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꿈이 살아 있는 몽촌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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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꿈이 살아 있는 몽촌토성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8.03.25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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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납토성과 함께 한성백제 왕성 형성…자연 구릉지 활용

 

몽촌토성(夢村土城)은 풍납토성과 함께 한성백제의 웅장함을 상상할수 있는 성이다.

「삼국사기」 백제본기 개로왕 21년(475)조에 몽촌토성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나온다.

 

“가을 9월, 고구려왕 거련(巨璉, 장수왕)이 병사 3만 명을 거느리고 와서 한성을 포위하였다. ……고구려의 대로(對盧) 제우(齊于), 재증걸루(再曾桀婁), 고이만년(古尒萬年) 등이 병사를 거느리고 와서 북쪽 성을 공격하여 7일 만에 함락시키고, 병사를 옮겨 남쪽 성을 공격하니 성 안이 위기와 공포에 빠졌다. 임금은 탈출해 달아났다.

 

여기서 말하는 북쪽 성은 하남 위례성인 풍납토성, 남쪽 성은 몽촌토성일 가능성이 크다. 풍납토성이 왕성(王城)이라면, 몽촌토성은 왕성을 지키는 성, 또는 왕성이 함락되었을 경우에 임금이 피신하는 성 정도로 이해하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 몽촌토성 전경 /문화재청

 

풍납토성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을 때, 몽촌토성이 한성백제의 도성인 하남위례성으로 보는 견해가 학계에 있었다. 하지만 몽촌토성이 발굴됨으로써 이런 주장이 약화되었다. 출토 유물과 내부 시설에서 몽촌토성에서 최고 지배세력이 거주했을 것으로 볼 적극적인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몽촌토성에서 출토되고 확인된 유물과 유적이 초기 백제의 소중한 자료인 것은 분명하지만, 도성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궁궐터나 관청터, 유물이 드러나지 않아 몽촌토성이 왕성이란 견해는 위축되었다.

그러면 몽촌토성의 실체는 무엇일까. 여전히 하남위례성으로 보는 견해도 존재하고, 「삼국사기」에 나오는 사성(蛇城)으로 보는 견해도 있고, 장수왕의 공격으로 도성이 함락될 때의 남성(南城)으로 보는 학설도 있다.

 

몽촌토성은 부분적인 토성이다. 남한산성에서 뻗어내린 높이 44.8m의 자연 구릉을 이용해 낮은 곳과 끊긴 부분을 흙으로 이은 토성이다. 몽촌토성을 걷다보면 이 점을 이해할수 있다.

성벽의 바깥쪽은 경사면을 깎아 급경사를 만들고 그 경사면에 방어용 목책을 설치했다. 성벽 밖으로는 방어용 물길인 해자를 둘렀으며, 성벽 바로 안쪽의 네 지점에는 주위보다 3~5m 정도 높게 토단을 마련하여 망루로 사용했다.

성곽은 자연 구릉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졌으며, 마름모꼴이다. 규모는 면적이 13만6,000여 평, 성벽 전체 길이가 2,285m에 달하는 큰 성이다. 남북으로 가장 긴 곳이 730m, 동서로 가장 긴 곳이 540m다. 또 성의 동북쪽 밖으로는 270m 가량 이어지는 외성이 있다. 성벽의 높이는 지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몽촌토성은 88올림픽을 위한 체육시설 건립 예정지로 확정되면서 1983년부터 1989년까지 모두 6차에 걸쳐 발굴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많은 유물과 유적이 확인되었다. 흙, 옥, 돌, 금속, 나무, 뼈 등으로 만든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주종은 백제 토기이며, 고구려 토기도 나왔다. 개로왕 이후 고구려에 의해 점령,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몽촌토성은 한성백제의 도성이었던 풍납토성과 운명을 같이했을 가능성이 크다. 백제에서 고구려로, 나중에 신라로 넘어갔을 것이다.

토성에는 3곳의 문지가 설치되어 있었다. 3곳의 문지는 조사 당시 성벽이 이어지지 않고 있었으며, 성내외로의 출입구로서 뿐만 아니라 성내부에 집수된 우수 등의 배수로로서의 역할도 겸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토성 내부의 높고 낮은 구릉에는 잔디와 나무가 심어져 있다. 토성 내 구릉에서 성안은 물론 멀리 남한산, 북한산도 보인다. 옛 해자터가 지금은 넓은 호수로 변했다.

길을 따라 가면 1992년 문을 연 몽촌역사관에 도착한다. 몽촌토성에서 발굴된 유물 일부와 움집터, 저장구덩이 등을 축소 복원해 놓았다.

몽촌토성 바깥에 세웠던 목책의 흔적이 발굴되었다. 그중 일부를 복원했다.

성 내부에는 땅을 30㎝ 가량 파고 만든 움집터가 모두 12기 확인되었다. 그중 현재 원형대로 보존한 제3·4호 움집터의 전경이다.

요즘은 백제의 꿈을 느끼며 산책을 즐기는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사적 제297호로 지정되어 있다.

 

▲ 몽촌토성의 모습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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