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CFD 후폭풍에도 '깜짝 실적'…주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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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CFD 후폭풍에도 '깜짝 실적'…주가 향방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5.10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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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당기순이익 2924억원…전년比 107.27%↑
시장점유율 높아 타사 대비 2분기 CFD 손실 규모 확대 가능성도
"별도기준 자본 4.2조원…1분기 실적 감안 시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키움증권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여진을 겪는 가운데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손실 규모가 아직 전부 파악되지 않았지만, 키움증권의 별도기준 자본을 고려할 때 재무적 영향 자체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2분기 실적에는 CFD 손실 규모가 반영돼 1분기만큼의 '깜짝 실적'은 달성하지 못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오후 2시 기준 키움증권 주가는 전일 대비 300원(0.33%) 오른 9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이 열리자 키움증권은 전날보다 2600원 오른 9만3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오후가 되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앞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지난 4일 주가폭락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그룹 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 8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03% 오른 9만1700원에 마감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9일에는 0.55% 하락한 9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0일의 경우 호실적으로 인해 다시 반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2조7831억원, 영업이익은 338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 대비 57.45%,  82.39% 증가한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2924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107.27% 늘었다.

이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등 운용환경이 개선되며 운용 부문 수익이 1438억원으로 증가했고,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한 가운데 키움증권의 시장점유율(M/S)이 높아지며 리테일 브로커리지 수익 또한 1683억원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키움증권 주가는 지난달 19일부터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다 이달 8일과 10일 소폭 반등했다. 자료=한국거래소
키움증권 주가는 지난달 19일부터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다 이달 8일과 10일 소폭 반등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이달 8일 주가가 반등하기 전까지 키움증권은 지난달 19일부터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김익래 전 회장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이 갈수록 커진 데다가,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 중 다우데이타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다우키움그룹은 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주가는 최근 매우 부진한 흐름을 시현했다"며 "리테일 채널에의 높은 약정 점유율로 인해 최근 문제가 된 8개 종목의 CFD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우려, 감독당국의 CFD 관련 검사, 현재 추진 중인 초대형IB 인가 지연 가능성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SG증권발 폭락 사태의 진상 배경 규명을 위해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당국은 김 전 회장의 혐의와 함께 키움증권이 CFD 반대매매 정보를 사전에 알았는지, CFD와 관련해 개인 전문투자자 여건과 규정을 충실히 지켰는지, 고객 주문 정보를 이용했는지, 내부 임직원이 연루됐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CFD 관련 이슈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업종 전반적으로 CFD발 손실 우려가 불거지는 가운데 미수채권이 증가할 경우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 CFD 신규 가입 중단과 향후 금융위 CFD 제도 개선 등으로 향후 관련 손익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2분기에 1분기보다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하향하며 "리테일 약정 M/S 30%, 신용융자 M/S 15.7%로 국내 1위 사업자인 만큼 여타 증권사 대비 익스포저와 손실 규모가 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자기자본 4조원 달성에 따라 연내 초대형IB 인가 신청을 예상하고 있었으나, 이 또한 보류됨에 따른 자본효율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임 수석연구원은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익스포저가 제한적인 만큼 추후 부동산 경기 둔화 심화에도 상대적으로 유동성이나 신용 리스크에서는 자유로울 것"이라며 "CFD 사태와 최근의 거래대금 감소를 근거로 업종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CFD 사태에 따른 영향으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또한 미수채권 발생과 일부 충당금 전입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현재 담보 대상 주식들의 주가 변동성이 크고, 발생 미수채권의 회수 절차 등이 남아 있어 정확한 손실규모의 측정에는 무리가 있지만 2분기 실적 추정 불확실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키움증권 주가가 아직 상승 모멘텀이 있다고 봤다. 경상손익이 여전히 견조하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한 매수 의견을 여전히 유지하는데, 이유는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가 대형사와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 기반이라는 점 때문"이라며 "또한 부동산 PF, 자기자본투자(PI) 등 자산 부실화의 우려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고, 일회성 손실 우려가 존재하지만 이미 주가는 이를 상당 부분 반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PBR 0.5배 수준으로 예상 수익성 대비 저평가 정도가 크다"며 "PER 역시 3.5배에 불과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초대형IB 인가 관련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분기기준으로 사상최대 이익 시현과 CFD 관련 제한적 재무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적극적인 자본정책 시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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