, G마켓 등 핵심 계열사의 혜택을 결합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론칭을 앞두고 있는 만큼 충성고객 확대 여부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가 수익성 중심의 상품 강화, 오프라인 리뉴얼 등 미래를 위한 체질 개선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향후 수익을 담보한 지속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부는 오프라인 소비 활성화에 따른 패션 상품 매출 증가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코로나 엔데믹 전환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달성했다. 매출은 7960억원으로 7%, 영업이익은 1310억원으로 21.1% 성장했다.

마트와 슈퍼의 경우 고물가에 따른 소비 둔화로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체질 개선 효과로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 1분기 마트와 슈퍼의 매출은 각각 2.4%와 6.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91.8%와 234.8% 증가했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마트와 슈퍼의 상품 발주와 재고 관리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손익 개선 효과가 더 있을것으로 기대했다.

이커머스도 1분기 매출이 10.5% 증가하고 영업적자도 3개 분기 연속으로 줄면서 지난해부터 집중해온 수익성 개선 작업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커머스 사업부는 올해도 배송 효율화와 시스템 고도화, 고마진 상품 중심 운영 등을 통해 적자 폭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하이마트와 홈쇼핑은 가전시장 침체·새벽방송 중단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한편 유통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이마롯쿠'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은 602조원(4660억달러) 규모로, 2026년까지 718조원(5470억달러)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유통시장 비중을 살펴보면 1위 신세계·이마트 5.1%, 2위 쿠팡이 4.4%, 3위 롯데가 2.5%를 차지한다. 세 업체 모두 한자리 수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전체 유통시장에서의 패권다툼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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