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제자리' 반도체주, 2Q 바닥론 확산…진짜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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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째 제자리' 반도체주, 2Q 바닥론 확산…진짜 오를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3.05.09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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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년간 -1.0%, SK하이닉스 -18.6%
글로벌 업체 수요 회복 더뎌… 회복 시점 지연 우려 발생
"감산으로 인한 재고 감소 시그널 여부가 하반기 주가 변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감산 의지를 밝혔지만 주가는 시장 예상보다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투자자들이 반도체 반등 시점에 대한 확신을 갖기가 어렵지만, 2분기 바닥을 찍은 반도체주가 다시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9일 오후 2시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500원(-0.76%) 빠진 6만54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시각 1400원 하락한 8만7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년 전인 2022년 5월 9일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700원(-1.0%), SK하이닉스는 2만100원(-18.6%) 가량 하락한 셈이다.

지난 1년간 '초격차 달성'을 목표로 정부가 반도체 부문에 각종 법안과 세제 혜택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가장 큰 배경은 업황 회복에 대한 상향식(bottom-up) 동향이 명확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감산에 따라 업황 기대 개선이 증폭됐으나 동시에 글로벌 업체들 실적발표를 통해 서버, 모바일 등의 더딘 수요 회복과 회복 시점 지연 우려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경기 자체의 회복 지연에 따른 추가적인 반도체 수요 둔화 가능성이 제기됐던 점도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년간 삼성전자(위) 주가는 -1.0%, SK하이닉스(아래) 주가는 -18.6%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료=한국거래소
지난 1년간 삼성전자(위) 주가는 -1.0%, SK하이닉스(아래) 주가는 -18.6% 하락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차량용 반도체 업체(NXP, 온세미)를 제외한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인텔, AMD, 퀄컴, 램리서치 ,TI 등)들은 재고 부담의 영향으로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재고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가 향후 실적과 주가의 중요한 드라이버가 될 수밖에 없고, 그 유일한 방법은 매우 적극적인 감산일 것"이라며 "결국 감산으로 인한 재고 감소 시그널 여부가 하반기 주가의 변수"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가 반도체 업종 주가의 추세 상승을 기대하기 전 마지막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직전 다운사이클의 막바지였던 2019년 역시 2분기 출하 증가와 스팟 프리미엄 전환, 3분기 재고 감소, 4분기 현물가 상승의 경로를 지나왔다는 것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2024년 D램 공급 부족을 위한 조건은 어렵지 않다"며 "올해 1분기 수요의 시작점이 매우 낮고, 2분기와 3분기 출하 B/G(비트그로스, 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가 증가한 후 4분기 출하 B/G의 급락없이 2024년을 시작할 수 있다면, 2024년 1~2%의 분기 평균 출하 B/G 만으로도 2023년 예상 출하 B/G (5~6%)를 크게 상회하는 출하 B/G 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생산은 수요에 후행해 회복할 것이라는 점에서 2024년 수요를 상회하기 어렵다"며 "3분기까지의 출하 B/G 가 높을 경우, 2024년 D램 공급 부족에 대한 논리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올해 2분기가 주가 상승 기대 전 마지막 의심 구간이나, 조정의 빌미는 더 이상 반도체 업황에서 비롯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황이 경기 둔화와 수요 침체로 인해 좀처럼 좋아지지 못하는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기업들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날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가 발간한 '2023년 SIA 팩트북'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연구개발(R&D)에 매년 매출의 30% 가량을 지속적으로 투자 중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10조7000억원을 시설투자금액으로 집행했는데,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금액이다. 이 중 92%에 달하는 9조8000억원이 반도체 분야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시설투자는 전년 대비 50% 이하로 줄이기로 했지만 DDR5 등 최신 메모리 제품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방침이다.

또 SIA와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내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6020억달러를 기록,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4.1% 감소한 5565억6800만달러에 그칠 전망이지만, 내년에는 8.3%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메모리 수요의 회복은 다소 더디지만 현재 수준에서 더 나빠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오히려 공급 축소를 통해 업황은 점진적으로 개선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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