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명품 플랫폼…머스트잇·트렌비·발란, 수익성 악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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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되는 명품 플랫폼…머스트잇·트렌비·발란, 수익성 악화 어떻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3.05.08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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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진 명품 플랫폼, '수익성 악화' 고민
해외여행·경쟁사 증가 등 영향
신뢰 회복 정책 내놓고 경영 효율화 나서
발란, 머스트잇, 트렌비 로고. 사진=각사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코로나19 기간 동안 덩치를 키운 주요 명품 플랫폼들이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거래액과 매출은 커졌으나 적자가 계속되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주요 명품 플랫폼 3사로 꼽히는 머·트·발(머스트잇, 트렌비, 발란)은 지난해 모두 영업손실을 냈다. 머스트잇과 발란의 경우 매출은 증가한 반면 적자 폭이 늘어났고, 트렌비는 매출이 소폭 감소한 대신 영업손실액을 줄였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해 전년 대비 71% 성장한 매출 891억원을 기록했으며 머스트잇은 전년보다 66% 증가한 330억원의 매출을 냈다. 트렌비의 지난해 매출은 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발란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전년도보다 영업손실액이 두 배 가량 커진 셈이다. 같은 기간 머스트잇은 68% 증가한 16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트렌비는 전년보다 31% 줄어든 2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영업손실액을 줄였으나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명품 플랫폼의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해외 여행 정상화와 가품 판매 논란 등으로 빚어진 소비자 신뢰 하락, 대형 이커머스 경쟁사들의 명품 사업 진출 등이 꼽힌다. SSG닷컴은 지난달 전 세계 이커머스 플랫폼 최초로 샤넬과 손잡고 시계 기획전을 진행한 바 있다. 롯데온 역시 명품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11번가는 최근 명품 전문 버티컬 서비스 '우아럭스'를 론칭했다.

신세계, 롯데 등 유통강자들이 이커머스 명품 판매를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올해 명품 플랫폼 사용자 수는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3월 주요 명품 커머스 앱 사용자 수는 78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86만명)보다 10.25%가 줄어든 수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9% 감소한 수치다 

신뢰도 회복·수익성 개선 전략에 초점

부진을 겪고 있는 명품 플랫폼들은 올해 신뢰도 회복과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발란은 고객 불편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해 9월 고객 안심 서비스 '발란 케어'와 지난 2월 선보인 파트너십 중심의 '발란 케어 플러스'를 선보인데 이어 이달 22일부터 '발송 책임 보상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발송 책임 보상제란 고객이 상품 주문 시 각 상품란에 표시된 발송일을 지키지 못할 경우, 1차 지연 시 2%, 2차 지연 시 5%를 보상하는 제도다. 누적 적용시 상품 구매 금액의 총 7%까지 최대 7만원 한도에서 고객에게 보상한다.

이번에 도입되는 발송 책임제는 명품 플랫폼 업계 최초이자 보상 금액으로는 전체 이커머스 업계 최대라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발란에 입점해있는 총 1200여개 입점사의 350만개 모든 상품을 대상으로 한다. 

최수연 발란 최고전략책임자는 "명품이고 객단가가 큰 것을 감안해 업계 최대치의 보상액을 설정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이 온라인 명품 쇼핑에서 겪어왔던 불편함을 주도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렌비 '셔플' 서비스 이미지. 사진=트렌비

트렌비는 작년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조직 재정비에 나선 이후 지난 3월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트렌비는 흑자 전환에 기여했던 세가지 이유로 AI 기술을 통한 운영의 효율화, 리세일 비지니스의 꾸준한 성장 그리고 효율적 마케팅을 꼽았다.

운영 부분에서는 미국, 독일, 영국, 이태리 등 전세계에서 운영하던 물류 시스템을 정비하여 자동화 할 수 있는 부분을 정비하고, 최근 오픈한 마르스라는 AI 정가품 인증 앱을 통해 감정 인력을 효율화했다. 

마케팅 부분에서는 외부의 브랜딩 마케팅을 멈추는 대신 관심있는 상품등을 추천하거나 가격이 하락할때 맞춤 알람을 보내는 등의 맞춤형 CRM 작업을 통해서 재구매율을 높이는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트렌비는 중고 사업에 조금더 집중하면서 명품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새로운 명품 거래 서비스 '셔플(Shuffle)'을 론칭했다. '셔플’은 갖고 있던 명품으로 새로운 명품을 구매할 수 있는 명품 거래 서비스다.

고객은 셔플 서비스를 통해, 가지고 있던 명품의 가치와 동일한 가치의 트렌비 상품을 교환할 수 있으며 만약 바꾸고자 하는 명품이 더 비싸다면 차액을 지불하고 구매할 수 있다. 반대로 더 저렴한 명품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차액을 환급받을 수도 있다.

트렌비는 본 서비스를 통해, “한정된 예산으로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온라인 명품 고객들이 원하는 명품을 스타일, 유행에 따라 계속 바꿔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을 제공하고자 한다" 라며, “고객이 한 번 구매한 명품을 전세계 명품으로 무한정 갈아타는 ‘환승명품’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로 여기길 기대한다” 라고 밝혔다.

트렌비는 "셔플과 같이 많은 고객들이 명품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는 새로운 거래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명품을 구매하고 또 다시 판매하는 선순환 거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불필요한 폐기물 발생을 줄여 나가는 에코 프렌들리 명품거래 측면에서도 MZ세대에게 더욱 의미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트잇 플랫폼 정책 새단장 소개 영상. 사진= 머스트잇

머스트잇은 CJ온스타일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머스트잇과 다양한 명품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가상의 명품 매장에 방문한 듯한 고도화된 방송 기술과 쇼호스트의 생생한 방송 진행, 다양한 할인 혜택까지 더해 급성장하고 있는 비대면 명품 쇼핑 수요를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CJ온스타일이 지난해 6월 머스트잇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 CJ온스타일은 머스트잇과 테스트 방송을 진행했으며 당시 약 2시간 동안 40억원에 달하는 주문금액이 몰렸다. 이는 방송 직전일 동시간 주문금액 대비 약 6배 신장한 수치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머스트잇 투자를 통해 범(汎)패션 카테고리 리더십을 제고하면서도 명품 플랫폼 주 이용자인 2030세대 신규 고객층을 유입해 고객 저변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달 머스트잇은 온라인 명품 쇼핑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플랫폼 정책을 새단장했다.

머스트잇은 재정비한 주요 정책들을 사전·사후케어 프로그램으로 구분했다. 먼저 사전케어 프로그램은 고객이 명품을 구매하기 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관리하는 정책들로 구성했다. 까다로운 입점 심사, 판매자 신용등급 제도, 품절·배송 지연율 관리, 상시 모니터링 등이다.

사후케어 프로그램은 머스트잇에서 상품을 구매한 후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관리받을 수 있는 정책으로, 200% 책임 보상제, 명품A/S, 프리미엄 클리닝 서비스, 품절/지연 보상제로 구성된다.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는 "온라인 명품 쇼핑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 고객 입장에서의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명품 플랫폼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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