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세계 최고 수소생태계 구축?..요란한 빈수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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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세계 최고 수소생태계 구축?..요란한 빈수레 우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3.05.11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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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세계 1등 위한 규제 혁신 추진
수소 생산·운반·저장 등 핵심기술 확보·국산화 관건
그린수소, 1kg당 1만원…대중화 위해 수소가격 낮춰야
수소모빌리티 운전자가 수소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를 육성하겠다."

정부가 청정수소 중심의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안전기준을 개발하고 규제혁신에 나선다. 세계 1등을 목표로 내년까지 과제 절반 이상을 완료하는 등 속도감 있는 정책 시행을 예고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청정수소 중심의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선제적 안전기준 개발 ▲규제혁신 ▲안전관리 역량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수소안전관리 로드맵 2.0'을 발표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수소안전관리 로드맵을 통해 청정수소 생산에 필요한 수소 신제품·설비의 안전기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기업들이 개발 중인 청정수소 생산 제품·설비의 적기 상용화 지원 및 안전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수소 신산업의 특성에 맞게 규제를 개선하여 기업들이 활발히 수소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수소시설 안전관리 강화 등을 통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수소를 사용하도록 해 대한민국이 수소산업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세계1등 위한 규제 혁신 추진

수소 안전관리 로드맵 2.0에는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선제적 안전기준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먼저 수소모빌리티 활성화를 위해 지게차·트램·열차·선박 등 다양한 수소모빌리티의 수소충전소 충전을 허용하고 수소모빌리티에 장착되는 연료전지의 안전기준을 개발한다. 또한 석탄-암모니아 혼소발전, 액화천연가스(LNG)-수소 혼소발전을 위해 발전용 대용량 암모니아 또는 수소 배관 안전기준 등 인수·저장·유통 인프라 관련 안전기준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수전해 및 암모니아 분해 등 다양한 청정수소 생산설비에 대한 안전기준도 마련한다. 아울러 현재 임시 안전기준인 액화수소 안전기준을 제도화해 안전요건을 준수하면 누구나 액화수소를 생산,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혁신을 추진한다.

개발단계 수소 제품은 별도의 신속 검사체계를 적용하고 자율 안전관리 우수사업자는 일정기간 정기검사를 면제하는 등 안전관리 제도를 개선한다. 수소버스, 상용차, 지게차, 실내물류운반기계 등 다양한 수소모빌리티 활성화를 위해 셀프충전, 도심형 충전소, 실내충전 안전기준 합리화 등 수소충전소에 대한 규제를 개선한다.

안전과 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한다.

대규모 수소시설, 수소운송차량 등에 대해 정밀안전진단 도입, 긴급누출차단장치 의무화 등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이어 수전해, 액화수소 등 수소 검사·시험 인프라를 차질없이 구축하는 한편 수소안전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수소안전분야 국제협력 추진 등을 통해 수소안전전담기관 및 사업자의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한다.

산업부는 지난해 6월부터 산학연 전문가 74명으로 구성된 '수소안전정책위원회'를 운영하며 총 17회에 걸친 회의를 진행해왔다.

그린수소 없는 수소경제? 

수소경제로 전환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계속돼 왔다. 세계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했고(2020년 2월), 수소경제위원회를 출범시켜(2020년 7월) 정기적으로 점검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 11월에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수소 공급량을 2020년 22만톤에서 2030년 390만톤(그린수소 25만톤, 블루수소 75만톤 포함), 2050년 2790만톤으로 늘린다. 국내에서 500만톤(그린수소 300만톤, 블루수소 200만톤)을 생산하고 나머지 2290만톤은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그린수소 생산단가도 2030년에 1㎏당 3500원, 2050년엔 2500원을 목표치로 설정했다. 현재 국내 그린수소 생산원가는 1㎏당 1만이 넘는다. 2026년에 생산량은 1000톤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문제는 그린수소를 생산할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 친환경성을 높이려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공급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한국전력이 송배전망을 독점해 송배전 요금이 소비자 부담수준보다 비싼 게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재생에너지를 PPA(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로 구매하면 소배전 요금은 기존보다 두 배 가량 비싸진다. 높은 생산 단가 등 경제적 문제와 기술적 한계 등은 여전히 수소경제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된다. 

반면 해외에선 재생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생산량을 늘려 경제성을 확보하는 기술 개발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독일에선 이미 천연가스를 통해 수소를 얻으면서도 대기 중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기술이 상용화됐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이런 기술 개발을 통해 2030년 수소 가격을 지금보다 80% 낮춰 1kg당 1달러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소 경제 조성 계획. 그래픽=수소경제위원회

핵심기술과 부품 국산화 관건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핵심 기술 확보와 부품 국산화가 절실하다. 한국은 수소 모빌리티와 충전 인프라 운용에서 세계적 수준이다. 하지만 수소의 생산과 저장, 운송 기술에 있어서는 주요국과 비교해 뒤진다는 평가다. 특히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이 높지 않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수소경제 관련 특허출원 중 한국의 비중은 8.4%에 그친다. 일본의 30%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수소 생산과 공급 인프라에서도 뒤진다. 현재 전 세계에서 약 7000만톤의 수소가 생산된다. 이 중 7분의 1을 미국이 생산한다. 수소 에너지 공급 인프라에서도 한국은 일본에 절반 수준이다. 일본은 2020년 말 기준 210기의 수소충전소를 갖춘 반면 한국은 2021년 8월 기준 전국에 68곳의 수소충전소가 상업 운영 중이다. 현재 국내의 수소충전소는 모두 134곳이다. 

전문가들은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크게 3가지 당면 과제를 꼽는다. 

먼저 ▲국내외 청정수소 생산거점 구축이다. 블루수소의 경우 LNG터미널 인근 블루수소 클러스터를 조성해 선도 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 투자 유치와 기술 협력 등으로 생산과 유통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린수소의 역시 한국 현실에 맞게 수전해 설비(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를 보급하고 생산기반을 구축해 대규모 수전해 설비 상용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다른 과제는 ▲수소 유통 인프라 구축이다. 액화수소 플랜트를 구축하고 항만의 선박, 차량, 항만 장비 등을 수소 기반으로 전환해 수소 항만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암모니아, 액화수소 인수기지를 건설하고 수소 전용 배관망 구축 및 생활 반경 내 수소충전소 확대 등 정부 지원을 통한 수소 인프라 구축이 확립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끝으로 대규모 수요 창출이다. 수소 발전을 확대하고 수소버스, 수소트럭 등 수소모빌리티의 다양화를 통해 대규모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지목한 ▲수전해 ▲액화수소 운송선 ▲트레일러 ▲충전소 ▲연료전지(모빌리티 및 발전) ▲수소터빈 등 7대 전략분야를 육성하고 기술력 있는 수소기업 발굴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기도 평택시 수소특화단지 내 설치된 수소 생산시설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소경제 앞당기려면 수소 가격 낮춰야

수소를 생산하는 비용은 생산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가장 저렴한 수소는 석유화학이나 제철 공정에서 배출되는 부생수소로 kg당 2000원 안쪽이다. 하지만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유화 제품이나 철강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만들어지면 생산량을 늘리려면 막대한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에서 생산하는 회색수소는 생산비용이 kg당 2700원에서 많게는 5100원까지 든다.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라 비용도 뛴다.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돼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회생수소 생산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블루수소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설비의 설치 및 운영비가 생산비용에 추가된다. 모은 이산화탄소를 활용하거나 저장하는 방식에 따라 비용이 더 불어날 수 있다.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그린수소의 생산비용은 현재 기술로는 최대 1만원에 달한다.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하는 수전해방식이다. 문제는 요금이다. 

김상경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기료가 0원이라고 가정하면 현재 기술로 수소 생산가격을 3400원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미국은 수소 1kg 당 1달러를 목표로 제시했는데 수전해설비 가격을 지금보다 약 80% 전기료도 kw당 2센트까지 떨어뜨려야 가능한 액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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